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바라보며
바다가 그리운 시간들이 있다.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때로는 위로를 받았다. 어릴 적 나는 바다가 좋지 않았다. 파도가 치고 소금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도시에 살았지만 피하려 했다.
그 짠내에는 어머니의 슬픔과 눈물이 묻어져 내게 흐느낌으로 맡아졌다. 그리고 바다를 찾는 아버지의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치기였을까 질투였을까 나는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정처 없이 떠돌아 돌아온 나그네의 꼴은 비루하였다. 나는 다시 하얀 거품을 품고 몰아치는 파도가 그리워졌다. 빌딩 숲속 무색무취의 인파들 속에 내가 나인지 모르겠었다. 의미 없는 웃음의 가식의 가면을 쓰고 꾹꾹 누른 시간 속 곪아진 눈물은 결국 마음의 병이 되었다.
나의 삶이 적어도 거짓되지 않기를 나의 온전한 색을 찾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바다가 눈가에 들어오며 눈물이 차올랐다. 살아 있음이 느껴졌고 그 짠내에 비릿함이 삶을 위로해 준다.
그리운 후회와 지나간 미련을 한 움큼 밀려오는 파도에 실어 보냈다. 철썩철썩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에 집중을 한다. 마치 나에게 다시 돌아와 반갑다 재잘거림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