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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30. 2019

영화 기생충_수직으로 그려진 계급우화

Parasite, 2019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줄거리] “폐 끼치고 싶진 않았어요''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 민혁(박서준)이 연결시켜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 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기생충 Parasite, 2019》 후기·리뷰 _수직으로 그려진 계급우화

●장르를 다루는 장인, 봉준호

봉준호는 장르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장르의 법칙이라 할 수 있는 클리셰를

어떨때는 기막히게 이용하고, 다른 경우엔 철저하게 배격한다. 


그렇기에 <기생충>은 뻔한 장르영화이면서도 새로운 변주를 가득 담고 있다.

익숙한 기시감에서 관객들은 안도할 것이며, 생경한 클리셰 비틀기에 열광하게 된다.


봉준호는 이 2가지 효과에 능수능란했기에 세계적인 거장 중 한명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왠만한 대가들도 엄두를 낼 수 없을 만큼 하나의 주제를 향해 

클리셰를 반영했다가 혹은 배격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다.


그럼 왜 관객들은 <기생충>이야기에 쉽게 빠질까? 

●빈부격차에 대한 탁월한 시각적 묘사

영화를 말하기 전에 <기생>이라는 생태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자.

기생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영양분을 빼앗으면서 살아가는 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사회학적으로 환원해보면, 경제활동이 없는 소위 백수다.

극중 송강호 가족은 직업이 없다. 돈벌이가 없기에 그들은 지하에 산다. 


반면에 이선균 가족은 저택에 살며,

(김기영 감독처럼) 계단 등 수직적 이미지로 두 가족 혹은 두 계층간 대비를 선명히 한다.


그럼 영화는 무얼 말하는가? 경제사(史)적으로 신자유주의가 도래하면서 제조업에 쇠퇴하고, 금융·IT·서비스업이 경제성장의 주축이 된다. 즉, 2차 산업의 고용률이 줄어들고,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  그외 외주(아웃소싱), 도요타생산방식 / JIT (Just In Time) 로 대표되는 비용을 줄이려는 원가회계가 도입되면서 우리는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시대를 살게된다. 실업이 늘고, 노동소득은 제자리 걸음에 머문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경제학, 회계학, 사회학을 몰라도 누구나 피부로 느낀다. 물가는 오르는데 봉급은 정체된 시대에 살고 있기에 <기생충>이 전하는 메시지에 절로 공감하게 된다. 


끝으로, 골치아픈 학문적 얘기말고, 영화적으로만 분석해보자! 


●  <기생충>을 샅샅히 분석해보자!


봉준호가 밝히길 영화를 만들면서 김기영, 앨프리드 히치콕, 

앙리 조르주 클루조, 클로드 샤브롤, 이마무라 쇼헤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자! 그럼 한번 뜯어보자, 시대상에 대한 반영하는데 탁월한 김기영

절묘한 기법으로 관객의 도덕 의식을 희롱하는 앨프리드 히치콕,

(영화 중반부에 도드라지는) 서스펜스와 비관적 세계관은 앙리 조르주 클루조, 

인간(특히 하층민 묘사에 탁월하다)의 본성을 날 것 그대로 그리는 이마무라 쇼헤이,

사회 풍자적인 블랙 유머는 클로드 샤브롤의 영향이 짙게 배어나온다. 



5월 30일자

★★★★☆  (4.5/5.0) 


Good : 스포일러는 꼭 피하고 보세요!

Caution : 약간 걸리는 장면이 있어요.


●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동아시아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5년 수상작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디판》이나 2016년 수상작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까지 감안을 하면 2010년대 후반 들어 칸 영화제의 성향이 '사회적 취약계층에 속한 가족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경향성에 대한 이야기지, 《기생충》이 단지 소재가 좋아서 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심사위원장 이냐리투 감독도 사회적 정치적 어젠다보다 영화 자체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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