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 & Mrs. Cops·2019》
[줄거리] 민원실 퇴출 0순위 전직 전설의 형사 '미영'과 민원실로 밀려난 현직 꼴통 형사 '지혜'.
집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대는 시누이올케 사이인 두 사람은 민원실에 신고 접수를 하기 위해 왔다가 차도에 뛰어든 한 여성을 목격하고 그녀가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란 사실을 알게 된다.
강력반, 사이버 범죄 수사대, 여성청소년계까지 경찰 내 모든 부서들에서 복잡한 절차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건이 밀려나자 '미영’과 ‘지혜’는 비공식 수사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수사가 진전될수록 형사의 본능이 꿈틀대는 ‘미영’과 정의감에 활활 불타는 ‘지혜’는 드디어 용의자들과 마주할 기회를 잡게 되는데…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합동 수사가 펼쳐진다!
경찰영화는 1970년대에 발현해서 90년대 중반까지 상업영화 최전선에서 다뤄졌던 장르다.우리나라도 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주류 영화로써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이토록 친숙한 장르이므로 《걸캅스》 역시 장르에 꽤 충실하다. 동경하는 여성상을 내세운 걸크러시 혹은 페미니즘을 포함한 PC주의를 내세워서 2명의 버디 캅(여형사 콤비)를 민원실 주무관인 천재 해커, 교통정보과 직원들까지 영화 곳곳에 여성 배역으로 꽉꽉 채웠다. 대신에 남성들은 잠재적 범죄자 혹은 방관자로 그려진다.
페미니즘을 내세웠다고 해서 꼭 '남자 대 여자'라는 1차원적 성대결 구도로 끌고 갈 필요는 없다.
페미니즘이 정립되기까지 존 스튜어트 밀, 로버트 오언, 칼 마르크스, 샤를 푸리에 등 남성 철학자들이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음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리고, 주디스 버틀러 등이 주장하는 제3기 페미니즘은 남성과 소수자들과 연대를 중시한다. 《걸캅스》는 이 같은 페미니즘에 대한 사상적 이해가 현격히 떨어진다.
그 결과는 곧장 《걸캅스》의 주요 캐릭터 묘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더티 해리》 이후 형사물에서 형사들은 생 날 것 같은 야성미를 강조해왔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우영민(박중훈), 《공공의 적》에서의 강철중(설경구), 《범죄도시》의 마석도(마동석)까지 죄다 그런 클리셰가 꾸준히 반복되었다.
《걸캅스》 역시 그런 장르의 관습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지만, 그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않다.
한 명은 터프한 남성성을 몰아넣어서 과거 남성이 주연한 형사물을 어설프게 흉내 내고,
또 다른 한 명에게는 (여성영화답게) 여성성을 강조했는데, 경찰이라기보다는 모델에 가까워 보인다.
즉, 이 같은 대비가 선명하기는커녕 설정이 과해서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전개 과정을 지켜보면, 도대체 어디가 칼 크러시인지 모를 정도로 '여성 영화'를 내세우면서 남성 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Cntl+C, Cntl+V 하고 있다. 주인공만 여성으로 바뀌었던 《고스트 버스터즈》, 《오션스 8》의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한다. 물론 할리우드보다도 캐릭터 묘사가 얄팍하다.
그리고, 시누이와 올케 사이를 내세워 '시월드'를 개그 소재로 삼는다. 한물간 80년대 코미디를 던지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성범죄'같이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극 분위기상 코미디가 전혀 어울리질 못했다는 점이다.
활극 다운 재미도, 맛깔나는 캐릭터를 보는 맛도 없다면, 결국 수사 과정이라도 쫄깃쫄깃해야 한다.
그런데 《걸캅스》 속 여형사들의 수사 과정은 지리멸렬하다. 도대체 라미란과 이성경이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능력하다. 부실한 추리도 문제지만, 설정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듯싶다. 예를 들어 민원실 팀장이 수사를 진행하는 대목에서는 실소마저 터져 나온다.
★☆ (1.5/5.0)
Good : 시의적절한 여성 영화 콘셉트
Caution : 욕 없으면 대사가 안 써지나 보다! 흠!
● 카메오가 많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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