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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30. 2019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TOP 10

Palme d'Or Winners

베니스, 베를린과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렇다면 1946년부터 지금까지 역대 최고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어떤게 있을까? 


굉장히 주관적인 리스트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0 : 비리디아나 (Viridiana, 1961) 루이스 브뉘엘

환갑을 앞둔 루이스 브뉘엘은 20여년 만에 독재치하의 조국에서 영화를 제작한다. 철권의 프랑코는 체제선전을 위해, 각본의 사전검열을 조건으로 흔쾌히 허락한다.


그러나,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지 불과 사흘만에 이 영화는 고국 스페인에서 금지되었다. 서구의 기독교적 가치관을 배격한 것이 프랑코 정권체제를 비판하는 것으로 받아졌기 때문이다. 




#9 : 엉클 분미 (Lung Bunmi Raluek Chat·2010)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엉클 분미〉는 영화가 구성하는 형식을 자유롭고도 독창적으로 초월한다. 환생을 모티브에 영화의 구조가 담겨있다. 이미지와 사운드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자 새로이 살아나는 것으로 정의내린다. 영화에서 플롯들은 친절한 인과관계로 설명되지 않고, 모호하지만 아름다운 장면들이 출몰한다. 영화와 현실, 환영과 역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무엇이 전생이고 현생인지 식별하기 어렵다. '환생이 무언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엉클 분미〉는 어느덧 '영화란 어디까지 진보하는가'라는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젖힌다.




#8 : 하얀 리본 (Das weiße Band·2009) 미하엘 하네케

하네케는 강요된 도덕과 순수를 상징하는 '하얀 리본'을 통해 세대간의 교류 방식에 주목한다. 부도덕한 이전 세대가 스스로도 믿지 않는 가치를 교육과 계도의 미명 하에 다음 세대를 억압으로 강요할 때, 전쟁과 차별, 혐오가 횡행하는 현대 비극의 진원을 발견한다.




#7 : 엘리펀트 (Elephant·2003) 구스 반 산트

잔혹했던 그날의 초상화, 구스 반 산트는 그 흐린 배경 뒤에 부모와 교사, 친구를 지웠고 무엇보다도 폭력의 논리를 지우개질한다. 13명의 아이들이 살해되던 그 순간만을 화폭에 담았다. 




#6 : 기생충 (Parasite, 2019) 봉준호

'빈부격차'와 '사다리 걷어차기'는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한계이다. 어떠한 이론과 정책도 이걸 해결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떤 한국 감독이 '불평등'을 아주 쉽고 가볍게 이를 그렸다. 부자도 악인이 아니고, 빈자도 선하지 않다. 그렇게 즐겁게 관람하고 나면, 관객들은 자신들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이 영화의 위대한 점이다.




#5 : 제 3의 사나이 (The Third Man, 1949) 캐롤 리드 

1999년 영국 영화 협회에 의해 역대 최고의 영국 영화로 꼽힐 만큼 '제3의 사나이'는 지속적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영화에 쓰인 아이디어는 현대 에스피나지(Espionage=스파이)장르의 토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이 전설적인 영화는 여러 면에서 영향력을 끼쳤다. 리드의 독창적인 연출, 영화 전반에 걸쳐있는 전후 유럽의 피폐함, 비엔나에서의 촬영, 지하수로 추격장면, 그리고 입체적인 등장인물이 그러하다. 특히, 악역 해리 라임(오손 웰스)는 짧은 출연에도 이 쇼를 멋지게 훔친다. 





#4 :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1979)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

컴퓨터그래픽이 없던 시절에, 온전히 필름에 담긴 광기는 불균질한 완성도를 훌쩍 초월한다.


전쟁영화이지만, 어떤 면에선 로드무비적인 성격이 강하다. 킬고어 중령, 커츠 대령으로 대표되는 극중 인물들은 공포로 인해 변해간다. 시적이고 명상적인 여정을 함께하는 순간, 인간의 이성과 광기이 얼마나 가까운지 절로 깨닫게된다.




#3 : 펄프 픽션 (Pulp Fiction, 1994) 쿠엔틴 타란티노 

독립영화 최초로 1억불을 돌파한 [펄프 픽션]은 90년대 문화사조를 정의한다. 힙합 샘플링이 기존의 음원을 차용해서 전혀 새로운 노래를 조합했듯이 타란티노는 대중문화 전반을 모방하고, 관객의 영화 감식안을 존중한다. 놀랍게도 더글라스 셔크부터 장 뤽 고다르까지 아니 홍콩 무협영화마저 참조했다.


이처럼, 예술영화에서 실존하는 인간의 삶을 몰아내고, 장르적 조크와 폭넓은 오마주로 가득 채웠다.





#2 :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 마틴 스콜세지

그 어떤 전쟁영화보다도 더 전쟁 후유증을 탁월하게 드러낸 사회 심리 드라마다. 


영웅 신화를 거부한, 존 포드의 수정주의 서부극 [수색자]를 네오 느와르식으로 재해석하며, 사회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여과없이 들춰낸다. 





아차상 (Honorable Mentions)

레오파드 (Il Gattopardo·1963) 루키노 비스콘티

쉘부르의 우산 (The Umbrellas Of Cherbourg, 1964) 자크 드미 

욕망 (Blow-Up, 1966)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컨버세이션 (The Conversation, 1974)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

재즈는 내 인생 (All That Jazz, 1979) 밥 포시 

카게무샤 (影武者·1980) 구로사와 아키라

나라야마 부시코 (楢山節考·1983) 이마무라 쇼헤이

바톤 핑크 (Barton Fink·1991) 코엔 형제

패왕별희 (霸王别姬·1993) 천카이거

피아노 (The Piano, 1993) 제인 캠피온

체리향기 (Ta'm e guilass·1997)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로제타 (Rosetta·1999) 다르덴 형제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2016) 켄 로치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2018) 고레에다 히로카즈





#1 : 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 1960)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사에 ‘펠리니적’이라는 용어를 남길만큼 페데리코 펠리니는 혁신적인 영상을 창조했다. '파파라초(paparazzo)'라는 단어를 발명했고, ‘불일치의 미학’(Aesthetic Of Disparity)라고 평할정도로 

기존 서사구조를 파괴했다. 대등한 이야기들을 병렬적인 전개시키며, 인과관계를 깡끄리 무시했다.


그럼에도 느슨한 영화가 진행될수록 주제의식은 점차 선명해진다. 바로 경제발전 이후 도덕적 진공상태에 빠진 현대인을 정확히 진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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