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산 오류가 불러온 보험 거절의 현실
얼마 전 보험 가입을 위해 상담을 받던 중,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안서를 받기 전에 개인정보 확인 과정에서 내가 '간암'으로 인해 보험이 거절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런 병력도 없고, 입원 경력도 없고, 고지혈, 당뇨, 고혈압 약조차 복용한 적 없는 내가 "간암"이라니 , 처음에는 내 귀를 의심했다. 혹여 상담했던 보험사의 전산 오류가 아닌지를 먼저 의심을 하였는데 직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해 보라고 했고, 바로 1차 확인을 진행했다. 결과는 이상 없음으로 나왔고 어느 기록에도 간암을 의삼할 만한 흔적조차 없었다.
이 사실을 보험사 직원에게 전달하자. 이번엔 2023년 하반가에 실손보험으로 청구한 이력을 확인해보라 나는 제안을 받았다. 생각해 보니 2023년 12월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제거하고, 복부초음파를 추가로 촬영했던 적이 있었다. 다행히 결과는 모두 "문제없음"이었다. 그래서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현재 2025년인데 아무 문제도 없었던 그때의 기록이 '간암 코드'로 남을 수 있단 말인가
2차로 실손보험사에 과거 이력을 요청한 끝에 마침내 원인을 알게 되었다
복부초음파 청구서 진료지록지에 C229(배제상병)이라고 적혀 있었고, 보험사 전산 AI가 이를 단순히
C코드=암으로 분류해 버린 것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한글로 분명히 "배제상병" 즉 '가능성을 배제한 진단"이라고 적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은 AI 처리 과정에서 그냥 한글로 된 배제상병이 제외가 되어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배제상병'에 대해 찾아보고 알아보니 '진단 과정에서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 배제된 상병' 그러니 아무 문제가 없다는 명확한 근거였던 것인데 어찌하여 이런 내용을 가지고 바로 그렇게 진행이 되었던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단순히 건강검진에서 나이가 있다 보니 복부초음파를 선택했던 것뿐이고, 실제 검사에서도 이상은 없었다. 그런데 실손 보험사에서 들은 해명은 오히려 나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1차는 나에게 전혀 미안하다는 사과를 안 한 점
2차는 앞으로 건강검진을 할 때 다시 복부초음파를 찍고 또 그런 코드가 나오면 되려 진료기록지에 삭제로 병원에 요청을 하라고 하는 부분이 기가 막혔다. 의사가 환자의 안전을 위해 남기는 합리적인 절차의 일부를 내가 되려 확인을 하라니 어떤 사람들이 C코드가 암인지 알 수 있을까? 이 부분은 보험사에서 한 번 더 확인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실손보험사 담당 직원에게 말을 했다
"그럼 누구든 복부초음파를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코드가 나온다면, 모두 간암으로 오해될 수도 있다는 건가요?"라고 말하니 그제야 직원은 ' 그 코드가 들어오면 면밀히 살펴보겠다"라고 대답했지만, 그 말에는 확신을 찾을 수 없었다.
나처럼 2년 동안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서 이제야 알게 된 사람도 있을 텐데 그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걱정스러웠다. 누군가는 아무것도 모른 채 불이익을 받거나 중요한 순간에 보험가입이 좌절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확인을 해서 삭제 요청을 하여 1주일이라는 시간 경과 후 삭제 되었단 답을 들었다.
개인에게는 아주 큰 일이다.
그런데 보험사는 서류 한 장을 AI에 스캔을 맡겨서 이런 오류가 생겨도 "그럴 수 있다"는 태도는 실망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기에 억울함을 겪는 사람이 더는 생기지 않으려면 , 최소한 사람이 2차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 그리고 배제상병 같은 기본적인 의학 용어를 무시하지 않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 나와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변 지인들에게도 꼭 이야기하고 있다
작은 기록 하나가 누군가의 중요한 선택과 어쩌면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그리고 시스템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경험이 분명하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험 가입 시 거절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꼭 확인을 하여 문제의 원인을 파악을 해서 살펴보라는 말을 더불어서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