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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Nov 21. 2019

뜨거운 태양에 차가운 마음을 녹이다.

 오름을 오르다.

녹초가 되었었다.  작은  몸짓 표정 하나에도  상처 받고  설레었던 나였기에. 도피가 필요했다. 여행이라는 좋은 포장지로 감추었지만 나의 나약함은 주변이 들은 쉽사리 알았다.


처량함은 더  깊게 베어져  날카로운 상처를 주었다. 일상으로  탈출하는  설렘은  흉터를 감추지 못하였다. 그렇게 그렇게 도착한 제주도.


바람이 차다. 쌀쌀함에 이리저리  방황하며  흩날리는 공허함이  밤이 되어 다시 찾아왔다. 역시나 불안함은 발목을 잡고  뒤척인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하늘.  그 어둠을 맞이하며 따뜻함을 찾고자  길을 나섰다.


오름  참 어울리는 방언이다. 산은 끝없이 오르지. 오름을 오르자. 저 오름의 위에는 어둠을 걷어낼 빛이 보이지는 않을까. 숨이 차다. 차가운 공기에  오랜만에 등산은 헉  헉하면서 거친 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햇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어둡디  어두운 밤을  지워버렸다. 따뜻했다. 뜨거움이 사라진 차가운 마음에  작은 불씨를 던져준다. 나는 이 불씨를 조심조심 꽁꽁 싸서  내려왔다. 이  여행의 끝자락에  불씨는 나를 어디로 이끌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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