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모티콘을 만들기까지 #2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

by 주홍사과
카카오 이모티콘 <딸! 엄마가 응원해> 시안


연이은 실패로 자신감은 떨어졌고 스스로가 미워졌다. 새로운 걸 도전하기에 이미 늦은 것 같았고,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기분이 자꾸만 들었다. 지원서를 작성했지만 떨어질 것 같아서 메일을 보내는 걸 미루다가 서류 기한을 놓치는 일도 번번이 생겼다.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 사람이 얼마나 망가지는지, 이 기간을 겪으며 알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종종 그림계정에 들어가 다른 작가님들의 SNS를 구경했다. 전시회, 협업, 책 작업 등 작업을 꾸준히 하는 작가님들을 보며 부러웠다. 때로는 부러움을 넘어 지금의 내 상황과 비교하게 돼 나를 더 불행하게 만들었다. 결국 고민하다가 SNS도 그만두었다.


이 시기에 나는 나와 연결되어 있는 관계들이 불편해졌다. 지인들의 연락과 만남을 피했다.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금의 실망스러운 내 상황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힘들었다. 나는 내가 부끄러웠고 불행한 내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를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더 이상 지원할 공고가 없을 때쯤 청소년기에 했던 게임에 다시 가입했다. 게임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실력도 형편없었기에 성인이 되어서 그만두었는데,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그곳에서 나를 모르는, 내 상황을 말하지 않아도 되고 내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다.


여전히 게임 실력은 늘지 않았지만, 게임이 재밌어졌고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1시간만 하려고 시작한 게임이 1시간에서 3시간으로, 다시 5시간으로 늘었고, 어느 날은 하루종일 게임만 했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따뜻하고 맑은 날이 많았던 봄이었지만, 밖을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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