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것들을 마주하다.

부산을 가다 1일

by 김군

코로나 시대를 마주하며 잊힌 것들이 많다. 그로 인해 나의 잃어버린 반쪽들을 다시 마주할 때면 낯설다. 마냥 바라보았지만 지금의 삶에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다. 꿈을 꾸어 보지만 이제는 흐미하고 흐릿할 뿐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리움이 외로움과 고독으로 바뀐다. 떠나고 싶었다. 집이 아닌 안식처를 찾아 발걸음을 나서보았다. 도착한 역에는 수많은 행선지들이 즐비하게 나열되어있었다. 혼란스럽고 선뜻 어떤 것도 고르지 못하였다.


고민 끝에 선택한 산. 바다가 보고 싶고 그곳에 남겨진 미련이라는 단어가 나를 이끌었다. 마침 영화제가 열렸고 참여해보고 싶었다. 나는 영화가 좋다. 이룰 수 없는 것들 지나쳐버린 것들을 잊지 않게 각인시켜주기에 좋아한다.


예매 창을 열어 선택한 영화들이 매진이라는 표시가 뜨며 슬프게 만들었다. 느린 손가락질을 탓하며 짜증을 내었다. 휴대폰 속 담겨만 있는 인연들을 쳐내니 연락할 사람이 얼마 없었다. 끊기고 버리고 버려진 인연들이 나이를 먹으니 이렇게 아쉬울 때가 많구나라는 혼잣말을 하며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였다.


만나기를 약속하였고 이렇게 나를 다정하게 반겨주는 인연들이 있음이 감사했다. 그리고 나의 발길이 부산으로 갈 명분을 주어 좋았다. 부산은 아쉬움이 많은 곳이었다. 원해서 온 것도 아니었고 원해서 떠난 도시가 아니었기에 나는 이곳에 대한 미련이 있다. 그래서 항상 그립고 아른거린다.


SRT를 타고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고 가려하였는데 시간을 착각하였다. 다행히 중간에 확인하고 목적지를 중도 변경하였다. 반갑게 나를 맞아 주는 이들이 있는 공간에 있으니 포근하고 따뜻했다. 식어있던 가슴이 두근 거리며 나는 기쁨의 미소가 멈춰지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인가 신기하면서 즐겁게 수다를 나누었다. 시시콜콜 마음의 이야기들이 한 겹 한 겹 펼쳐지면 지나간 자리는 어느새 어둠을 가지고 왔다.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집밥을 내어주었다. 가슴에서 울컥 거리는 울음소리를 감추며 한술 한술 떠먹었다.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 가슴속에서 맴돌며 나에게 미련의 이유가 추가되었다. 식사 이후에도 담소를 더 나누다가 시계추가 하루를 넘기려 할 때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프런트에서 키를 받아서 컴컴한 방 안에 홀로 누우니 적막함이 몰려왔다. 그것이 싫어 티비를 켜서 애써 회피한다.


찰나의 온기가 사그라들며 마주하는 밤의 외로움이 거침없이 나를 찌른다. 티비 소리에 집중하며 외면하며 눈을 감아본다. 내일은 바다를 보러 가야겠다. 바다를 생각하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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