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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Feb 20. 2019

하이스트(Heist) 영화추천 TOP 30

Heist Movies Of All Time

범죄 영화의 한 줄기로 ‘하이스트 영화’(Heist Movies)라는 서브 장르가 있다. Heist가 강도(강탈) 행위란 뜻으로써 은행털이가 나오는 작품을 일컫는다. 비슷한 용어로는 범죄자들이 치밀하게 공모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케이퍼 필름이 있다. 여기서 Caper란 무분별한 행동, 범죄행위란 뜻이다.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에 따르면 현대적 강도 영화가 1954년 파리에서 발명됐다고 말한다. 줄스 다신의 <리피피>와 장 피에르 멜빌의 <도박사 밥>이 그해 만들어졌다. 혹은 존 휴스턴의 1950년작 <아스팔트 정글>을 <리피피>와 <도박사 밥> 이전에 강도 영화의 기초를 다진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강탈 영화·강도 영화·하이스트 영화·케이퍼 영화 TOP 30를 만나보자!!



          

 

#30 : 앤트맨 (Ant-Man·2015) 페이턴 리드

마블이 페이즈 2에서 페이즈 3으로 넘어가던 그 옛날, 캡틴 아메리카가 로버트 레드포드의 첩보 스릴러를 오마주하며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을 노크했고, 앤트맨이 유쾌하고 호감 가는 하이스트 무비를 출시했다. 에드가 라이트와 조 코니쉬의 극본은 양자 영역을 가족애로 가득 채운다.

竊竊聽風雲聽風雲

竊聽風雲


#29 :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 (Fast Five·2011) 저스틴 린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5편을 통해서 명실상부한 블록버스터 액션 대작이 되었다. 클라이맥스인 금고 질주 장면은 명백히 하이스트(강도) 장르의 쾌감으로 가득하다.




#28 : 타운 (The Town ·2010) 벤 애플렉 

“찰스타운에서 은행 강도는 대물림되는 기업과 같다”는 대사로 영화는 시작한다. 수녀 가면을 쓰고 큰돈을 노리는 강도단 이야기에서 벤 애플렉은 신파와 클리셰들을 성실하게 다루며 진짜 세계의 내음을 풍긴다. 하지만 주인공은 은행 매니저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들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는 자신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 고향과 소꿉친구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27 : 이탈리안 잡 (The Italian Job·2003) F. 게리 그레이

피터 콜린슨의 1969년 오리지널은 4백만 달러의 금괴를 훔치고, 빨간색, 흰색, 파란색 미니 쿠퍼가 토리노에서 탈출해서 절벽에 매달린 마지막 장면까지 스크린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주 장면 중 하나를 연출했다.       

제목과 미니쿠퍼 외에는 리메이크 작품은 원작에 경의를 표하지 않는다. 금고털이 조직에서 배신자로부터 금괴를 훔치는 복수극으로 <오션스 일레븐>류의 앙상블 측면은 이쪽이 우월하다. 액션은 시종 아이디어와 손맛으로 승부하고, 아기자기한 유머를 심어 놨다. 마크 월버그, 샤를리즈 테론, 제이슨 스타뎀, 세스 그린, 도널드 서들랜드, 에드워드 노턴 등 올스타 캐스트를 자랑하며, 베니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운하와 도로를 차단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26 : 뱅크 잡 (The Bank Job·2008) 로저 도널드슨 

1971년 영국에서 일어난 '로이드은행 강도 사건'을 철저하게 오락영화로 재가공했다. 이야기 밀도도 높고, 유머와 작은 반전도 괜찮다. 다만, 일련의 과정이 지나치게 쿨하다. 




#25 : 절청풍운 (竊聽風雲·2009) 맥조휘 장문강

세 명의 경찰이 주가조작을 의심받는 회사를 도청 중에 고급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서 전 재산을 걸고 주식시장에 뛰어든다. 타락한 경찰의 윤리적 고민, 작전주 세력과 목숨을 건 액션이 조밀한 긴장감으로 얽혀있어, 맥조휘가 <무간도>에서 보여준 재능을 다시금 긍정하게 만든다.   

   

최동훈 감독이 <도청>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할 계획을 갖고 판권을 구입했다.




#24 : 데드 프레지던트 (Dead Presidents·1995) 휴즈 형제

휴즈 형제는 기록 영상과 시대별 음악을 사용하여 설정의 진실성을 더하고, 미국의 흑인 청년들이 직면한 인종, 전쟁, 퇴역 군인의 투쟁을 묘사하는 것이 가슴 아픈 동시에 강렬하다. 작품은 단순한 영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이 흑인 참전 용사들과 지역사회를 어떻게 학대했는지에 대한 논문으로 변모했다. 즉 전쟁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끼친 피해를 보여준다. 그리고 하얀 분장으로 위장한 강도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다.


   

      

#23 : 섹시 비스트 (Sexy Beast·2000) 조나단 글레이저 

런던 갱 생활을 마치고 스페인서 은퇴 생활을 즐기는 ‘갈(레이 윈스턴)’에게 과거에 모시던 보스인 ‘로간(벤 킹슬리)‘이 느닷없이 찾아와 런던 금고털이를 도우라고 협박당한다. 강도도 이처럼 노사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윈스턴과 킹슬리는 그들 경력 중 최상의 연기를 선보인다.     


할리우드 하이스트 영화들이 진지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다면, 영국은 확실히 풍자와 해학을 곁들인다. 또 영화는 느린 연소로, 최종막에서 열기가 최고조에 이를 때까지 지나가는 장면마다 긴장감이 조금씩 터트린다. 〈섹시 비스트〉를 차별화하는 것은 인물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방식이다. 글레이저는 두려움, 욕망, 취약성을 드러내며 마음의 어두운 구석을 탐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원초적이고 단호한 시선이며, 잊을 수 없는 관람 경험을 만든다.




#22 : 라벤더 힐 몹 (The Lavender Hill Mob·1951) 찰스 크릭튼

베니스 영화제 각본상, 아카데미 각본상

겉보기에 어설픈 은행원 ‘헬린 홀랜드(알렉 기네스)’은 제련소에서 만든 금괴를 영란은행으로 배달하는 일을 무려 20년 동안 빈틈없이 수행해왔다. 그는 매우 소심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있지만, 비밀리에 일생일대의 강도 사건을 꾸미고 있다.      


치밀한 이야기와 정교한 아이러니, 특유의 영국식 유머가 조화를 이루는 코미디로 유명한 영국의 ‘일링 스튜디오’가 선보인 재기 발랄한 범죄 코미디. 영화 초반에 오드리 헵번이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경찰 출신 각본가 T.E.B. 클라크의 특징인 ‘순응주의에 대한 온건한 반항’을 찰리 크릭튼의 경쾌한 연출로 뒷받침한다.




#21 : 범죄의 재구성 (The Big Swindle·2004) 최동훈

미국에서 '케이퍼 필름'이라고 이름 붙인 장르가 한국에 어떻게 수입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기극은 자본주의의 허영심이 키운 장르이다. 최동훈 이쪽 세계를 어떻게 그릴 지를 통달했다.




#20 : 로건 럭키 (Logan Lucky·2017) 스티븐 소더버그

2013년 은퇴한 ‘하이스트의 달인(Master Of Heist)’ 소더버그가 복귀했다. 그가 2001년 연출한 〈오션스 일레븐〉이 분야별 범죄 전문가들이 모여 한탕을 벌이는 케이퍼 무비였다면, 이 영화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NASCAR 서킷을 터는 범죄 코미디로 보다 해학적이다.     


범죄 계획을 허술하게 실행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풍자한다. 또한 〈나이브스 아웃〉처럼 다니엘 크레이그가 정말 웃긴 연기를 잘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19 : 바운드(Bound·1996) 워쇼스키 자매

워쇼스키 자매는〈매트릭스〉를 만들기 전부터 규칙을 깼다. 마피아 남자친구의 돈을 노리는 바이올렛(제니퍼 틸리)은 전통적인 팜므파탈 이미지를 가져왔지만, 그녀의 파트너인 ‘코키(지나 거숀)’는 전통적인 성역할에 반기를 들었다. 코키와 바이올렛은 주변 남성들로부터 끊임없이 평가절하되는데, 감독은 나중에 바운드의 모든 인물이 "자신의 삶으로 만든 일종의 덫"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줄거리는 우여곡절이 많아 관객이 마지막까지 추측하게 한다. 기본 계획이 헝클어지며 인물들끼리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나가는 체스 게임이 펼쳐진다. 불규칙 바운드처럼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튕겨 간다. 




#18 : 에디 코일의 친구들 (The Friends Of Eddie Coyle·1973) 피터 예이츠

코믹하고 느긋한 분위기의 케이퍼 필름 〈핫 록 (The Hot Rock)〉를 연출했던 피터 예이츠가 이번에는 비관적이고 암울한 범죄 이야기를 건넨다. 영화는 범죄 영화에 큰 그림자를 던졌다. 〈더 타운〉과 〈킬링 더 소프트〉, 〈노 서든 무브〉와 같은 현대 고전 영화는 〈에디 코일의 친구들〉의 플롯에서 영향을 받았다.      


제목부터 아이러니하다. 에디는 밀매업자 딜런과 은행 강도 지미와 아티를 친구로 생각하지만, 그들은 에디를 기만하고 착취할 뿐이다. 딜런은 자신의 밀매 사업에 에디를 끌어들여서 범죄 혐의를 덤탱이 씌워 놓고도 당당하다. 단속국 요원 정보원이 되어 빠져나갈 구멍을 찾은 딜런과는 달리, 에디는 감옥에서 몇 년을 썩을 판이다. 딜런에 대해 경찰에 불지도 않은 에디는 의리를 지켰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 그 뒷감당을 하기가 버겁다. 냉혹한 강도짓을 벌이는 지미와 아티는 에디를 총기 공급책으로 여길 분이다. 이 역할은 미첨이 가장 잘 소화하는 역할 중 하나로, 지치고 피곤하지만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냥꾼의 밤〉, 〈케이프 피어〉 이후 전형적인 위협적인 포식자 유형의 배우 로버트 미첨은 보스턴 아일랜드계 마피아의 총기 밀매업자 에디 코일로 분한다. 우리는 정보원과 경찰이 도둑들만큼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치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또한 〈에디 코일의 친구들〉은 은행 강도들이 사용한 혁신적이지만 무자비한 방법들로 기억엔 남는다. 그들은 첨단 장비나 뛰어난 계략 없이 단순히 은행장의 가족을 인질로 잡고 있는 방식이다.




#17 : 오션스 3부작 (Ocean's Trilogy·2001-7) 스티븐 소더버그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의 1960년작을 리메이크하면서 현대 하이스트 필름을 재창조했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  매번 화제가 됐던 호화 캐스팅, 패셔너블한 편집, 은근히 효과 만점인 유머감각, 정교한 사기극, 완벽한 절도행각이 영화 내내 당신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오션스 3부작은 마치 코카인을 흡입한 것처럼 관객들을 현혹시키며 현대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그 여세를 몰아 여성 강도단으로 성전환된 스핀오프 <오션스 8>도 제작되었다.




#16 : 위도우즈 (Widows·2018) 스티브 맥퀸

은행을 털다 네 명의 남자가 죽었다. 남편들을 잃은 4명의 미망인이 모여 남편들이 못다 한 일을 마무리하고, 그들 자신의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한다. 주인공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불꽃 튀는, 지적이고 긴박한 고품격 스릴러다.  

   

길리언 플린이 쓴 각본 덕에 단순한 하이스트 영화가 아니라 인종, 계급, 성 역학에 대한 논평이다. 영화는 이러한 주제들을 뉘앙스와 이성적으로 다루며 한스 짐머의 음악은 화면의 동작과 감정을 완벽하게 보완한다.




#15 :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2017) 에드가 라이트

자유를 지향하는 케이퍼 명작에 대한 헌사와 그에 대한 감독의 재해석이 담긴 야심 찬 작품이다. 도주 운전사였던 주인공이 작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여자 친구가 다칠 거라는 협박을 받지만, 무기 거래상이 위장 경찰로 밝혀지면서 상황은 잘못된 방향으로 돌아간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차별화하는 것은 음악사용이다. 오프닝 장면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모든 비트와 리듬이 화면의 액션과 완벽하게 동기화된다. 일종의 주크박스 뮤지컬처럼 음악과 영상이 그렇게 매혹적인 방식으로 매끄럽게 혼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제작자로서의 라이트의 테크닉이다.



    

#14 : 셋 잇 오프 (Set It Off·1996) F. 게리 그레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적인 펀치를 담고 있으며, 개봉 당시 "흑인판 〈델마와 루이스〉, “〈트레인스포팅〉의 LA버전"이라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빈민가의 흑인 여성들이 직면한 경제적인 궁핍뿐 아니라 실업, 양육, 정체성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시하면서 이들이 처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마약, 매춘, 범죄뿐이라는 암울한 단상을 그려내고 있다.    

 

여배우들의 화학작용은 눈에 띄어 그들의 몸부림을 더욱더 오싹하게 만든다. 감독은 여성들이 그러한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이끄는 절망과 분노를 포착하면서 투철한 리얼리즘을 가져온다. 액션 장면은 잘 짜여있으며 클라이맥스는 가슴을 찢는 동시에 폭발적이다.




#13 : 비정의 거리 (Thief·1981) 마이클 만

현실과 매우 흡사한 강도극을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가 딱 맞다. 마이클 만의 장편 데뷔작은 과소평가받지만, 제목(도둑)처럼 전통적인 하이스트 장르의 매력을 머금고 있다. 제임스 칸은 폐쇄적이고 냉정한 보석 도둑 프랭크 역을 맡아 (극도로 위험한) 사업과 새로운 파트너 제시와의 평범한 가정생활에 대한 열망 사이에서 점점 더 갈등하는 인물로 분했다. 프랭크의 삶은 이중, 삼중, 때때로 사중으로 얽히고설키며 정말 꼬이기 시작했고, 그는 이제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 물론 손을 씻기에 마지막 큰 걸림돌이 있다.      


겉보기엔 낭만적이고 우아한 화술로 다이아몬드 도독을 다루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전문적인 직업의 세계를 탐방하듯 황량한 절도의 세계를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탠저린 드럼의 사운드트랙이 그 높은 수준의 장인정신을 강력하게 보좌한다.



      

#12 : 인사이드 맨 (Inside Man·2006) 스파이크 리

스파이크 리는 뉴요커로서의 자신감을 영화 곳곳에 표출한다. 월스트리트 한복판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은 단순하지 않았다. 지능범들의 정교한 인질 뒤섞기 시스템, 사망한 알바니아 독재자 엔버 호샤의 녹취록이 등장하는 순간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된다. 감독은 다양한 스토리라인과 관점을 결합하여 진정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절정의 기량을 펼친다.     


〈인사이드 맨〉은 다른 하이스트 영화들과 차이점은 인종차별주의, 계급주의, 그리고 부패와 같은 더 큰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탐구다. 스파이크 리는 은행 강도를 배경으로 이러한 주제를 더 깊이 파고들며, 영화를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생각하게 만든다.




#11 : 종횡사해 (縱橫四海·1991) 오우삼

케이퍼 무비의 반석, 오우삼과 주윤발의 숨은 코미디 재능과 자신이 세운 홍콩누아르의 유연한 결합을 시도한 작품이다. 이후에 만든 케이퍼 무비들 〈도둑들〉, 〈오션스 트웰브〉, 〈엔트랩먼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오우삼의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여유와 낭만, 충만한 로맨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보여주는 주윤발의 얼굴개그와 후반의 휠체어 댄스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10 : 아스팔트 정글 (Asphalt Jungle·1950) 존 휴스턴 

필름 누아르의 하위 장르를 더 알고 싶다면 이 영화가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다.〈아스팔트 정글〉은 이른바 ‘케이퍼 필름’(Caper Film)의 탄생을 알리는 작품이다. 출소한 주범이 엄선된 전문가들을 선별한 공모과정, 화려한 계획이 실행되는 대담한 절도 시퀀스, 절대 뚫을 수 없다는 금고 및 철통 보안 시스템, 공범들의 충성심을 시험하는 내분과 의심 등 하이스트 필름의 내러티브를 대부분 정립했다.       


동시대의 범죄 영화와 다른 점은, 디테일과 사실성에 대한 관심이다. 관객들은 모의 단계에서 실행에 이르기까지 범죄의 모든 단계를 거치며 영화는 범죄 생활의 냉혹한 현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또 당시 심의 기준인 범죄자는 절대 성공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을 준수했다.



  

#9 :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2016) 데이비드 매켄지

강도 영화의 원조는 원래 '서부극'이다. 현대의 경제적 불안을 담은 <로스트 인 더스트>는 서부극을 21세기에 걸맞게 업데이트했다.



                

#8 : 킬링 (The Killing·1956) 스탠리 큐브릭

큐브릭은 강도 스릴러의 미로 속으로 밀어 넣는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조니 클레이(스털링 헤이든)’은 재기를 위해 마지막 한탕을 노리는 하드보일드 누아르 스릴러이다. 경마장에서 2천만 달러를 노리고 부패 경찰, 명사수, 마권업자, 바텐더, 프로레슬러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팀원들을 모아 범행을 계획한다. 클레이의 아내 ‘셰리(마리 윈저)’는 기대했던 만큼의 부를 가져다주지 않는 클레이의 계략에 지쳐 그에게서 현금을 빼앗기 위해 경쟁 강도를 계획한다. 팜므파탈에게 이용당하고 무시당하는 남자의 어리석음으로 결국 계획은 꼬이고 뜻하지 않은 돌발 상황에 직면한다. 빠른 진행과 뒤죽박죽 된 시간 순서, 언제든 역전 가능한 서스펜스, 다양한 관점에서 범죄를 탐구한다. (이런 혁신 때문에) 후대 그 어떤 영화제작자도 흉내 낼 수 없는 장르의 발명품이 될 수 있었다.



#7 : 스팅 (The Sting·1973) 조지 로이 힐 

아카데미 작품·감독·각본·의상·편집상

<내일을 향해 쏴라, 1969>을 만든 조지 로이 힐과 로버트 레드포드, 폴 뉴먼이 다시 뭉쳤다. 1936년 시카고 암흑가를 무대로, 두뇌게임으로 마피아를 속이는 사기꾼의 활약을 그린 코믹물이다. 카리스마에 관해서 오리지널 다이내믹 듀오인 레드포드와 뉴먼 콤비가 친구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정교하게 계획한다. 두 배우의 화학작용에 흥미진진한 퍼즐에서 난공불락의 고전으로 영화를 끌어올린다.




#6 :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1992) 쿠엔틴 타란티노 

<저수지의 개들>은 이후에 나온 모든 하이스트 영화에 지문을 남겼다. 쿠엔틴 타란티노를 영화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굳힌 영화적 승리로 이끈다. 범죄 장르에 혁명을 일으킨 시대를 초월한 고전으로 비전통적인 스토리텔링과 강렬한 캐릭터가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몰입을 유지시켜 줄 영화를 찾는 모든 영화인들에게 필수적인 클래식이다.    


미스터 핑크, 미스터 화이트 등 가명으로만 알려진 익명의 범죄자 6명이 함께 거액의 다이아몬드 절도를 시도하지만, 경찰이 출동하여 누가 그들을 밀고한 것인지 의심을 품게 된다. 편집증과 고조되는 긴장감으로 가득한 이 컬트 하이스트 영화에서 하비 케이텔, 팀 로스, 스티브 부세미, 마이클 매드슨의 연기가 특히 뛰어나다. 각각의 캐릭터는 독특하고 기억에 남으며, 그들을 더욱 매혹시키는 개성과 결점을 갖고 있다. 화면에 펼쳐지는 잔혹한 폭력과 대비되는 날카로운 재치와 어두운 유머가 돋보이는 타란티노 특유의 대사가 여기저기서 한껏 발휘되고 있다. 비선형 서술와 70년대 올드팝은 영화의 투박한 미학을 완벽하게 보완한다. 이처럼 실제 화면상으로 강도질을 보여주진 않지만, 떼강도들 사이에 퍼진 의심이 어떻게 조직을 와해시키는지에 관한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5 : 인셉션 (Inception·2010) 크리스토퍼 놀런

케이퍼 장르의 지평을 넓히고 새롭게 정의한 작품이다. '생각을 훔치는 거대한 전쟁'을 교묘하고 독창적인 병렬 편집으로 짰다. 영화는 꿈에 들어가 조직할 수 있는 범죄자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따라간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은 콥은 자신의 전과를 깨끗이 지우기 위해 꿈속의 꿈(Dream Within A Dream)’을 수행해야 한다. 줄거리는 복잡하고 겹겹이 쌓여 있으며 여러분을 숨 막히게 할 곡절이 숨겨져 있다. 〈인셉션〉이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놀란의 경이적인 상상력의 증거인 놀라운 비주얼에 있다. 회전하는 복도 싸움 장면부터 잠재의식을 반영하는 숨 막히는 도시 풍경까지 모든 프레임이 예술이다.


  

          

#4 : 리피피 (Du Rififi Chez Les Hommes·1955) 줄스 다신

프랑수아 트뤼포는 〈리피피〉에 대해 "줄스 다신은 내가 본 최고의 범죄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칭송했다. 하이스트 장르의 할아버지이며, 현실을 스크린에다 복제한 첫 번째 작품 중 하나다.    

  

이 시조새는 초기 범죄자들의 광채를 느끼게 한다. 절도단 ‘리피피’는 경찰과 경쟁 갱단뿐만 아니라 완벽한 범죄를 계획하면서 서로를 이겨내야 한다. 대사와 음악이 전혀 없는 28분간의 강도 세트피스는 그 자체로 문화재로 남아 있으며, 매번 깨끗하게 도주하는 대담함은 전설이 되었다. 다신은 카메라에 손을 얹은 채 윙크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이는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파리의 보석상에서 보석을 훔치려는 도둑들만큼이나 교묘한 수법의 달인임을 암시하는 것 같다. 그만큼 줄스 다신은 범죄에 대한 묘사와 철저한 계획, 숨 막히는 스릴에 대해 실감 나게 그린 선구자의 반열에 올라있다.




#3 : 히트 (Heat·1995) 마이클 만

마이클 만처럼 범죄의 세계를 실감나게 그리는 감독은 드물 것이다. 만은 영화 촬영을 앞두고 9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마다 LAPD 경찰이 출동하는 실제 범죄 현장의 모습을 견학했다. 그 결과 도시의 숨겨진 구석구석을 집요하게 쫓는 고양이와 쥐게임 같은 영화가 탄생했다. 로버트 드니로가 이끄는 고도로 숙련된 강도단의 무용담과 알 파치노가 연기한 범죄를 척결하려는 경찰 사이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역동적으로 그렸다. 두 인물 사이의 긴장감은 뚜렷하고, 그들이 함께 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만의 연출은 흠잡을 데 없이 범죄의 처절한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로스앤젤레스의 스카이라인의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액션 시퀀스는 전문적으로 짜여있고, 사운드 디자인은 각 장면의 현실감을 더해준다. 그래서 <히트>는 장르의 대명사가 되었고,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일종의 전설적인 지위를 얻었다. 덧붙여, 드니로와 파치노 외에 발 킬머는 자신의 사생활과 직업으로서의 범죄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말썽꾸러기 도둑으로 빛난다. 




#2 : 암흑가의 세 사람 (Le Cercle Rouge ·1970) 장 피에르 멜빌

석가모니에게서 원제인〈붉은 원〉을 따왔다. 윤회처럼 범죄도 벗어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 파리 스릴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담고 있다. 거만하고 화려하게 보이는 파리의 풍경들,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알랭 들롱. 그의 코리가 모범수 생활을 마치고 일찍 출소하자, 그는 곧바로 강도를 노리는 보석 가게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 남자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30분짜리 강탈 시퀀스는 하나의 종교의식처럼 고결하고, 숭고하다. 샘 페킨파나 오우삼처럼 슬로 모션을 걸어 액션을 늘리기보다 짧게 치고 빠지는 액션이 인상적이다. 



    

#1 : 뜨거운 오후 (Dog Day Afternoon·1975) 시드니 루멧 

시드니 루멧의 영화가 시작될 때 ‘소니(알 파치노)’의 강도단은 하이스트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자비한 범죄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의 즉각적으로 그들의 계획은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그들은 그저 잘못된 길로 들어선 애송이들에 불과하다. 연인의 성전환 수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브루클린 은행을 털었지만, 금고는 텅 비어있고, 소니는 자신이 인질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뜨거운 오후〉가 정말로 변별력을 가지게 된 것은 범행 동기에 대한 미묘한 묘사 덕분이다. 영화는 스릴 넘치게 전개되면서도 프랭크 피어슨의 시나리오는 정체성·성·사회적 기대에 대한 주제를 탐구한다. 특히 미디어에 의해 은행 강도범은 우연히 유명인으로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은 여러 복잡한 기분과 생각을 들게 한다. 오직 시청률에 목메는 언론을 통해 지금도 유효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 1972년 실화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와 같은 방식으로 촬영된 〈뜨거운 오후〉는 쿼어 캐릭터를 동정적으로 묘사한 주류 할리우드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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