치매라는 이름의 슬로 워킹 우리의 발걸음
얼마 전에 엄마와 함께 동네병원 신경과에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은 엄마가 들어서자마자 환자의 이름을 확인하고, 약을 복용 한 뒤 특별한 이상이 없었는지 물으셨다. 별다른 반응은 없던 터라 이후 뇌 건강에 불편함이 없더라도 꾸준히 뇌운동을 하라고 조심스럽게 권유를 하셨다. 엄마는 태연하게 별일 아니라는 듯 투명하게 알겠다고 대답을 한다
그 와중에 나는 엄마의 보험이 생각나서 진단서를 요청을 하게 되었다. 엄마가 있는 상태에서 바로 언급을 하는 것이 상당히 나는 조심스러웠지만 선생님은 이런 일을 많이 겪어서 그러시었는지 바로 알겠다고 하고 받아가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곤 곧 나와서 바로 진단서를 받게 되었다. 그 한 장의 종이에 적힌 글자는 생각보다 담담하고 간결했다
"상세불명의 치매, 전두측두 혹은 알츠하이머 치매 의증, 만성 퇴행성 질환으로 악화 가능성 있음"
이 문장을 나는 어떻게 엄마에게 풀어서 이야기를 해야 하나 상당히 고민에 빠졌다.
그저 종이 한 장으로, 우리가 두려워했던 병의 이름이 이렇게 간결하게 확인이 될 줄은 몰랐다. 한동안 그 종이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이렇게 병명이 무심하게 쓰여도 되는 건가 싶었다.
진단서를 들고 자리에 앉아서, 엄마를 쳐다보는데 정말 어려운 숙제, 보이지 않는 엄청난 무게에 대해 나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 할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솔직하게 말을 하게 되었다.
" 엄마, 뇌경색이 지나간 흔적이 있어서 뇌검사 결과에 나왔었잖아. 따로 수술은 필요가 없지만, 엄마가 최근 건망증도 조금 심해졌고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을 토니. 행. 성 질환이라고 해, 초기 치매일 수 있다고 해서 약을 먹어야 되는데 막 심각한 것은 아니고 걱정 크게 안 해도 되고 약 먹으면서 몸을 잘 살펴보면서 활동을 하면 괜찮을 거야"
엄마는 역시나 별일 아니라는 듯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나는 안도했는지 아니면 더 걱정이 되었는지 모를 그런 이상한 감정이 반복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아버지께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또 큰 산이 남아있다. 나와 동생은 가끔 엄마와 시간을 보내지만, 아버지는 그 외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에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 아버지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너무 고민이 된다.
하지만, 올해 여러 상황으로 인하여 미리 인지는 하셨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했고, 이미 약봉지에 너무나 자세하게 상세한 설명으로 "치매" "우울증" 여러 단어가 있었기에 말을 안 하더라고 짐작을 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 아버지가 상당히 예민해있는 상태로 화가 많아지고 짜증도 많아지긴 했다.
순간, 아 너무 억울하다. 왜 인간은 사람은 나이를 먹는 것도 억울한데 이런 병이 들게 되는 것인가
엄마도, 우리도 사실 어느 누구에게도 잘못한 일을 없는데 말이다. 스쳐 지나간 세월의 시간이 그 엄청난 무게에 나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다. 스쳐 지나간 시간이 세월이 결국 이런 큰 무게를 우리에게 전달이 되는가 싶었다
그렇지만 슬퍼하기에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다행히 약을 드시고 보름이 지나도 엄마는 여전히 기억이 또렷하고, 주변 친구분들, 지인분들과 무척 잘 어울리고 있다. 치매는 우울증으로 나가기도 싫다는데 우리 엄마는 전혀 그런 모습 자체가 안보였다. 비로소 다행인가 싶었다. 어떤 병이든 어떻게 견디는지가 중요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한데 너무 작은 무게의 종이에 큰 부담을 느낀 것이었나.
이제 엄마의 갈비뼈, 오른쪽 어깨뼈의 재활이 되고 오른팔이 나아지면 뇌 건강에 좋은 다양한 활동을 함께 찾아보면서 엄마가 좋아하는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뇌 자극 활동들을 하나씩 찾아봐야겠다. 아직도 마음 한편은 뭉치듯 무거우면서 갑갑한 마음은 어떻게 풀지 모를 만큼 마음이 상당히 복잡하다
답도 잘 보이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야말로 이제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 그 한 가지만 잘 기억해서 가족들과 이 "치매""퇴행성뇌질환""알츠하이머" 요 녀석을 조금이라도 엄마의 기억에 우리가 더 남아있길 바라면서 그야말로 "슬로 워킹"으로 아주 조금 천천히 이 아이를 늦출 방법을 찾아야겠다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이 치매라는 병을 그것이 불편한 시작이 잠만 우리 가족들에게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고, 그 시간을 꿋꿋하게 헤치면서 나야 가야겠다. 종이 한 장에 담긴 이 무게를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 받아들이고 아주 천천히 슬로 워킹으로 천천히 우리 스스로 함께 버텨 나아가 길 다시 한번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