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들의 히치하이킹

그들은 잉여가 아니었다-2부

by 김군

지난 1부에서 냉소적인 시선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만 각자의 상황 등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그것이 또 매력이다.


너무 잘 편집된 페이크 다큐인가???


기적의 메일은 이들에게 여행의 연장선을 그려주었다. 그리고 주인공들에게 허무맹랑 계획의 첫 장을 제대로 펼쳐 보일 기회를 주었다. 이들이 숙식을 제공받고 만들어 낸 결과물은 홍보물을 의뢰한 사람도 영화를 보는 나도 놀라게 하였다. 예상외로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고 좋았다. 판을 깔아주니 신명 나게 노는 이들이 국내에서는 잉여인간이었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라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생각대로 한번 해보라는 말보다는 이렇게 해 틀에 끼워 맞추려만 했다. 제대로 놀이터가 만들어진 이들에게 창의적이고 멋진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믿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유망주들이 잉여가 되었고 흘려보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호스텔의 홍보 영상은 꽤나 좋은 반응을 보였고 이들에게 의뢰를 하는 곳들도 많이 들었다. 그로 인해 국내 언론에도 주인 곳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숙식제공을 넘어 여행의 여비도 충당되었다. 기름이 채워진 차는 앞으로 가야 한다. 다음 행선지는 쌀밥을 먹고 싶다는 목표가 길을 이끌었다. 그렇게 이스탄불에 도착하고 또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인연의 관계를 맺는다.


배가 부르면 사실 머리가 식기 마련이다. 주인공들의 영상은 초심의 이정표를 잃어버렸다. 그것이 또 떠남의 계기가 되었고 이들에게 계획의 마침표를 찍을 제안이 들어온다. 영국의 한 밴드가 자신들의 뮤비만 단독으로 촬영하는 조건으로 런던행 비행기표를 제공하는 조건이었다. 쾌히 승낙 후 이들은 다시 길 위로 달려간다.



그렇게 도착한 런던에서는 예기치 못한 일에 봉착한다. 의뢰자의 까다로운 컨펌과 제약에 재기 발랄한 이들만의 매력이 줄어든다. 그와 중 작중의 인물이자 영화의 연출자인 호재라는 인물이 동경하던 아르고라는 밴드의 뮤비 제작을 독단적으로 제안하였다. 반신반의의 도전적인 마음이었는데 그것이 덜컥 되어버렸다.


호재를 제외한 인물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달갑지 않았다. 끝을 내지 못한 숙제가 있는데 또 숙제를 만든 사람을 원망스러워한다. 그로 인해 이들 간의 트러블이 나온다. 사실 둔탁 싸움 한번 없이 진행된 여행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었다. 운전연수와 여행은 가까운 사람과 하지 마라는 말이 있듯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각자가 생각한 만족의 기준선이 다르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는 이들의 싸움이 반가웠다. 그동안 사실 이거 조작 아닌가 아니면 다큐멘터리 설정만 잡고 짜인 페이크 다큐가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었다. 지만 인간적이게 충돌이 일어났고 그것이 이들에게 또 다른 발전의 길을 제시할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비를 완성하고 1년간의 여정을 끝내고 귀국으로 끝을 낸다.

아르코의 마지막 너희들은 잉여가 아니라는 말이 큰 감동을 이들에게 주었고 나 또한 울림이 되었다.


불편한 시선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한때 유행처럼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렸다. 청춘은 깨지고 부딪치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게 배우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이런 말을 하며 꼰대의 틀딱이가 된다. 지금은 아프지 않고도 청춘을 즐겁게 즐기는 게 대세의 흐름이다. 다양한 정보의 숲에서 가시밭길을 요리 저리 피하는 것을 예습한다. 그래서 더 많이 보고 듣고 느낀다.


이 영화가 내게는 앞서 말한 아프니까 청춘이고 도전은 그러니까 멋지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실 길의 시작점에서 이 영화를 접했다면 지금의 감정과 상반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반의 사회의 길을 겪고 넘어지고 쓰러져봐서 그런지 아픈 건 그냥 아픈 것이더라.



기승전결과 잘 짜인 구성이 극적이고 다큐라는 장르를 제치고도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너무 굴곡 없는 편집의 흐름의 큰 교훈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작위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가 어떤 이들이 게는 다르게 다가올 수 있고 감동을 줄 포인트는 많이 내재되었다고 생각해 비추하지는 않는다.


도전은 아름답고 멋지다. 하지만 충분한 의지와 마음이 없는 도전은 무무한 객기와 좌절감만 준다. 나는 이 영화가 아름다운 면만 부각된 것이 아닌가라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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