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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Feb 14. 2024

아가일 1부

변주의 재미남

 변주라는 것이 때로는 재미를 준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플롯이 신선하게 느껴지면서 흥미롭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새로운 것들에 반감이 드는 경우가 다반사 일 것이다. 왜냐하면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안정감을 해치는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뻔하다는 것이 주는 식상함을 나는 탈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쓰고 있던 전형적이라는 안경을 벗어 놓고 바라보면 예상보다 많은 것들이 눈앞에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는 달리 즐길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놓인다. 하지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들려지는 그대로 몸을 맡기며 느껴보면 된다. 그럼 즐거움의 가능성은 조금 더 업그레이된다. 틀림과 다름의 분명한 경계선을 구분하게 될 것이다. 그것의 시도로 바로 오늘 소개드릴 아가일로 한번 해보시기를 권해본다.





  여기 아가일이라는 첩보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인정받는 엘리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무려 4편의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마지막 화룡점점의 마무리로 다음 편을 기획한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기대는 아가일의 팬들 사이게서 어마 어마하게 크다. 많은 사람들 중 엘리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이는 바로 그녀의 엄마 루스이다. 그런  마음을 알기에 먼저 쓴 엔딩의 초안을 보여준다, 하지만 루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며  마지막 챕터를 수정해 보기를 권해본다.


 여느 때와는 달리 글을 쓰는 게 풀리지가 않는다. 개연성이나 분위기나 현실적이지 않음이 발목을 잡는다. 결국 잠시 글을 쓰기를 멈춰하고 엘리는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향한다. 그녀의 동반자로 너무나 귀여운 고양이인 알피와 함께한다. 힐링과 휴식의 기념으로 몸을 실은 기차였지만 뭔가 시작부터 불쾌해진다. 자신의 앞자리에 수더북한 머리와 수염의 남자가 앉는다.



 인상도 마음에 안 드는데 계속 시답지 않은 말로 말을 건다. 그녀는 피하고 싶어 애써 책을 펼쳐보며 시선을 외면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항상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게 오고 엘리의 책인 아기일이 남자가 읽고 알아본다. 그 순간 남자는 정말 재미있고 보았다 하며 팬이라고 하며 자신의 이름은 에이든이며 직업은 스파이라고 한다. 그리고 갑자기 상상도 못 한 일들이 하나씩 일어난다. 다른 좌석에서 사인을 받기 위한 사람이 펜으로 자신을 죽이려 한다. 그것을 에이든이 제압하며 엘리를  위기로부터 구해준다.


 하지만 이후 그녀를 죽이기 위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에이든은 그들을 차례차례 제압하며 그녀와 기차를 스펙터클 하게 벗어난다. 무사히 도망친 장소에서 그는 엘리에게 당신의 소설이 현실이 되고 있고 그로 인해 다수의 스파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복잡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소설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한다. 엘리는 이 알 수 없는 상황을 에이든과 함께 타개해 나가면서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인 아가일을 마주하게 된다.


  보통 첩보물이라는 불리는 영화로는 007 시리즈나 미션임파서블 등이 먼저 연상이 된다. 멋진 요원이 등장하고 스케일이 큰 액션들이 장면 장면마다 나오면서 시선을 집중시키다. 전형적인 틀의 스파이물들의 프레임은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가일이라는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 아닌 변주가 이루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킹스맨이라는 작품으로 신선한 재미를 준 매튜본 감독의 신작이다. 유머러스하면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음악들이 빵빵 터지면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매력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일단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풀아가는 설정도 마음에 들었다. 추리물의 작가인 엘리가 쓰는 작품이 실제 스파이 첩보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 뭔가 초반부부터 흥미를 가지고 집중시키게 만들었다.



  그리고 현실과 소설 속의 첩보요원의 대비도 재미났다. 이야기 속 아가일은 전형적인 근육질의 건강미를 뿜어내는 슈퍼맨의 헨리카빌이 연기를 한다. 반면 현실 속 엘리를 구해주는 에이든이라는 캐릭터는 우리에게는 아이언맨 2의 저스틴 해머를 연기한 샘룩웰이 연기를 한다. 상대적으로 그는 헨리카빌에 비해 왜소하고 큰 키도 아니며 다부진 몸의 소유자도 아니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첩보요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럼에도 영화 전반적으로 그가 보여주는 액션은 흥미롭고 잘 소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대칭적인 캐릭터의 배치가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액션씬 또한 정말 음악과 매칭을 잘 시켜주어서 스타일리시한 느낌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전반적으로 이야기 구조가 따라가기 쉬운 흐름이고 적당한 반전들을 믹스시켜주면서 몰입감을 주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메튜본을 알고 킹스맨을 본 관객이라면 아쉬운 점이 다수 있다. 일단은 B급의 매운맛을 기갈나게 표현했던 전작들의 느낌이 부족하다. 12세 등급을 받은 것이 그래서 내심 마음에  안 들었다. 마라탕 같은 매콤함 유머코드가 진라면 순한 맛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독이 되었다. 산만하고 후반부부터는 루즈하면서 집중력이 흩어지는 부분들이 있다.


  반전 역시도 그리 신선한 부분은 없었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었고 킹스맨에서 느낀 신선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시계를 보지 않을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재미나게 보았다. 머리를 비우고 즐기기에 적합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튜본에 애정을 가지고 높은 잣대의 기대치를 가지면 불호가 될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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