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다.

부산 여행기 2부

by 김군
차가운 아스팔트를 떠나 ...


요즘 나는 단절이 자연스레 받아들이지는 시간 속에 걷고 있다. 마스크들에 가려진 사이로 가려진 얼굴들 사이로 새어 나오는 피로감이 싫다. 그래서 나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걸을 수 있는 거리 정도면 뚜벅이가 되고 먼 거리라면 택시를 탄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근심의 늪으로 뛰어든다.



해운대라는 목적지를 설정하고 귓가에 에어 팟을 꽂고 노래를 틀었다.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들처럼 마스크를 찬 이들 사이에서 흐르는 적막이 두려웠기에 볼륨을 높였다.


I'm lying on the moon. My dear, I'll be there soon.

난 달 위에 누워있죠. 사랑하는 그대요, 내가 곧 갈게요


귀에 울려 들어오는 노래가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우쿨렐레에 묻어 나온 음악이 낭만라는 단어를 상기시켰다. 좋아하는 영화 속에 나던 곡이었다. 바다를 걸으며 세상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만끽하던 주인공이 되고 싶다. 비록 사랑하는 그대가 옆에 없지만 바다야 내가 곧 갈게라 머릿속으로 내뱉었다.


삼십 분가량의 시간이 지나고 갈매기 소리가 나오면서 해운대라는 방송이 지하철에서 흘러나왔다. 어깨에 메고 있던 백팩을 꽉 잡아 지었다. 역 앞을 나와 나오는 소금기가 묻어 나온 바람의 냄새가 이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초행길이 아님에도 두리번두리번 고개를 돌려보았다.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었고 크리스마스 장식물들을 설치하는 이들이 분주하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시원함에 이끌린 발걸음은 가볍다. 어느새 눈앞에 모래알들이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성큼 눈에 들어왔다. 주저할 것 없이 딱딱한 아스팔트를 벗어나 푹신한 작은 알갱이들을 맞이하였다. 파란 바다를 향해 한발 한발 걸어갔다. 신발 사이로 모래가 들어왔지만 불쾌하지는 않았다.



저 바다에 나는 근심 한 덩어리에 눈물 한 바가지를 묻을 생각이기에 작은 거슬림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얀 거품들을 몰고 오는 파도들이 신발 코앞에 다가왔다. 멍하니 바라보며 좋았다. 그동안 작은 마음의 그릇이기에 버려야 했고 생채기가 난 상처와 후회들... 내가 끝이 없는 지평선으로 보이는 바다를 조금이라도 닮았다면 우린 행복했을 건데...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훌쩍 먹어 버린 나이 사이로 눈물이 많아지고 마음은 연약해졌다. 주책맞게 보이지 않게 위해 소매로 눈가를 서둘러 닦았다. 뚜벅뚜벅 었다. 지나간 한발 한 발의 자국들이 바람이 쓸려 사라져 간다. 그것들이 아쉬워 간직하려는 이들들은 손에 지어진 휴대폰으로 분주하게 담고 있었다. 행복해 보였고 미소가 가득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모래사장의 끝자락에 도달했고 파제와 정박되어있는 배가 보였다. 득 마지막으로 배를 탄 적이 언제인지 더듬어보았다. 내게 몇 안 되는 삶에 이점들 중 하나는 멀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간직하고 있는 바다 한가운데를 맞이했던 희열을 순간을 꺼내 본다.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내게 이제 그것은 앨범 속 사진이었고 현실이 아니었다. 아쉬움에 정박된 배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모래사장을 벗어나 다시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돌아왔다. 익숙하지만 역시나 좋지 않다. 눈앞에 보이는 가게들 사이로 인스타 알고리즘이 알려준 반가운 곳이 보였다. 마치 연예인이라도 본 것처럼 놀란 마음에 입술 밖으로 탄성이 나온다. 가까이 입구까지 다가가 선뜻 발자국을 허락하지 않고 창문 앞에서 배회했다.


그러다 가게 문을 박차고 나온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다. 황급히 시선을 돌리면서도 손에 지고 있는 음식을 쳐다보게 되었다. 결심이 고 유리문을 밀고 들어갔다. 즐비한 메뉴들 사이에서 고민이 된다. 우물쭈물하는 내가 신경 쓰인 점원은 추천사를 일장연설로 내뱉는다.


귓가에 들리는 말들이 그리 뭉쳐지지 않고 붕붕 떠서 새겨지지 않았다. 음 그냥 베스트라는 단어를 믿어 보기로 하며 주문하였다. 오더가 내려지자 경쾌하게 움직이는 점원의 몸짓에 설렘이 든다. 어떤 맛일까 맛날까 다음에 다시 오고 싶게 나를 만족시킬까 그런 궁금증들이 머릿속을 유영하였다.



코스터 위에 얹어진 달 덩어리를 내게 내밀어주는 점원에 망상에서 빠져나왔다. 나무 포크로 찔러보았다. 쫀득 쫀득함이 느껴진다. 젤라 떡이라 신기한 조합이다. 한입 베어 물어본다. 찰쌉떡이 쫄깃함이 들어오면서 아이스크림의 시원하고 단 맛이 느껴진다. 맛있다는 생각과 분명 아는 맛인데 뭔가 꾸며진 세련됨이 이질적이었다.


오물오물 거리며 몇 번의 포크질로 흔적을 사라지게 하였다. 덩그러니 나무 코스트만 손에 지어진 순간 아쉬움이 들었다. 하나 더 구매를 하여 입안의 유희를 유지할까 하다 모든 첫 만남은 약간의 아쉬움이 잔상을 주기에 발길을 돌렸다. 숙소 체크인 시간이 다되어갔다. 다리가 조금은 지쳐있었는데 다행히도 근처에 있어 금방 도착하였다. 프런트에서 키를 받고 배정된 방으로 올라갔다. 조금은 충천을 해야겠다. 부산의 밤을 즐기기 위해 말이다.




* 상호명- 호랑이젤라떡

* 주소-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38 115호, 116호

* 구운 파스타치오 4,500 원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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