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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Feb 15. 2024

아가일 2부

매튜본

 아가일의 키워드는 누가 뭐라 해도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매튜본이라는 감독이 보여준 변주의 연속은 항상 틀을 깨는 신선함을 주었다. 그로 인해 그의 영화가 즐겁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매튜본은 레이어케이크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하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인공을 하였다. 이 작품은 범죄 스릴러물의 장르물로 꽤나 재미난 영화이다.



 지하세계의 범죄 현장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였고 인물들의 얽히고 설힌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특히나 이 작품에서는 젊은 시절 다니엘 크레이그와 톰하디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더불어 엔딩은 마치 브라이언 드팔마의 칼리토를 오마주한 것 같은 여운을 주었다. 매튜본은 레이어케이크를 통해 눈길이 가는 감독이 되었다.


 이후 스타더스트라는 원작 소설을 각색하여 작품을 만들었는데 크게 흥행은 하지 못하였다. 그가 대중에게 매튜본이라는 이름을 오르게 내리게 한 영화는 바로 킥애스이다. 그동안 애들만의 문화라고 여겨졌던 만화인 코믹스라는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연출을 하였다. 어찌 보면 도전이고 모험이며 변주의 하나였다. 신나는 액션과 매칭되는 음악과 액션은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의 전환과 속도감은 아주 신선함을 넘어 재미남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B급 감성을 들어내는 연출은 독창적이다. 그냥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원한 통쾌한 엔딩이 함께 온다. 매튜본의 특유한 코드가 그만의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늘어나는 관심에 따라 부정적인 부분도 부각되었다. 잔인한 연출이 많으며 가끔은 과한 유머가 뇌절을 하는 경우가 있어 보기가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개에 있어 부족한 개연성도 아쉬움으로 거론되었다.



 킥애스라는 작품 이후 그의 역량이 관심받고 기대받았지만 여전히 호불호가 명확한 감독이었다. 하지만 2015년 한 작품이 스크린에 걸리면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호의 비율이 커졌다. 바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명대사로 익숙한 킹스맨이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스파이물의 흐름은 조금 더 사실적 현실적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여 액션의 연출 또한 변해갔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우리가 보던 화려한 액션은 슈퍼 히어로물로 넘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킹스맨은 흐름을 거슬러 화려한 액션을 자극적이고 재미있게 연출을 하였다. 올드스쿨 스파이액션으로 귀환을 완벽히 하였다. 더불어 블랙코미디 적인 요소들을 유머러스하게 녹였다. 반엘리트적인 요소와 미국과 영국 문화의 대조를 거슬리지 않게 영화 속의 플롯을 만들어내었다. 개인적으로 교회 학살 장면은 화려한 음악과 액션이 매칭되어 인상적이다. 그리고 마지막 폭죽이 터지는 장면은 끔찍함 설정에도 쾌감이 느껴지는 즐거움이 준다.



 킹스맨에 대한 사람들에 대한 강렬한 인상은 매튜본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단어를 심어주었다. 하지만 이후 사실 킹스맨 시리즈로 나온 후속작들은 아쉬움이 넘어 조금은 실망감이 들었다. 신선함이 과함으로 느껴지면서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아가일에 대한 물음표가 들으면서도 기다려졌다. 짜릿한 첫 만남의 추억을 잊지 못했기에 기대가 되었다.


 사실 영화를 관람을 한 후 나의 느낌은 완벽한 호에 가깝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크린을 지켜보는 내가 즐겁지 않았냐 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감각적인 음악의 활용 그리고 톡톡 튀는 색감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영화 후반부 기름이 엎질러진 상황에서 펼쳐진 엘리의 액션은 상당히 화려하고 몰입이 되었다. 더불어 에이든과 엘리의 연막탄을 터뜨리며 총격전을 하는 장면은 색감이 남달랐다. 매튜본은 확실히 자기가 잘하는 것을 알고 연출하였다.

 


 하지만 나의 프레임을 깨고 신선함을 주었던 짜릿한 첫 만남의 아련함은 이번에 없었다. 초반에 흥미로움과 구미를 당기다 맥없이 흐름을 잃는다.  여전히 개연성 부분에서 치밀하지 못하기에 인물을 둘러싼 사건과 사고와 서사가 복잡하게 흩날려져 산만하다. 그리고 특유의 자극적인 연출로 B급의 감성을 살리기에는 12세 등급의 한계도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뭔가 서서히 매운맛에 매료되려는데 찬물이 끼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매튜본의 영화가 나온다면 여전히 영화관으로 달려가 관람을 할 것이다. 내게는 타란티노만큼 재미난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이 매튜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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