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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r 12. 2019

클린트 이스트우드 추천영화 20편

TOP 20 CLINT EASTWOOD MOVIES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9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꾸준히 걸작을 만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명감독이자 명배우이다. 스파게티 웨스턴의 상징이자, 할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한 명으로서 60년대에는 서부영화로,

70년대에는《더티 해리》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90년대부터는 드라마성 강한 영화들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이자 명감독이다. 연기자로서도 개성을 인정받았고, 영화감독으로도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 등 거장 대접을 받고 있다. 또한 인기 덕에 정치 쪽에도 잠깐 발을 디뎌 캘리포니아주 카멜시의 시장을 지냈었다.


그의 영화적 스승인 세르지오 레오네에게 《용서받지 못한 자》를 헌정했으며,  60년대 달러 3부작 이후 이 장르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조명한다. 그리고, 2008년 《그랜 토리노》를 통해 또 다른 스승, 돈 시겔에게도 비슷한 찬사를 보냈다. 그는 스타일리스트도 아니며, 형식주의자도 아니다. 다만 이야기를 찍을 뿐이다. 이스트우드의 연출관은 너무 평범하다.


“나는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거기에 모든 것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야기는 핵이다. 그런 다음 이미지가 어떻게 하면 이야기에 가장 잘 조응할지, 어떤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킬지,

그것을 어떤 감정과 어떤 음조에 담을지를 고민한다.”


리허설은 없고, 테이크도 두세 번 이상은 가지 않는 제작 경제성으로, “액션”이라고 소리치는 대신 “좋아요, 준비되면 시작하세요”라고 말하고, “컷”이라고 외치는 대신 “좋아요, 그 정도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배우들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연기지도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미스틱 리버>에서 그와 함께 작업한 숀 펜은 “지금껏 만나본 미국의 우상 중 가장 실망시키지 않은 사람”이라고 그를 평했다. 게다가 《체인질링》,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미스틱 리버》 등의 음악도 역시 직접 작곡했다.





#20 : 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2015) 

아카데미 음향편집상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작 중 가장 높은 흥행수익을 올린 영화로, 북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가 지배하는 시대에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미군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저격수로 알려진 네이비실 대원 크리스 카일의 전기 영화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애국심, 가족에 대한 책임감 등 복잡한 관계를 다루면서도 이스트우드는 본인의 보수적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것에 비해 놀라울정도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19 :  페일라이더 (PALE RIDER·1985)

일반적으로 <셰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알려있지만, 화려한 총격전은 스타일리시하다. 장르의 전통에 고개를 끄덕이며 총열과 약실에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총격 시퀀스를 연출했다. 80년대 서부 영화는 범죄 스릴러 영화가 인기에 가려진 것처럼 보였다. 이스트우드는 웨스턴에서 채굴한 홤금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박스 오피스에서 그 인기를 확인했다. 


주인공은 죽음을 뜻하는 동의어로 신성한 존재로 등장한다. '목사(클린트 이스트우드)'라 불리는 총잡이는 요한계시록 6장 8절을 낭송하며, 로우 앵글로 촬영하여 마치 묵시록의 4기사인양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방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18 : 독수리 요새 (Where Eagles Dare·1968) 브라이언 G. 허튼

순수한 도피의 즐거움, 이스트우드와 리처드 버튼은 난공불락의 산꼭대기 나치 요새를 습격해야 하는 낙하산 부대원의 이야기에서 예상치 못한 그러나 만족스러운 버디 무비를 선사한다. 독일에서 삼엄한 경비를 자랑하는 성 안에 포로로 잡혀있는 미군을 구출하는 대담한 작전은 실감나는 스턴트 액션 시퀀스로 세월을 비켜나있다. 액션 시퀀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돋보인다.




#17 :  평원의 무법자 (HIGH PLAINS DRIFTER·1973)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은 이스트우드를 스타로 만든 장르에 관해서 깊이 있게 성찰한 결과물이 분명하다. '이름 없는 방랑자(이스트우드)'는 안티 히어로 수준이 아닌 진짜 악당에 버금갈 정도로 비정하다. 방랑자는 곧 감옥에서 풀려날 갱단으로부터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을 맺는다. 그는 임무를 수락하지만 숨은 동기가 있다. 이득을 위해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서부시대를 미화 없이 냉소적이고 폭력적이고,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는데, 스파게티 웨스턴에다 미스터리 스릴러 화법을 도입해 굉장히 독특한 웨스턴을 찍었다.


서부극의 상징인 '존 웨인'은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개척주의라곤 눈곱만큼도 없다"라고 힐난했다.




#16 : 사선에서 (In The Line Of Fire·1993) 볼프강 페테르젠

이스트우드는 존 F.케네디 암살 당시 그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대통령 경호원을 연기한다. 30년 후 현직으로 복귀하여 잠재적 암살자가 현직 대통령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그를 시험대에 올린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과거의 실패를 곱씹으면서 또 한번 고통받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이스트우드의 스크린 존재감 외에 볼프강 페테르젠의 뛰어난 연출력과 존 말코비치의 매력적인 악역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5 : 무법자 조지 웨일스 (THE OUTLAW JOSEY WALES·1976)

영화감독 이스트우드의 경력에서 일종의 전환점에 해당된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서부극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에 서부극의 최후를 장식할 스완송을 작곡한다.  주인공은 아내와 아들을 남부연합 민병대에 의해 살해된 후 불타는 복수를 감행한다. 그의 머리에 5000달러의 현상금이 걸렸지만 그 여정을 멈추지 ㅇ낳는다.


마카로니 웨스턴의 세르지오 레오네와 전통 서부극의 거장, 존 포드 스타일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거기다 소수자와 연대하는 로드무비 형식과 돈 시겔의 '장면의 효율성' 미학이 여기 집결돼 있다.




#14 : 알카트라즈 탈출 (Escape From Alcatraz·1979) 돈 시겔

196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 만에 있는 유명한 알카트라즈 감옥에서 일어난 악명 높은 탈옥 시도를 극화한 작품이다. 실화를 있는 그대로로 옮겨 와서 사실감을 높였다. 이스트우드가 돈 시겔 감독과 함께 만든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이며, 기발하고 대담한 탈옥 시퀀스가 긴장감 넘친다.




#13 : 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2006) 

1945년 2월19일 오전 9시. 미 해병대는 2만 2천명의 일본군이 주둔한 이오지마섬에 상륙한다. 5일이면 함락이 가능하다는 윗분들의 호언은 틀렸다. 3월 25일에야 겨우 점령했으며, 2만여명이 부상당하고, 6천여명이 전사했다.  이오지마에 깃발을 게양하는 전시 사진을 찍힌 미 해병대원은 전쟁기금 마련을 위한 홍보활동에 참여한다. 이스트우드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영웅신화의 허상을 고발한다. 아들의 깃발은 베트남에서, 손자의 깃발은 이라크에서 펄럭인다. 깃발이 상징하는 비천한 국가주의를 일본군의 시각에서도 다루기이 위해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연작으로 구상한다.




#12 : 퍼펙트 월드 (A Perfect World·1993)

한 탈옥수의 여정과 그와 소년과의 서글픈 우정을 그린 단순한 휴먼드라마처럼 보이지만 미국사회의 폭력성과 이상사회에의 동경을 가슴저리게 묘사한 수작이었다.


그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보수성, 즉 ‘가족주의’, ‘가장 책임주의’를 표출한다. 가장은 가족을 위해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상과 현실 속에서 그는 책임을 다할까라고 묻는다.




#11 :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Play Misty For Me·1971)

흔히 스토커를 다룬 대중적인 첫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라디오DJ ‘데이브 가버(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술집에서 만난 낯선 여성과 원 나잇 스탠드를 갖게 되지만, 그녀가 평소 자신을 스토킹하는 여성임을 깨닫게 된다. 강력한 밀실 공포증을 동반한 심리 스릴러로 마지막까지 집착의 끈을 놓지 않는다.




#10 : 버드 (Bird·1988)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아카데미 음향상

재즈 애호가인 이스트우드는 1940년대 중반 재즈의 정통성을 깨고 비밥을 개척한 선구자 찰리 파커를 조명한다. 


전기영화지만 주류 취향에 편승한 과장이나 미화 행렬에 동참하지 않는다. 대신 1940년대 흑인 남성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음악적 천재성과 개인적 연약함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중독과 천재성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진부한 표현을 피하면서 파커의 투쟁을 당당하고 정중하게 접근한다. 음악천재를 연기한 포레스트 휘테커는 인간적인 면모를 자연스럽게 풍기는 연기로 극을 장악한다.




#9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1995)

이 멜로드라마는 <버드(Bird, 1988)>와 더불어 이야기꾼으로써 그가 일정정도 경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여성심리에 대한 묘사가 기가 막힌데, 설렘, 히스테리, 증오 같은 복잡한 여자의 마음을 영상에 담았다.


후에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와 <체인질링(2008)>같은 여성캐릭터를 살리는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8 : 더티 해리 (Dirty Harry·1971-1988) 돈 시겔 外

주인공 해리 캘러한 형사는 한국영화 속 강철중(공공의 적), 서도철(베테랑), 마석도(범죄도시)의 모티브이다. 망나니 형사의 원조지만, 파시스트적이고 편집광적인 해리는 60년대적인 방종에 대한 미국 기성세대의 광적 혐오감을 서부극의 무법자 캐릭터에 주입한 매우 모순적이고 함축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으로 해리가 매그넘 44 권총으로 세상의 도덕을 바로잡는 원칙은 '이스트우드식 비온정주의' 혹은 '이스트우디즘(Eastwoodism)'으로 그의 영화의 한 축이다.




#7 :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 (Sully·2016)

세월호 참사 이후 '시스템의 부재'를 체감한 한국사회에서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은 판타지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설리 본인은 '승객을 살려서' 라기보다 ‘기장으로서 할 일에 실패했다'는 데서 자신의 결정을 의심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크리스는 영웅이 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단지 군인으로서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이렇듯 이 두 영화를 비교해 보면, 이스트우드는 묵직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 것이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와 <아버지의 깃발>이 한쌍이었듯이, <설리>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영웅주의를 반문한다.




#6 : 미스틱 리버 (MYSTIC RIVER·2003)

아카데미 남우주·조연상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주로 지각과 인상을 다루기에 주제와 의미로 읽어서는 안 된다. 대구와 대응의 의미 구조들이 양산되고, 기승전결의 드라마 구조가 뚜렷해지고, 캐릭터들의 면면이 정확히 나뉘는 '고전주의' 연출법을 선호한다.


쉽게 말해, 극영화의 오래된 관습적 이음새만으로 인물들이 살고 있는 다른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5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LETTERS FROM IWO JIMA·2006)

아카데미 음향편집상

이스트우드는 하나의 사건(전쟁)을 중심에 두고 우리(아군)가 주인공인 영화 <아버지의 깃발>와 그들(적군)이 주인공인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한꺼번에 만들었다. 이것은 영화사에서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이다. <아버지의 깃발>가 미국사회의 영웅 이미지 소비방식에 대한 예민한 비평이 담겨 있는데 반해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국민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비정한 일본의 국가주의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가 종종 비판받는 그의 우파정치학이 '절대적 자유주의'임을 드러낸다. '내'가 존중받기 위해서는 '타인'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히 더 그러하다.




#4 : 그랜 토리노 (Gran Torino·2008)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배우 은퇴식을 겸해서 '총으로 흥한' 자신을 고해성사한다. 이스트우드의 보수적 이상, 즉, 개인의 책임의식, 중범죄에 대한 무관용, 사유재산 보호를 악에 대한 무자비한 응징을 가하는 캘러한 형사 등 보복주의 영웅상을 통해서 표출해 왔다.


뜻밖에도 이번엔 평화주의적 해결책의 손을 들어준다. 이렇듯 ‘이스트우드주의'을 참회한다.





#3 : 밀리언 달러 베이비  (MILLION DOLLAR BABY·2004)

아카데미 작품·감독·여우주연·남우조연상

이스트우드는 “내 생각에 이건 복싱영화가 아닙니다. 아버지와 딸의 러브스토리이고, 희망과 꿈에 관한 것이지요. 그것이 복싱의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장르적으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멜로드라마’이고, 의미적으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다루었던 <퍼펙트 월드>의 다른 버전이다.


그는 아버지의 역할을 다시금 묻는다. 또한, 연예인 이스트우드가 겪었던 성공의 위험한 유혹과 비온정주의로 대변되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보수주의)와의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2 :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1992)

아카데미 작품·감독·편집·남우조연상

그의 이름을 명실상부한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을 소개할 시간이다. 이스트우드는 감독이자 배우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았다. 그의 멘토인 레오네와 시겔을 포함한 선배 감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스트우드는 자신의 영화이력에 대한 고통스럽고 깊은 고뇌에 잠겨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부극의 아이콘이 서부극의 묘비명을 세우는 동시에 장르성을 복원하고, 사유를 더했다. 웨스턴의 힘, 그 엄청난 대중성을 가능케 한 배후의 구조와 이데올로기, 그것을 통해 스타에 이르게 된 자신 모두가 이 성찰의 대상이 하는 탈신화화를 꾀하는 동시에 후반부 시퀀스는 서부영화의 장르적 쾌감을 그대로 동반한다.




#1 : 달러 3부작 (The Dollars Trilogy·1964-6) 세르지오 레오네

눈을 떼기 힘든 몰입형 경험을 안겨준다. 이름 없는 무법자가 나오는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 세 작품을 한데 묶어 '달러 3부작'이라 부른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에 맞춰 레오네는 관객에게 누가 옳고 그른지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이끈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은 개척정신과 영웅신화에 별 관심이 없다. 인물들은 이미 자기 안의 탐욕과 허무에 눈을 떴으며, 세상은 자본과 전쟁으로 얽혀 있다. 절대적 가치가 무너져 내린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찡그리며 담배 피우는 그의 모습은 이후 그의 영화세계에 중요한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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