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Thank U, Next》 후기·리뷰_카타르시스의 미학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말했듯이 카타르시스의 정의를 다시금 떠올리게한다. '비극(悲劇) 속의 연민과 공포(恐怖)를 통해서 마음이 정화되고 쾌감을 느끼는 일'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이 앨범은 그녀의 전 남자친구 맥 밀러의 죽음과 약혼자 피트 데이빗슨 (Pete Davidson)과의 결별을 포함한 개인적인 사생활을 담았다.
그런만큼 이 앨범은 가사를 들어야만 한다. 'needy'와 'NASA'는 파혼한 피앙새, 데이비슨과의 관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있고, 앨범의 핵심으로 보이는 'Ghostin'의 가사는 얼마전 사망한 전 남자친구 맥 밀러 (Mac Miller)를 유령으로 그리며 자신의 비극을 노래한다. 또, 웬디 르네 (Wendy Rene)의 'After Laughter (Comes Tears)'를 샘플링한 'fake smile'은 유명인으로써 자신의 이중성을 고해성사한다. 이처럼 그녀가 음악가이므로 자신의 비극과 트라우마를 음악으로 자신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정화한다.
솔직히 음악적으로 신스베이스, 보컬샘플 등 어디를 봐도 엄청난 음악적 진보를 일으킨 앨범은 아니다.
(해외평론이 지적한대로 리아나 (Rihanna)의《ANTI》와 비욘세(Beyonce)의《Beyonce》에서 영감을 얻은게 분명하다.) 그렇지만, 흥미로운 지점도 발견할 수 있다. 'bad idea'와 'NASA'은 그녀의 초창기 팝 트랙이고, 'thank u, next'은 그녀의 1집이 슬쩍 연상시킬만큼 90년대 R&B 스타일을 충실히 재현했다. 이렇듯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그녀가 해왔던 음악스타일을 점검하며, 테일러 스위프트의《reputation (2017)》보다는 완만한 변화를 꾀했다.
'7 rings'은 트랩을 받아들이면서《사운드 오브 뮤직》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My Favorite Things)'을 샘플링했다. 이 곡의 가사는 굉장히 놀라운데, 돈자랑이라면, 보통 자기 중심적인데 반해 여기서는 관계지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여성답게 6명의 친구들에게 7개의 반지를 사며 부를 과시한다. 이처럼 쇼핑과 여성지향적인 교우관계는 제법 재밌다.
'break up with your girlfriend, i'm bored'은 임자가 있는 상대방을 유혹한다. 맨 마지막 트랙을 이렇게 도발적인 내용을 담은 것은 자신이 트라우마를 딛고 성장했다는 반증과도 같다.
총평하자면, 초반은 데이빗슨과의 파혼을 중반부터 맥 밀러의 사망, 후반부에는 자신의 성공을 자축하며 새로운 연애를 꿈꾼다. R&B를 주축으로 그 중간중간 상큼한 팝과 트랩을 깔아놓는 영리한 곡구성을 하며, 앨범전체적인 통일성도 기꺼이 챙긴다. 그녀가 자신의 가능성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나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1964년 비틀즈 이후로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 2, 3위를 모두 차지하게 됐다.
●23개평가를 종합한 메타크리딕에서 평균 86점을 맞을만큼 호평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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