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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15. 2018

영화《명당·明堂·2018》후기

순한 맛의 '관상'

[시눕시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 가족을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이 나타나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  


2013년 개봉한 '관상'은 수양대군을 내세운 역사적 비극을 다뤄 900만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2월 개봉한 '궁합'은 가벼운 로맨틱 코메디를 내세웠지만, 134만에 그쳤었다. 그럼, 역학 3부작의 마지막을 담당한 《명당》은 어떨까? 


《명당》은 크게 2부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부동산 투기는 있어왔다. 조선시대 떳다방을 풍자할때는 정말 흥미롭게 스크린을 응시했답니다. 후반부는 '관상'을 샘플링한다. 참고로, 샘플링이란 기존의 일부 음원(멜로디, 리듬)을 잘라내 새롭게 가공하고 배치하는 행위를 말한다. 줄거리에서 보듯이 박재상(조승우 扮)와 흥선 (지성 扮)은 세도가 장동 김씨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즉,《명당》의 후반부는 복수극임에도 전혀 분노가 끓어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흥미로운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권신 김좌근 (백윤식 扮)은 너무 미화한 나머지 '관상'의 수양대군(이정재)에 비하면 존재감이 극히 미비하다. 김병기 (김성균 扮)는 아버지빽을 믿는 망나니 재벌2세이고, 구용식 (유재명 扮)은 유쾌한 주인공 친구일 뿐이다. 기생 초선 (문채원 扮)은 '관상'의 '연홍(김혜수) 시즌 2'에 불과하다. 이럴꺼면, 차라리 실제 김좌근의 애첩이자 한 사치하신 '나합(羅閤) 양씨'를 극화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명당》은 2대에 걸쳐 왕위를 오를 수 있는 '이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를 내세운다. 이게 뭐냐구요?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 남연군 이구의 묘를 경기도 연천에서 충청남도 예산군으로 이장하게 된다. 그 다음해에 둘째 아들 고종 이재황이 태어나고. 나중에 그의 손자이자 마지막 임금 순종 때 조선이 멸망한다. 겨우 이것 하나 써먹을려고 흥선대원군을 내세웠지만, 기존의 사극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겠다.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입히려면, 최소한 재해석을 해야하는데 그런 성찰이 눈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박희곤 감독의 연출도 무난할 지언정 조이는 맛이 없습니다. '관상'만큼 피를 끓어오르지가 않는다.



★★☆  (2.7/5.0) 

Good : 무난한 전개!

Caution : 심심한 맛! 


김좌근은 사실상 조선을 멸망으로 이끈 권신이다. 물론 '을사5적' 같이 나라를 팔아먹진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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