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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May 07. 2024

챌린저스- 1부

나 자신을 모를 때.... 나의 욕망은 어디로....

 가끔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분명 나는 이것을 선호했던 것 같은데 진짜 일까라는 물음표가 문득 발목을 잡는다. 그렇게 흔들린 마음의 일렁이는 파도는 혼란스러움을 가져온다. 그것이 지속되면 결국 앞을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헤매다 고립되고 만다. 사실 인생에서 무언가를 탐미하기 위해 끝없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럼에 멈춰있다는 것은 이러함을 방해하는 좋지 못한 상태라 여겨진다.


 잔잔한 물결 위에 던져진 좋아한다는 것에 질문이 확장되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정의를 내리게 만들고 있다. 살아온 시간 동안 나름 방황하며 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였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 썩 좋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결국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나는 허물을 벗고 바라본다. 발가벗겨진 나의 욕망을 마주해 본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내 삶의 이정표는 무엇을 향해있는 것일까 질문을 던져본다. 쉽사리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답답함으로 느껴지지만 집중하여 귀 기울인다. 나의 욕망에 대하여 그리고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해 말이다.




 두 명의 푸릇푸릇한 청년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아트 도널드슨과 패트릭 츠바이크이다. 둘은 같은 나이에 같은 것을 하고 같은 팀으로 활동을 한다. 이들을 묶어주는 연결고리는 테니스이다. 꽤나 좋은 합을 보여주면서 복식팀으로 우승이라는 성과를 보여주지만 이들에게 승부는 그리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단식게임에서 맞불을 때 게임에 져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한 인물의 등장으로 변곡점이 생겨난다. 바로 다시 덩컨이라는 전도유망한 테니스 유망주가 그 주인공이다.


 타시는 유망주임에도 대형 스포츠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있고 두 명의 청년들과는 달리 엄청난 승부욕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섹시하며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그녀 또한 그에 부응하는 태도를 보인다. 아트와 패트릭 앞에 나타난 타사의 등장에 둘은 묘하게 불타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접근하게 되고 마주한 술자리에서 둘은 타사의 전화번호를 걸고 승부를 하게 된다. 이전까지 무의미했던 것이 강력한 동기가 생기게 된 것이다.



 경기의 승자는 패트릭이 되고 그녀의 번호를 얻게 된다. 하지만 막상 연인의 관계가 되었지만 둘의 사이는 미적지근하다. 그에는 서로가 바라던 것이 승부가 끝나면서 가치의 빛을 잃었기 때문이다. 타시는 테니스를 좋아하고 경기의 승자인 패트릭이 매력 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재능만 믿고 이기는 순간의 희열만을 즐긴다. 준비하지 않고 여전히 경기 결과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타시는 그런 그에 흥미가 떨어지고 패트릭 또한 성적에 집착하는 그녀가 매력이 없어진다.


 오히려 불타오르는 것은 패자인 아트뿐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타쉬가 경기 중 큰 부상을 마주하면서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패트릭과 이별을 할뿐더러 그 사이를 비집고 아트가 그녀 곁을 지킨다. 이후 시간이 지나 아트는 전도유망한 루키로 좋은 선수가 된다. 한편 타시는 부상 이후 선수로서 매력을 잃고 생기도 상실한 상태였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코치제안을 하고 이들은 급격히 타오르면서 결혼까지 한다. 둘 사이에는 귀여운 딸까지 생기게 된다.



 다시 시간을 조금 더 흐른 시점 세 인물 각기 다른 느낌이다. 뛰어난 전성기를 보이며 화려한 커리어를 만들어낸 아트는 인제 은퇴를 고민한다. 떨어지는 성적과 패배의 슬럼프에 테니스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내 타시는 그의 선수생활 유지에 집착을 하며 동분서주한다. 이 둘과는 달리 패트릭은 처절하게 살아간다. 나이를 먹어감에 재능은 빛바래져 가고 제대로 된 집도 없이 데이트앱에서 만난 여자들의 집에서 숙식을 빌어먹는다.

테니스는 참가비를 받으며 생활을 영면하는 수단이 되어버린다.


 모든 인물들이 현재상태에 불만이 있는 상황이었고 변화를 갈망하였다. 그를 위해 움직인 이가 타시였다. 그녀는 한 단계 낮은 급의 챌린저스 대회에 아트의 출전을 시키게 만든다. 여기에는 패트릭이 참여하기 때문도 있었다. 처량한 모습에서 그녀를 마주한 패트릭은 다시 한번 쟁취하고 싶다는 욕구가 타오른다. 예전 아트와의 경기에서 이겨 전화번호를 따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아트는 타신의 과거 연인에게 뺏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의욕이 생겨난다. 이들의 관계가 바로 네모난 사각형의 코트에서 정리되기 시작하게 된다.



 이 영화를 관람하게 된 부분은 잘빠진 예고편 때문이었다. 사실 짧은 영상이 매혹적으로 관객들을 속이고 유혹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것을 알기에 경계를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넘어가버릴 정도로 끌림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극장이 어둠에서 빛으로 변모하며 끝을 알려줬을 때 꽤나 만족감이 느껴졌다. 일단 속지 않았다는 것에 안심과 영화의 섹시함에 매료되었다. 엄청난 기대를 가지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올 한 해 보았던 영화 중 만족도가 상위권에 놓아져도 이상이 없었다.


 테니스가 주로 나오는데 나는 이 스포츠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별 흥미도 못 느꼈었다. 하지만 챌린저스를 보면서 사각의 코트 사이로 공이 오가는 것이 쫄깃한 긴장감과 강렬한 몰입도를 주었다. 그래서 미약하지만 테니스의 매력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에게 이런 감정을 만든 것에 감각적인 연출이 한몫을 한 것 같았다. 적절하게 슬로모션과 트렌디한 비트가 합쳐지면서 만들어낸 시너지등이 그러한 부분들 중 하나였다.



 영화가 섹시하게 느껴진 부분은 젠데이아의 매력이었다. 우리에게는 스파이더맨에 엠제이로 알려졌거나 듄에서 챠니로 인지되는 배우이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메인인 남자주인공의 연인으로 나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이번 영화에서는 타시덩컨이라는 캐릭터로 전반적인 스토리의 설계자이자 어찌 보면 매개체이다. 그래서 색다르게 나에게는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설정상 승부욕이 엄청난 인물인데 특히 그녀가 포효하는 장면에서 엄청나게 섹시하게 느껴졌다.


 챌린저스의 긍정적으로 보였던 포인트 중 하나로 전개방식도 있었다. 챌린저스라는 대회 경기를 시점으로 이야기는 과거로 플래시백을 반복하면서 인물의 서사와 감정의 빌드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래서 테니스의 무지인 나 또한 몰입하게 되었고 이 승부의 결과에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었다. 다만 이러한 점에서 집중력이 흩트려지면 놓쳐버린 시점으로 인해 몰입감이 반감되는 부분들도 발생할 것 같아 보였었다.


 챌린저스는 상당히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것들의 밸런스가 좋게 녹아든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흥미롭고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쫄깃하게 한 편의 스포츠를 보는 느낌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더불어 여기에 미숙하고 자신에 대한 욕구와 갈망들을 표출을 꽤나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오랜만에 예고편에 속지 않는 영화를 보았고 만족하였다.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관람을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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