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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14. 2018

영화《업그레이드 (Upgrade, 2018)》후기·리뷰

액션 스릴러와 사이버펑크의 결혼

<시놉시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전신마비가 된 그레이.

인간의 모든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최첨단 두뇌 ‘스템’을 장착하고

이제, 아내를 죽인 자들을 직접 처단하기 위한 그의 통제 불능 액션이 시작되는데…


《업그레이드》 내용은 신체 불구가 된 남자가 벌레 같이 생긴 STEM이라는 인공지능 칩을 이식받아서

획득하게 되는 능력을 통해, 자신의 아내를 죽인 범인을 직접 처단하다는 줄거리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뻔한 영화인 거 같지만, 리 워넬(쏘우, 인시디어스) 감독은 몇 가지 차별점을 둔다.


천천히 영화를 하나씩 분석해보자, 우선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SF이지만, 무인승용차, 음성인식 기술 같은 현재의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두고 있어 현실감을 더했다.



거기다. STEM은 아이언맨의 자비스(A.I)와 유사해 보이나, 고전 호러영화 《The Tingler (1959)》의 벌레 괴물에서 착안했다.


벌레같이 움직이는 인공지능 칩 STEM은 전신마비 환자인 주인공 게리의 뇌와 척추신경계를 다시 연결해줘서

움직일 수 있으며, 각종 격투 술도 구사할 수 있는 데다 데이터 전산망도 해킹할 수 있는 능력을 더했다. 

또한. 게리의 청각세포와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관객은 들을 수 있지만, 등장인물들은 못 듣는다) 

설정은 이 정도만 아시면, 영화를 보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그럼 장르로 들어가죠!


영화《업그레이드 (Upgrade, 2018)》는 8090년대 유행하던 사이버 펑크 + 액션 스릴러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첫째, 전체적으로 [로보캅] [터미네이터]처럼 테크놀로지로 강화된 인간이라는 설정이다. 

사지 하나도 못 움직이다가도 어느 순간 인공지능에게 조정받아 [로보캅]스런 칼 동작은 딱딱 끊어진다.

아무리 몇 달 동안 연습했다지만, 거의 1인 2역을 해낸 로건 마샬 그린의 연기력은 발군이다.



둘째, 《업그레이드》가 던지는 '기술문명과 인간 본질에 대한 물음'은 80년대 사이버 펑크스러움을 제법 잘 살려냈다.《블레이드 러너 2049》 를 연상시키는 미니멀리즘 한 프로덕션 디자인(미술)은 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이쁘다.



셋째, 액션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부족해 보이지도 않는다. 

<존 윅><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처럼 고정된 카메라 위주라서 액션이 확실히 잘 보인다.

특히, 룩캠(LOOK CAM) 혹은룩스텝(LOOK STEP) 동선을 유려하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거기다 호러 감독답게 아니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스러운 신체변형을 

군데군데 집어넣어서 고어(잔인)스러운 짜릿함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넷째, 8090년대 액션 스릴러처럼  '아내의 살인범이 누구일까?'라는

추리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동력이자, 주인공이 액션을 해야 하는 근거를 부여한다. 


그러나, 추리과정에서의 리 워넬의 연출은 다소 느슨하다.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중간중간 김이 빠진다. 

특히 초반부 느린 호흡은 분명 호불호를 낳을 것 같다. 



영화사적으로, 최초의 블록버스터 <스타워즈, 1977> 이후로는 정교한 특수효과가 발전하면서, 태생적으로 B급 장르로 치부되던 판타지·SF·슈퍼히어로 장르가 융성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한때 [SF 스릴러] 가 리얼리즘과 SF 판타지의 혼합장르로써 흥행 최전선을 담당하기도 했었다.


그 시절을 21세기에 제대로 업데이트한 《업그레이드 (Upgrade, 2018)》는 적당한 재미와 적당한 한방을 갖춘 괜찮은 액션 스릴러다. 



★★★(3.2/5.0) 


▷주연  '로건 마샬 그린'는 톰 하디의 쌍둥이 형제라고 해도 믿을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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