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주의 소일거리는 로또를 사는 것이다. 엄청난 확률에 당첨이 꿈같은 일이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며 꾸준히 구매를 한다. 오늘도 하얀 로또 종이를 붙잡고 있다가 1등이 걸린다면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쓸지 생각을 하다 보면 시간이 정신없이 간다. 멍 때리는 순간이 현실에 지워질 때쯤 지난주 2등 당첨이 이곳에 나왔다는 홍보물이 눈에 들어왔다.
토요일에 구매를 했던 사람이라는 정보에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날 나 또한 자동으로 두장을 구매했었는데 오천 원조차 당첨되지 않았다. 1등에 비하면 작은 돈이기는 하지만 2등이면 사오천만 원가량은 받게 된다. 나는 왜 당첨 타이밍에 구매를 하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밀려왔다.
돌이켜보면 때를 잘 못 맞춰 후회한 적이 많았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생애 첫 고백을 받았었다. 같은 학원을 다닌 초등학교 동창 여자아이였다. 숫기 없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고 흐지부지 시간을 흘려보냈었다. 자연스레 그 아이와는 멀어졌고 다시 우리가 조우하게 된 것은 6년 뒤였다.
동창회를 통해 만난 그녀는 꽤나 멋지게 변해있었고 나는 그에 비해 초라한 모습이었다. 애써 못난 모습을 감추기 위해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 친구 생각이 계속 나며 그리웠다. 그래서 당시 유행했던 싸이월드를 통해 그녀를 찾아보았다.
끊긴 시간 속에서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애매하게 알고 있는 것이 도움보다는 어려움을 주었다. 하나하나 알수록 좋아지는 마음은 커졌고 그럴수록 표현을 하고 싶었다. 그녀와의 연결고리인 또 다른 친구를 통해 끊긴 매듭을 이어 보려 할 때쯤 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동창회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사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두 번이나 나는 타이밍을 놓쳤었다. 완벽하게 지나치고 나니 마음의 여운이 너무 깊게 나를 베어놓았다. 홀로 눈물도 많이 흘렸고 한 탄도 했다. 그리고 다시는 내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다짐도 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타이밍을 맞추기보다는 그냥 흘려보내기가 다반사이다. 후회의 한숨들도 내 곁을 지키고 있다.
오늘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행운을 찾아가기를 바라보며 추첨시간을 기다린다. 만약 진짜 1등이 되면 어떡하지 허황된 상상의 지도를 펼치면서 말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역전의 한방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