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비친 잃어버린 것들을 마주하다.

추석

by 김군


동그란 달이 밤하늘을 비춘다. 추석 가을 저녁이라는 어원에 어울리게 다가온 밝은 저 빛줄기는 강렬하다. 나는 마냥 그것을 바라보았고 또 따라 걸어보았다.


모퉁이 모퉁이를 돌아 구비 구비 보내온 길의 끝자락에는 설렘보다는 근심이 한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머물고 있었다.


뒤돌아 본 시간의 모퉁이에는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들이 모여 산처럼 쌓여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꽤나 큰 크기로 다가왔다.


나는 저 잃어버린 것들의 뭉치들을 허망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나를 떠나간 사람들이었다. 비정하게 내쳐버린 동료의 어깨도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이해주 었던 친구의 품도 뜨겁게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사랑했던 그녀도 그곳에 있었다. 너무 아팠기에 잊으려 했던 것들이 일순간 파도처럼 밀려와 나를 덮쳤다.


나의 후회들이 너무나 뚜렷하게 비치니 서러움의 눈물이 왈칵 났다. 한때는 지키고 싶던 나의 모든 것들이었는데... 나는 여전히 힘이 없고 나약했고 나를 지키는 것 밖에 하지 못하였다.


흐느낌에 주저앉은 발걸음에 나는 저 달을 원망하였다. 왜 이리도 환하게 나를 비추어 잊으려 했던 슬픔의 그림자를 보여주는 거냐고...허공에 광기 어린 삿대질을 하였다. 시린 가을 저녁이 끝이 나기를 바라며 눈을 감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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