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동을 혁신할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이야기
이 카테고리는 첫 장에 적어놓은 것처럼 내가 자주 애용하고, 꽤 좋아하는 서비스나 브랜드나 장소에 관해 적어내릴 참이다. 그만한 애정을 가지려면 많이 사용해 봐야 할 터, 첫번째 글인만큼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자주 쓰는 것에 관해 적고 싶었다. 지루할 정도로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운동 휴식기인) 직장인이 남들에게 소개할만한 경험을 찾는 일은 참 어려워서 골머리를 앓았다. 소설이나 식당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적고 싶은데 고민하다가 일상 속의 작은 혁신을 가져다 준, 출퇴근 길을 도와주는 고마운 서비스를 소개하려 한다.
쏘카든, 그린카든 쏟아져 나와도 공유 모빌리티에는 1도 관심 없던 뚜벅이가 전동킥보드를 경험하고 혁신의 맛에 취해 퍼스널 모빌리티에 관해 적은 적이 있다.
(참고)'뚜벅이가 공유경제를 맞이하는 자세'
https://brunch.co.kr/@didwlgus12/7
지금 소개하려는 서비스 역시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1년 사이에 나는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계도기간 내에는 무면허 뚜벅이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출력 속도 문제로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유해야지만 탈 수 있게 된 탓에 다시 뚜벅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서울 매트로의 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던 나는 지하철을 무척 싫어하는 나머지 (잠시) 따릉이를 거쳤다가 일레클을 만나 정착하게 된다.
일상 이동을 혁신하다, 일레클
킥고잉, 플라워 로드, 알파카 등 여타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가 전동 킥보드를 주축으로 시작했다면,(지바이크 제외) 일레클은 '전기 자전거'로 런칭하여 후에 전동 킥보드로 범위를 넓혔다. 만 13세 이상을 지나면 면허가 없어도 탈 수 있다. 게으름이 많은 뚜벅이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면허가 없어 슬픈 짐승인 나와 비슷한 뚜벅이 어른들이 많을터이니 일레클의 타겟은 따릉이와 겹친다. 즉 전동 킥보드보다 훨씬 많은 타겟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게다가 외형이 자전거라 그런지 전동킥보드보다 체감상 100만배는 안전한 느낌이다. 전동 킥보드를 탈 때는 바람만 불어도 다칠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전기 자전거는 확실히 주행시 안정감이 다르다.
어떻게 사용하나요?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아마 따릉이를 사용할 줄 안다면, 학교에서 출결체크를 QR코드로 해봤다면 이용방법이 익숙할 것이다. 블루투스를 켠 후에 자전거나 킥보드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잠금장치가 풀린다. 주행을 완료한 뒤 다시 잠금 장치를 내려주고, 지정 구역에 주차 후 촬영을 한 다음 반납을 하면 끝이다. (참 쉽쥬?)
무릎을 탁 칠 정도로 편리한 점은 바로 곳곳에 거치대가 있는 따릉이와는 다르게 지정 구역 반납 시스템이다. 초창기에는 촬영 기능이 도입되지 않고, 위치 기반 서비스의 불안정성 때문에 몇 번이고 허탕을 친 적이 있다. (화면에 표시되어 있는 자전거로 가보면 아무 것도 없을 때 그 허무함이란..) 비슷한 종류의 사용자 불만이 많았는지 일레클은 곧 사진 촬영 의무화 기능을 도입한다. 이제는 허탕을 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빠르게 캐치하고, 소리를 들으려 노력하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한다. 이러한 빠른 피드백과 유지 보수가 일레클이 1년간 급격히 성장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싶다.
클래식과 네오
현재 네오 버전과 클래식 버전의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원래 있던 게 클래식이고, 19년도 하반기 쯤부터 네오 버전이 도입되었다. 클래식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빠르며 조작하기 쉽다면 안정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네오는 클래식의 단점을 보완한 모델로 안정적인 주행을 도와준다. 튼튼해진만큼 무거워지긴 했지만 말이다. (ㅋㅋ) 초기 사용자로써 주관적이게 말하자면 두 버전 모두 나쁘지 않다. 클래식은 페달을 밟을 때 가벼운 느낌이 좋다면, 안장 조절이 힘들다거나 잔고장이 많다는 단점이 있고, 네오는 조작이 클래식만큼 자유롭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튼튼하며 부가 기능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다.
어디서 만나 볼 수 있을까?
현재 서비스 지역은 서울 마포구, 종로구 일대와 세종시이다. 세종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깔끔한 도로와 예쁜 지명에 한번 놀라고 반가운 빨간색 자전거를 보고 한번 더 놀랐다. 혁신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행정수도 세종시도 서비스 일대에 포함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긴 넓고 예쁜 길에 탁트인 도로를 자랑하는 세종만큼 자전거 타기 좋은 곳도 없지. 서울은 정말 이동 수단으로써 일레클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면 세종은 왠지 휴식을 취할 때 일레클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일레클을 만나고, 나의 성공시대 시작됐다.
회사는 도보로 55분, 버스로 35분, 지하철로 40분정도 되는 무척 애매한 거리에 있었다. 부단히도 퍼스널 모빌리티에 집착했던 일은 불필요한 이동시간을 줄이고 싶어서였다. 걸어도 그만 타도 그만인 땅에 버리는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따릉이 마저 회사 근처에는 거치소가 없어서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그 무의미 했던 60분을 10분으로 줄여준 고마운 서비스가 바로 일레클이다. 1년간 걸음마를 할 수 있게 된 나만큼 일레클도 바뀌고 성장해왔다. 없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 큰데 이렇게 좋은 서비스로 계속해서 나아가다니 기특한 마음 뿐이다. 일레클 덕분에 회사 가는 길이 조금은 괴롭지 않게 되었고, 온전히 사계절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일레클을 타며 듣는 노래와 풍경으로 하루의 첫인상이 시작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루 중 가장 힘들 때와 가장 기쁠 때를 함께하는 서비스가 오래 오래 갈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지인들에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고 하면 부지런하다며 혀를 내두르지만, 놀랍게도 인력 1을 투자하면 10을 가는 오토바이같은 녀석이라 실질적으로 운동이 된다는 체감은 들지 않는다는 건 비밀!)
덧붙이는 글
다음은 내한 소식을 전한 빌리 아일리시나, 연남동에 있는 음식점들을 써볼까 한다.
2020년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설날의 어원은 '새해에 대한 낯설음'과 '아직 익숙치 않은 날'이라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한다. 2020년의 설날이 낯설음에서 그치지 않고 설렘으로 번질 수 있는 건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에 보답하는 방식이란 이들에게 더 좋은 주변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다. 올 해도 빛나는 내일로, 후회없을 미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