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sitance, 2019 영화 후기
[줄거리]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3.1 만세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3.1 운동을 대표하는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그려 그 의미를 더한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 (A Resitance, 2019)》후기·리뷰_역사와 위인을 대하는 진정성
조민호 감독(연출작: 10억, 강적, 정글 쥬스)은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일 뿐 아니라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예술영화 지원을 받아 10억 이내 예산 속에서 기획되고 만들어진 영화다"라고 말했다.
먼저 유관순이 주도했다고 알려진 3.1 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짚어보자!
1919년 민족대표 33인이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며, 전국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이 일어났다. 그 결과,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결국 우리나라의 정통성은 3.1 만세운동에서 찾는다. 원래 단군 연호를 채택하려고 했지만, 제헌국회의장 이승만은 임시정부 법통을 대한민국 연호로 고집하였다. 결국 1948년 제헌헌법에는 '건국 30주년'으로 공표됐다.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이 아니라 그로부터 1년 후 1920년 서대문 형무소를 회고한다. 저예산 영화인만큼 웅대한 역사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역사책 혹은 교과서에 기술된 3.1 운동의 주역으로써 활약을 그리는 게 아니라 16세 소녀가 왜 3.1 만세운동을 결심했는지와 같은 유관순 열사의 굳은 심지와 용기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열사가 고문을 당하고, 일제에 학살당하는 장면은 비교적 순화됐다. 일세 강점기 독립운동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이 저지르는 역사가 가진 아픔을 통해 감정을 동요케 하거나 모두가 아는 위인(실존인물)을 영화화하면서 게으르게 편리하게 소비시키지 않고, 17세 소녀가 1년 전 각오한 행동에 대해 진지하게 되묻는다.
수감생활은 (예산상의 부족으로) 표현적 한계를 노출한다. 3평도 안 되는 좁디 좁은 감옥 8호실 안에다
25명의 여성을 빼곡히 수감한 터라 답답하다. 그래도 흑백 화면이라 그런 갑갑한 폐쇄공포와 고문 장면 어느 정도 중화시켜주긴 한다. 그리고, 수감되기 이전의 이야기는 컬러로 대비를 적절히 이뤄서 가뜩이나 극적 긴장이 약한 작품에 숨통을 트여준다. 소재의 측면에서도 드라마틱한 전개가 불가하다. 그리고 영화상의 헛접을 종종 한국인의 정서적 공감에 기댄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2가지 장점을 우직하게 밀고 간다.
첫째, 유관순을 연기한 고아성은 자필편지를 쓸 정도로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 충실히 재해석했다.
그녀 외에도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같은 배우들도 진지하게 연기했다.
둘째, 역사에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열사를 초인적인 위인으로 그리지 않았다.
16세 소녀가 왜 3.1 운동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진짜 그녀가 전국적인 비폭력 운동을 움직였을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 학생이면서 여자인 몸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만세운동을 하다 옥사한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비쳤을테다. 실제 그녀는 광복 직후도 아니고, 한참 뒤 1962년,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으로 건국공로훈장 단장(현재의 건국훈장 독립장, 3등급)에 추서 되었다는 점에서 이런 추측은 신빙성을 가진다.
이렇듯, 역사적 업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해서 유관순 열사를 쉬이 폄하할 수 없는 이유가 '항거:유관순 이야기'에 담겨있다.
★★★ (3.0/5.0)
Good : 유관순이라는 '인물'과 '정신'이 가슴에 와 닿는다
Caution : 솔까말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지 않다.
●1920년 9월 28일, 모진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옥사. 얼마나 고문이 참혹했던지, 이화학당에서 시체를 반환할 것을 요구했을 당시 서대문형무소에서 거부할 지경이었다는 비화가 있다. 교장 룰루 프라이는 유관순의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를 치러주었다.
●3.1절을 성대히 기념하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제 안위를 잊고 불의에 항거했던 우리 선조들의 행동과 신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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