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모티콘을 만들기까지 #1

그림을 그만두기로 했던 순간들

by 주홍사과
카카오 이모티콘 <딸! 엄마가 응원해> 시안

20대 후반부터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틈틈이 취업준비를 했다. 그림을 업으로 삼은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림만으로는 생계를 해결하지 못했다. 불안정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취업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물론 취업을 하더라도 그림을 꾸준히 그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탓일까, 아니면 공백기가 길어서일지도. 여러 불리한 조건들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취업은 어려웠다.


취준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프리랜서 일도 여전히 잘 풀리지 않았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어영부영 2023년을 맞이했다. 2023년은 시작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새해가 되어 기대되거나 설레는 기분도 없었고 오히려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만 같아 불안했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한동안 방향을 잃은 채 무기력하고 불안한 상태로 시간을 버렸다.

새해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걸 미루다가 처음으로 마음먹은 건,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나를 힘들 게 만든 게 다 그림 탓인 것 같았다. 돌아보면 20대 때 그림은 내게 자부심이었다. 잘하는 게 별로 없는 내가 지치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세상에 없는 무언갈 만드는 이 일이 좋았고 사교성이 부족한 내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시간이 흘러 30대가 된 나에게, 그림은 나를 작게 만들었다. 여전히 프로작가들에 비해 실력이 어중간했고, 수입은 일정치 못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다. 작업을 할 때보다 다음 작업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고, 그 시기는 백수로 지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들은 연봉이 오른다고 하지만, 나는 경력과 무관하게 최저시급을 못 미치는 일을 할 때도 있었다.


그림을 순수하게 좋아했던 마음이 흐려지면서 많이 지쳤고, 앞으로 이전만큼 그림에 정성을 쏟을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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