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습니다. 당신도 있고 나도 있고 사랑도 있던 그 공간. 웃고 있는 당신을 바라보며 행복하는 나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달콤함에 그리움에. 나는 그 시간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밝아오는 햇살은 공간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공허함을 몰고 왔습니다. 나는 당신의 여운을 찾아 발길을 내닫습니다. 우리가 처음 마주한 그 곳은 수많은 꽃들이 있었죠. 나에게 꽃들을 인식하지 못하게 아름다웠던 당신.
붉은 장미 한 송이를 사서 나는 또다시 당신과 나와의 채취를 찾아갔습니다. 카페, 영화관, 밥집, 술집 걸어 걸어 결국 나는 당신에게 와버렸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나에게 허용되지 않은 당신이라는 장소를 허망하게 바라보며 손에 든 장미 한 송이를 두고 갑니다.
돌아서는 발길에 당신을 기억하지 못하게 우리의 장소들을 하나 둘 지워나갑니다. 나는 당신을 그렇게 잊어가며 멀리 멀리 걸어가겠습니다. 무거운 발걸음 한켠에 나도 모르게 당신과의 꿈을 다시 꾸기를 바라는 허망함이 있습니다. 오늘도 바람이 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