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이 영화는 자체적인 이야기들도 말할 거리들이 많지만 외적으로도 그에 못지않게 존재한다. 듄을 연출한 드니빌뇌브는 그을린 사랑부터 시카리오 등 좋은 작품들로 차곡차곡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이번 영화는 어찌 보면 방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다. 웅장한 이야기를 잘 화면 속에 담아 풀어낸 부분도 그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영상미가 특히나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드니빌뇌브는 CG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찾아 찍어서 화면에 담아낸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절경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 듄 파트 2에서는 주 배경이 되는 공간이 사막이다. 이곳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조명을 살리기 위해 많은 로케이션을 찾는 노력을 하였다. 요르단과 아랍레이미트의 사막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촬영하였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환경 조건을 고려하여 최대한의 근사치의 조건을 맞추고자 했다. 그래서 스크린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자연이 빚어 담아낸 장면에서 더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폴과 챠니가 사막에서 키스를 하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주었다. 이 장면을 담기 위해 드니빌뇌브는 새벽 5시에 촬영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영상미 외에 그가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를 하였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 있다. 바로 극 중에서 프레맨들이 소통하는 언어인 차콥사가 그것이다. 이를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해 언어학자까지 투입하였다. 왕좌의 게임에서 도트락 어를 개발한 데이비드 제이 피터슨이 배우들이 사용할 수 있은 어휘와 발음을 창조하였다.
이를 배우는데만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고 현장에서는 차콥사를 코치해 주는 인원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프레맨들의 삶이 더 사실적으로 묘사될 수 있었다. 듄을 보면 이 외에도 주목되는 부분들이 몇 가지 더 있다. 의상도 그런 한데 수천 년의 인류 역사가 다채롭게 녹아든 것을 상직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를 위해 중세시대 타로카드 그리스의 신화들을 참조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영화 전반적으로 인물들이 착용하고 있는 의상인 스틸 슈트를 만드는 것에 힘을 많이 쏟았다.
원더우먼과 배트맨의 의상을 디자인한 호세페르난데스를 영입하여 배우들이 액션 연기를 하는데 실용적이고 미학적인 미를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어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러한 의도와 과정의 통해 우리는 소설 속 글자들이 살아 숨 쉬는 것으로 눈으로 느끼게 될 수게 되었다. 듄 파트 2를 보면 전편에 하코넨남작의 인상적인 비주얼만큼 이번 이야기의 빌런인 페이드로타의 캐릭터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당히 냉소적이고 사이코인 인물을 살려낸 배우는 오스틴 버틀러는 배우이다.
그는 22년에도 개봉한 앨비스 작품에 주연인 앨비스를 연기하였다. 이 영화를 통해 골든글러브에서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한다. 오스틴 버틀러는 상당히 수려한 외모의 금발의 배우이다. 사실 듄을 보고 페이드 로타의 캐릭터 연기에 흥미로워 연기자를 찾아보았는데 그가 출연진에 나와서 놀라웠다. 드니빌뇌브는 페이드로타라는 인물은 퇴폐미가 느껴지고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역할이어야 한다 생각한다. 그래서 쿠엔틴 타라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출연한 오스틴 버틀러를 캐스팅하였다.
잠깐 출연하였지만 어둡고 사악한 인물을 다루 내는 표현 방식에 감명을 받고 드니빌뇌비는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여담으로 재미난 사실은 오스틴버틀러가 앨비스가 떡상하기 전에 이미 캐스팅을 하였다고 한다. 잘되는 감독은 어떻게든 운이 따라 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선구안에 오스틴버틀러는 완벽한 결과물을 가지고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엄청난 강렬한 인상의 임팩트를 주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배우가체 중을 늘리고 3시간이 넘는 분장을 하는 수고스러움도 동반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듄 파트 2를 더 즐기기 위해 용산 아이맥스의 관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영화는 특히나 인물들의 수직이동이 많아서 아이맥스의 특화성이 두드러진다. 초반부 사다우카들이 산맥 위를 올라가는 장면이나 폴이 샤이홀리드를 타는 씬들 그리고 프레맨들이 스파이스 채굴기를 파괴할 때도 피사체가 위나 아래에 위치해 있다. 사실 드니빌뇌브는 파트 1까지 자신이 연출하고 그 뒤는 다른 감독이 지명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아마도 원작자체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현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그 스케일은 반지의 제왕과 비견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작품을 찍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갈아 넣어야 하기에 감독 자체로서는 다른 영화들을 연출하기 힘들고 시리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사를 했지만 이번 듄 파트 2를 통해 드니빌뇌비는 자신이 뿌린 씨앗의 과실이 맺어진 것 같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 열매를 보고 마치 스타워즈 : 제국의 역습에 비견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가 이번 영화를 느끼는 여운은 강렬하기에 어서 빨리 다음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영화는 또 다른 의미로 방점을 찍고 감동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아마 지금 추세라면 3년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시계태엽을 빨리 돌려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