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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Feb 11. 2024

시민덕희 3부

고구마 한가득 실화

  시민덕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영화이다. 2016년도 경기도 화성시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 씨의 사건이 작품 속 이야기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영화와 실제사건은 차이가 있다. 보이스피싱의 총책을 잡기 위해 실제로 움직였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현실에서는 칭다오로 넘어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사건을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분노의 화살이 범죄자들 뿐만 아니라 경찰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2016년 세 자녀를 키우며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 씨는 이본부장이라는 사람의 전화를 통해 보이스 피싱을 당한다. 총 32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범죄자들에게 갈취당했다. 누군가에게는 크지 않은 돈이 일 수도 있겠지만 그녀에게는 세탁소를 운영하며 틈틈이 재봉틀을 돌려 수선 부업까지 하며 알뜰살뜰 모은 돈이었다. 경찰에게 신고를 했지만 영화와 같이 그들의 반응은 적극적이지 않고 뜨뜻미지근하였다.



  결국 김성자 씨는 좌절을 하고 힘들어하며 포기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 시점에 보이스피싱범에게 연락이 다시 받는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들에게 욕을 퍼부었지만 뜻밖의 이야기를 듣는다. 총책이 국내로 들어온다는 제보를 한 것이다. 그리고 본인들도 자의로 범죄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고 벗어나고 싶다 하며 총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수화기 너머 전달된 정보는 총책의 실명과 나이 국내 입국하는 예정일까지 생각보다 세세하였다. 그래서 김성자 씨는 메모한 내용들을 들고 경찰서를 찾아갔다. 하지만 경찰들의 반응은 정말 믿기지 않은 수준을 넘어 분노를 일으켰다.  '아줌마 또 돈 보냈어요.' '그걸 믿어요. 왜 중국에다 전화를 하냐 또 당한다" 핀잔을 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김성자 씨는 참고 제보자가 전화가 오는 족족 경찰에게 전달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반응은 시큰둥하였고 동분서주하는 그녀에게 '명절 안 쇠러 가냐'는 비야냥을 거렸다. 더 기가 막힌 상황은 끝도 없이 일어난다. 김성자 씨에게 총책 정보를 제공한 이 본부장이 연락이 오면 담당경찰의 번호를 알려주라고 지시한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차원에서 그 내용을 전달한다. 하지만 돌아온 이본부장의 반응은 분노에 차서 따진다. 이유를 물어보니 경찰이 '네 말을 어떻게 믿냐. 나와서 자수하라.'는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협조가 잘되어도 잡기가 힘든 것이 보이스피싱 총책 검거인데 제보자들 자극시켜 엉망으로 만든 것이다. 결국 김성자 씨가 어르고 달래서 총책의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제공받고 제공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경찰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오지 않아도 되고 총책의 신상을 인지했으니 집에 있으라고 하였다. 그렇게 연락이 끊기고 피하기를 급급하더니 갑자기 뉴스에 총책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는다.



  급히 경찰서를 방문하니 그제야 김성자 씨에게 범인이 잡혔고 기다려라고 말한다. 그 뒤 이상한 일이 반복된다, 그녀의 담담 수사경찰이 계속 바뀌는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검거된 총책의 면회를 간다. 가림막 사이로 마주한 범죄자의 모습에 김성자 씨는 놀랐다. 너무나 평범한 인상의 옆집아저씨 같았고 범죄와는 거리가 먼 인물처럼 보였다.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하였지만 정작 그녀에게 변제를 위해 압류된 금액을 풀 수 있게 도와 돌아라고 한다. 김성자 씨는 상황파악을 하기 위해 경찰서에 찾아가 자신의 피해금액을 변제받을 수 있냐고 문의를 해본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명확하지 않고 회피하는 뉘앙스의 답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신고 보상금 1억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더니 횡설 수설한다.


 결국 적극적으로 나서 사건을 해결한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비아냥거리고 안하무인의 태도를 벌인 담당 경찰들은 자신들만의 성과파티를 하였다. 피해자에게 한 번 더 상처를 준 것이다. 김성자 씨가 방송에 제보하여 시사 2580에 나오고 나서야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원하는 것이 뭐냐고 그 또한 백만 원을 포상금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영화에서는 그래도 후반부에 경찰이 총책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들을 나오며 현실 사건을 각색하였다. 그런 부분에서 김성자 씨의 사건을 찾아보고 알게 된 시점에서는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흥행이 되어 실화를 찾아보고 알게 된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처럼 현실에서도 사이다가 있기를 바라며 피해자들에게 저런 행태의 국가 권력의 외면과 사기가 잃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나 사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염두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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