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e Your Love, 2019 > 후기
[줄거리] ‘척’만 하자고요… ‘척’만!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는 ‘성석’(김동욱)
엄마와 세 오빠의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 나만의 인생을 찾고 싶은 ‘해주’(고성희)
부모님의 등쌀에 못 이겨 나간 맞선 자리에서 만나게 된 둘은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딱! 3년 간만 결혼하는 ‘척’하기로 계약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 준비가 진행될수록
방해꾼들은 늘어만 가고,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닌데…
결혼하는 척, 같이 사는 척, 딱! 3년만 하는 척! 척!
과연 두 사람의 ‘하는 척’은 성공할 수 있을까?
《어쩌다, 결혼 (Trade Your Love, 2019)》후기·리뷰_어쩌다 또 이런 영화가?
남자 주인공, 정성석(김동욱)은 어머니를 버리고 새장가에 든 아버지(최일화)는 아버지는 유산 상속의 조건으로 ‘결혼’을 내걸었다. 그런데 성석은 애 딸린 유부녀를 사랑한다. 차마 아버지에 소개하지 못하고 그녀와의 도피를 위해 위장결혼을 결심한다.
여자 주인공, 박해주(고성희)는 '육상 요정'이란 별명처럼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고 은퇴한다. 꿈을 잃어버린 해주는 시집가라는 집안의 성화에 시달린다. “뭘 해야 할지도 아직 모르는데 누구와 살 지부터 결정하라니" 해주의 내레이션은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성석은 해주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했고, 해주는 '3년 후 이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이를 받아들인다.
이 영화는 박호찬, 박수진 두 남녀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부터 연출까지 함께했다. 성석의 이야기는 박호찬 감독이, 해주의 이야기는 박수진 감독이 맡아서 남녀의 내면을 생생하게 표현하려 애썼다. 그런데 러닝타임 87분은 지나치게 짧다.
그런데 두 남녀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를 전혀 따라가지 않는다.
진부할지언정 클리셰를 따라갔더라면 로코 특유의 매력을 담았겠지만, <어쩌다, 결혼>은 전혀 달달하지 않다.
계약결혼을 내세워 2030 결혼관을 그리려는 웅대한 포부는 상영된 지 채 20분도 못되어서 갈피를 잃고 꼬꾸라진다.
첫째, 캐릭터의 매력이 없다. 그리고, 주인공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의문이 든다.
정성석(김동욱)은 이혼녀 오혜진(이채은) 에게 차이자 다른 여자에게 같이 프랑스로 떠나자고 한다. 상속재산이 목적인 바람둥이한테 마음을 줄 관객은 없다. 그리고, 박해주(고성희)는 서 과장(조우진)과 잤으면서 왜 스토커 취급을 하는지 88분내내 설명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고성희는 TV 드라마에서나 할법한 호흡이 긴 연기를 한다. 그래서 쇼트 자체가 불필요하게 길다.
이렇듯 인물의 선택지가 개연성을 잃으니'굳이 저런 선택을 왜 하나?' 싶고, 관객들은 먼산 쳐다보듯 공감대가 끊긴다. 로맨틱 코미디라면 '마치 내 연애사 같은 몰입감이 생겨야 하는데, 회사 동료에게 듣던 '남의 연애사' 같이 시큰둥해진다.
둘째, 감독들이 제시하는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통찰이 엿보이지 않는다.
재벌 아버지가 결혼하면 정성석(김동욱)에게 유산하겠다는 설정은 막장드라마에서 숱하게 봤었고, 박해주(고성희)가 가족들에게 결혼을 종용받는 대목은 <가문의 부활>이 떠오를 정도로 고리타분하다.
3포 세대들은 그냥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것이다. 결혼비용이 부담스러운 2030세대의 처지와 달리 재벌 드라마에서나 보던 설정이 끼어들고, 할리우드에서나 통용될 '혼전계약서' 같은 설정은 남의 나라얘기나 다름없다.
셋째, 카메오에게만 의존한 볼거리도 문제다.
정우성, 이정재, 염정아, 조우진, 김선영, 황보라, 김의성, 임예진, 한성천, 손지현, 유승목, 이준형 등 초호화 카메오 군단을 자랑한다. 그런데 시나리오 상의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고, 감독들이 정확한 디렉팅을 해주지 않아 극과 유리된다. 특히 이정재, 정우성 같은 스타들은, 극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다. 별 필요성 없는데 네임벨류가 높으니까 그냥 극에 끼워 넣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김선영과 조우진만큼은 살아 숨 쉰다. 그들이 등장하면, 이 영화가 나름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인다.
☆ (0.4/5.0)
Good : 조우진과 김선영은 씬 스틸러답게 맹활약한다.
Caution : 감독들의 치열한 고민과 성찰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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