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도대체 난 언제 이 녀석을 이해할수 있을까.

친구를 만나다-1부

by 김군

관계란 무엇일까. 나이를 먹으며 이해가 되고 조금은 알게 되는 것들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질문 앞에 서면 답이 망설여지는 것들이 있다. 요즘 내게는 관계란 것이 그렇다. 다 왔다고 생각되고 안정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무너지고 또 다른 길로 나를 인도할 때 허망함이 느껴진다.



얼마 전 본가인 울산에 가서 학창 시절의 친구를 만났다. 이제는 각자가 사는 지역도 하는 일도 다른 접점이 사라진 우리 사이의 관계에 남은 것들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간 친구와 간간히 통화를 하고 안부와 근황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대화 속에는 서로가 이해가 되지 않고 공감이 안 되는 이야기들만 두리뭉실하게 피어났다 그치기 일수였다.


오랜만에 눈앞에서 친구를 만난다면 나는 어색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는 것이 참 웃프다. 서로의 치기 어린 시절과 부끄러운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 사이인데도 만남에서 낯섦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 말이다.



예상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카페에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오늘의 커피 한잔을 머그에 담아 의미 없는 영상들을 보며 시간을 죽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의 전화가 왔고 카페를 나와 우리는 오랜만에 현실의 조우를 하였다. 코로나가 준것들 중 제일 쓰라림은 저녁이 없는 삶이었다. 퇴근 후나 주말 해가 저물기 시작함에 기울어지는 술잔의 낭만이 내게는 저녁이었기에 그것들이 사라짐이 서글펐다.


3~4시간이 단축된 시간 속에서 선택지가 마땅지 않았고 그나마 열려있는 곳들 중 무난한 고깃집으로 들어갔다. 대패삼겹살과 소주 한 병을 시켰다.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아 시선이 교차되었을 때 우려했던 어색함이 찾아왔다. 그것을 깨 드렸겠다는 생각에 나는 푸석 푸석한 안부의 말을 던졌다. 그 건조함이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입 밖으로 내뱉어지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하지만 의외로 돌아온 대답은 온기가 있었다. 우리는 지글거리는 고기를 뒤집으며 소주잔을 마주하였다. 인생에 많은 순간을 함께했던 고향인 울산이 타향살이 6년에 잊혀가서 희미해졌다. 제는 추억의 파편들이 널브러져 기억도 나지 않아서 도시의 이질감이 생겼다. 그런 내게 이 공간에서 시간의 흔적들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반갑고 소중해졌다.



술병이 비워지며 철없던 순간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즐거웠다. 만취하여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순간들도 상대는 생각도 없었는데 만남과 이별을 망상으로 하던 순간들도 재잘거리니 웃음이 진실되게 나왔다. 한병의 술이 추가되었을 때 거의 시간들을 나열하며 회상을 하는 순간을 잠시 마무리 현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의 괴로움과 마음이 맞지 않는 상사 이야기들도 하며 맞장구를 쳤지만 만남이라는 단어에는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쉬었다. 서른을 훌쩍 넘은 나이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찾고 싶어 진다. 그것이 결혼으로 결부되고 이 시점에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에게 고민거리이다.



친구는 얼마 전 이별을 하였고 나 또한 미련이라는 동굴에 갇혀 연애를 못하고 있었다. 나름 최선을 다하려 했다. 그리고 그 결과라는 것이 결혼으로 도출되기를 바랐지만 매번 관계의 변칙적임 움직임 속에 엇나갔다. 후회가 시간이 지나니 신중함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제약은 나 자신을 움츠려 들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것조차 어려워졌다. 결국 고립되었고 고독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안정감을 주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는 애써 서로의 방황을 주절되지는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느끼고 공감을 하였다. 술이 쓰다. 목을 넘기고 들어오는 뜨거움이 구슬프게 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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