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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02. 2020

6언더그라운드 [자가 복제와 통제 불능이 만날 때]

6 Underground 리뷰 

들이 한없이 지루해지는 것이다.들이 한없이 지루해지는 것이다.

6언더 그라운드 리뷰를 올릴까 말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신랄한 비판 같지만, 한때 베이의 열혈팬으로써 가슴이 아픕니다.





① 오렌지, 블루 컬러의 렌즈 필터 사용

마이클 베이는 CF 감독 출신답게 색감을 돋보이게 하는데 탁월하다. 주로 필터를 이용하는데, 낮에는 주로 오렌지 컬러를 쓰고, 밤에는 블루톤 계열로 그 적막한 느낌을 구현한다. 사진처럼 오렌지 빛깔 폭발과 블루필터가 주는 강렬한 콘트라스트(색채 대비)가 이뤄진다.





②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카메라 워크

답답하게 왼쪽 장면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좋게 말하면 역동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정신 사납다. 대화 장면조차도 구도는 불안하고, 쉴 새 없이 흔들어댄다. 애초에 저렇게 동선을 잡으려면 스릴러 영화처럼 서스펜스를 제대로 설계하던지 그냥 상황을 설명하는 장면조차 저렇게 긴장감을 쏟아부으려 무리하다 보니 영화 전체의 톤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추격 장면처럼 동적인 화면구성에 써야 할 할 것을 남용한 결과 영화의 리듬감 자체를 휘발시킨다.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트랜스포머] 등 그의 블록버스터들이 한없이 지루해지는 것이다. 





③ 혼돈 그 자체의 음악사용


현란한 화면뿐 아니라 음악도 화려하다. 어떤 때는 90년대 록 음악이 나오다가, 중간쯤 2010년대 팝 음악이 나오다가 액션 장면에서는 2000년대 후반의 덥 스텝이 흘러나온다. 그러다 90년대 중반의 ‘Wannabe’와 2000년대 중반 록 음악이 불쑥 튀어나온다. 장르도 연대도 각기 다른 음악이 중구난방으로 나온다.


영화[조커]가 50년대 스탠더드 음악(크림의 곡은 예외다)에 둔 것이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6070년대 록 음악에 한정했던 건 그만큼 모든 예술작품에는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④ 독특한 감각은 어디로 가고, 정신없는 편집

아무리 요즘 편집이 빨라졌다고 해도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치가 있다. 무려 20분 동안 펼쳐지는 오프닝 카체이스 장면은 인물 소개와 임무전달, 상황 설명이 뒤범벅되어 있다. 타이밍이 엉망인데다, 장면 연결과 장소 전환이 제멋대로다. 캐릭터들이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가하면서 여러 앵글을 짧게만 이어붙일 뿐 도무지 동선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최근 액션배우들이 무술을 못하니까 눈속임하는 액션이 많아졌다고 해도 관객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설명하고서 빠른 편집으로 속도감을 준다. 마이클 베이는 그런 배려 없이 긴박하게만 여러 장면을 마구 섞어버리니까 보고 있는 입장에서 파악이 안 된다. 거기다 색채대비(콘트라스트)가 높고, 빠른 비트의 음악을 마구 틀어대니 더 정신 사납게 만든다.


편집에도 기승전결이 필요하다. A-B-C-A처럼 여러 앵글을 조합하더라도 순서가 지켜져야만 한다. 마이클 베이가 예전에는 우리의 예상을 뒤집는 편집 순서로 독특하게 다가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루즈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그런 편집 순서를 깡그리 무시한다.



이런 역겨운 장면들, 이를테면 난민들과 강아지의 혀, 새똥 등을 아무 이유 없이 클로즈업한다.



그리고 저 요상한 자세는 왜 천천히 보여주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저게 섹시한가? 흠





⑤ 제국주의적 대의멸친(大義滅親)

중앙아시아의 독재 정권을 타도하겠다면서 폭발 성애자답게 난민촌에 폭탄을 버젓이 터트린다. 주인공들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내세우지만, 주권 침해와 민간인 학살을 버젓이 저지른다. 인간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한다는 해괴한 논리가 통할 리 없다. 액션 영화다운 즐거움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마이클 베이니까 또 터뜨리는구나!’라는 생각부터 먼저 든다.





⑥ 기발한 앵글은 어디 가고, 재탕에 삼탕한 사골 우려먹기

태양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헬리콥터 장면은 이제 식상하다.




이런 구도도 [트랜스포머]에서 수시로 써먹었었다.




카메라로 돌진하는 자동차를 잡는 구도는 [나쁜 녀석들]부터 써왔다.

20년 전에는 자동차가 얼굴 바로 앞으로 날아오는 느낌을 주긴 했었다.






⓻신기하게도 후반부에는 서사가 쌓이긴 한다.

빵빵 터트려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중후반부터는 액션 영화 다운 재미를 보장한다. [트랜스포머]의 재탕이지만, 자기장 아이디어는 좋았고, 유일하게 홍콩 수영장 장면은 볼만했다.




또, 마이클 베이를 단순한 폭발 성애자로 한정 지으면 안 된다. 그는 냉병기에 의한 살인 장면에 특화된 감독이다. 실제 그는 호러 영화 제작사인 플래티넘 듄스의 창립자다. 그러므로 영화 속 신체절단과 피범벅은 그의 호러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1 (라이언 레이놀즈)는 그냥 데드풀 아니면 '킬러의 보디가드' 속 마이클 브라이스다. 마이클 베이가 그만큼 캐릭터 조형이나 서사 전개는 손을 놓고 있다는 얘기다.




★★ (2.0/5.0)


Good : 신체 훼손, 성 상품화, 욕설 과다 등 불량식품들이 가득하다.

Caution : 액션이 전작들과 너무 똑같아서 이제는 지루하다.


●이 영화를 1번 밖에 안 봐서 약간 해석이 허접할 수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정신이 어지러워서 도저히 2번은 못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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