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Jun 23. 2019

존 윅 3: 파라벨룸, 이야기는 거들뿐! 올해의 액션!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2019)

히어로 영화들이 블록버스터 시장을 대체한 오늘날, 액션 영화는 주류시장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그런데 8090년대 액션 클래식을 연상시키는 아날로그 액션 영화 한 편이 등장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오늘날 <존 윅 3>은 작년 <미션 임파서블 6>처럼 맨몸 액션을 선보인다. 과연 어떤 영화일까? 한번 살펴보자!



1. 액션 영화가 지닌 딜레마!

액션 영화에서 이야기는 거추장스럽다. 왜냐면, 관객들은 시원한 한방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토리가 부실하면 관객들은 감정을 이입할 수 없다. 

이런 딜레마는 100년이 넘는 영화의 역사 내내 반복되었다.


건물을 예로 든다면, 건물을 짓는 건 우리가 거주할 공간을 얻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면적(공간)을 희생하면서까지 기둥 같은 구조를 세운다. 안 그러면 건물이 무너질 테니까 말이다. 


이처럼 뼈대(구조)가 부실하면 무너질 테고, 뼈대(구조)가 너무 과대하면 공간이 비좁아진다.

액션 영화도 마찬가지다. 액션이 적으면 지루하고, 액션이 과다하면 이야기가 단조로워진다.


이런 허술한 이야기 구조를 가리는 건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하는 존 윅의 캐릭터성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세계관과 캐릭터들에게 최소한의 개연성은 진짜 센 존 윅에서 나온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존 윅 시리즈의 줄거리는 '존 윅이 엄청 세다'가 이야기 전부라는 뜻이 된다. 

그런 부실한 구조를 키아누 리브스의 뻣뻣한 표정연기, 과묵함 (절제된 최소한의 대사), 

그리고 세계관의 일부만 보여주는 신비주의 전략을 통해 '존나세'를 계속 외치고 있다. 



2. 시작부터 끝까지 액션으로 꽉꽉 채우다.

클라이맥스, 기승전결은 개나 줘버려라! 는 식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액션으로 밀어붙인다. 

한마디로 액션 연출은 당대 최고다. 시리즈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고전적인 편집 방식을 고수했다. 

1편부터 이어오던 편집(컷)이 적고, 와이드(넓게)하고 롱테이크로 액션 전반 과정을 끝까지 중계한다.


액션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특히 바넬리 M 시리즈, 시그 사우어 MPX 카빈 등 총기를 

재장전하는 장면에서 (프로답게 레밍턴 리볼버를 조립하던 초반 장면, 중반부 적과 재장전 대결하는 장면,

클라이맥스에서 재빨리 바넬리 M2를 재장전할 때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밀덕이라면 흥분을 감출 수 없을 것 같다. 


빌런들 마크 다카스코스(크라잉 프리맨), 야얀 루히안, 세셉 아리프 라만(레이드 1,2)으로 이어지는 네임벨류는 최상이고,  전반부 액션 디자인을 반복한 후반부 액션 짜임새도 신경을 쓴 티가 역력했다. 특히, 액션 영화 클리셰를 재치 있게 비꼰 유머 코드는 호불호가 나뉠지언정 그 아이디어 자체는 꽤 신선했다. 


그러나 키아누 리브스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액션의 합이 심심치 않게 노출된다. 그래서 <레이드>만큼 무술 대련이 극한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그래도 스턴트맨 출신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쿵후와 우슈, 주짓수와 합기도, 인도네시아 격투 살상 무술 실랏, 말, 소피아의 충견들, 오토바이 등을 다양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쓰는 동시에 완급조절을 섬세하게 신경썼다.  


그 와중에도 감독은 버스터 키튼, <사망유희>, <악녀>, <카사블랑카>, <레이드 2>, <크라잉 프리맨>, <매트릭스> 등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잊지 않았다. 이점은 실로 놀랍다.



3. 시리즈 연장의 꿈을 숨기지 않다.

<존 윅> 시리즈는 최소한의 뼈대만 남겨두고 액션에 몰빵 했다.

어떻게 단순한 이야기의 단점을 극복했을까? 자세히 살펴보자! 


1편은 '복수'라는 확실한 동기를 심어놨기에 인물들의 행동이 납득이 됐다.

2편은 세계관을 확장시키며, 감정적 몰입감을 옅어지는 단점을 가렸다. 

3편은 일본문화를 끌어오고, 유머를 가미하고, 빌런들의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세계관 최강자인 존 윅은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듯 시작과 동시에 튜토리얼이 진행되고,

장소를 이곳저곳 옮겨가며 퀘스트를 이어간다. 종국엔 마치 게임을 리셋하듯 결말은 2편과 똑같은 지점에 머물러있다. 다만 존 윅이 더 빡쳐있을 뿐이다. 게다가 존 윅이나 윈스턴(이안 맥쉐인)의 심경변화는 얼렁뚱땅 그린다. 왜 그런 걸까?


(이 시리즈에서 줄거리는) 존 윅에게 더 강력한 적과 대결시키기 위한 장치로만 쓰일 뿐 개연성 따윈 없다.

액션 영화에서 스토리는 그저 액션을 보여주는 장치임을 상기시켜준다. 이 영화는 '액션'에 집중한다. 2021년에 개봉된 4편도 '존 윅은 정말 세다'를 보여주기 위해 내달릴 것이다.



4.(총평) 독창적인 세계관에 관하여

<테이큰> 시리즈가 식상함을 반복하다가 속편 제작이 불투명해진데 반해 

<존 윅> 시리즈는 2편을 기점으로 장기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존 윅 3>은 솔직히 1편만큼의 몰입감은 주지 못했다. 세계관을 확장하고, 

인물의 동기로 '복수' 대신 '생존'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드라마가 약화된 탓이 크다. 

그렇지만, 액션만 놓고 보면 3편이 시리즈 최고다. 


<존 윅>만의 독특하고 강렬한 설정들과 창조적인 세계관은 여전히 흥미롭다. 

존 윅의 싸움실력의 기원이 밝혀지고, 옛 스승과 동료가 등장하고, 최고회의(High Table)가 전면에 등장시킨다. 흥미롭게도 중세 가톨릭에서 행하던 '파문(破門, Excommunication)'을 국제 암살자 연맹도 똑같이 행한다는 점이다. 극 중 존 윅이 항명한 행위는 실제 역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교황이 권리정지(파문)시켰음에도 이에 반발한 사건(존 왕, 프리드리히 1세, 시칠리아의 페데리코 3세, 필리페 4세의 아비뇽 유수)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끝으로 화폐제도도 재밌다. 금화의 기원은 4000년 전 이집트·바빌로니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야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지금 현재의 화폐제도가 붕괴되더라도 금화의 가치는 유지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금'이라는 귀금속으로써의 가치는 영원불멸하다. 


★★★☆  (3.5/5.0) 


Good : 올해의 액션 영화! 5편도 나와주길!

Caution : 연장도 좋지만, 몰입감도 신경 써주세요!



●부제목의 "파라벨럼"은 독일의 게오르그 루거가 개발한 9mm 권총탄, 파라벨럼에서 따온 것이다. 

라틴어로 된 책인 군사학 논고의 구절 중 하나인 "Si vis pacem, para bellum"에서 나온 말이다.

Si vis pacem의 뜻은 "평화를 원한다면" para bellum의 뜻은 "전쟁을 준비하라."이다. 

공개된 정보로는 P30L 권총이 아닌, 타란 택티컬제 1911 계열 커스텀 권총인 ST1 2011을 사용 예정이다. 


해당 권총은 P30과 같이 더블 스택 9mm 탄창을 사용하며, 소총도 9mm인 타란 택티컬 커스텀 MPX 소총을 사용 예정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 제대로 훈련을 받은 듯한 할리 배리의 사격자세는 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다.

● 마크 다카스코스의 일본어가 어설퍼요. 차라리 일본 배우를 캐스팅하는게 나아보인다.

●팬들은 빌런을 연기할 배우로 제이슨 스타뎀, 이드리스 엘바, 리암 니슨 등을 바라고 있다고 한다. 과연 캐스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 한편 새뮤얼 L. 잭슨은 직접적으로 3편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으나 이 또한 실제 캐스팅되지 못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정장복동(양복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