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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29. 2020

영화 작은 아씨들 후기_인류 보편적인 가족애  

(Little Women, 2019) 영화 리뷰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19)》 후기·리뷰_인류 보편적인 가족애

     

미국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지은 소설 4부작 중에 보통 1부와 2부를 묶어 영화화했다. 이번이 8번째로 제작된 <작은 아씨들>인 만큼 그레타 거윅은 꽤 대담한 야심을 드러낸다.    

  

작가 조(시얼샤 로넌), 예술가 에이미(플로렌스 퓨), 피아니스트 베스(일라이자 스캔런), 연극배우를 꿈꿨지만, 현모양처로 살고 있는 메그(엠마 왓슨), 네 자매들의 힘겨운 현재(2부)를 먼저 선보이고, 7년 전, 꿈 많던 소녀들의 과거(1부)를 회상한다.      


기존에 만들어졌던 영화들이 주인공 조에 집중했다면, 그레타 거윅은 조연들의 비중을 늘렸다. 그렇게 한 이유는 여성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을 각자의 방식으로 그려간다는 게 거윅의 주된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이 주제는 <프란시스 하 (2012)>, <레이디 버드 (2017)>와도 일맥상통한다. 단 차이가 있다면, 결혼생활이 19세기 일반 여성들의 이상임을 그레타 거윅은 인정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결혼하지 않은 채 살았지만, 주인공 조 마치는 결혼 하고서도 작가로 활동하는 대목은 꽤 교묘한 메타 장면이다.  

   

 어쨌든 거윅은 ‘여성의 욕망’을 입체적으로 다루려는 의도로 플래시백과 플래시 포워드를 통해 시간대를 뒤섞는다. 거윅은 남성의 욕망을 다뤘던 <대부>의 교차편집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이렇게 교차편집을 활용해서 가장 수혜를 입은 캐릭터는 에이미(플로렌스 퓨)다. 플로렌스 퓨가 13살 배역을 직접 소화한 것은 약간 오버지만, 그녀의 연기는 여기서 빛났다. 에이미와 조는 동전의 양면이다. 두 자매의 대조와 대립은 로맨틱한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영화가 느슨해지는 걸 막는다.   

   


그리고, 로리(티모시 샬라메)는 존재 자체가 치명적이다. 일종의 색기 담당이랄까? 거윅은 여성이 바라보는 남성의 귀여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또, 요릭 르 소 촬영감독은 자연광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 같다. 과거와 현재의 색감차이를 확연해서 교차편집이 무리 없이 연결시킨 공로가 크다. 최종 편집을 맡은 닉 후이의 역할도 컸겠지만 말이다.     


여성의 진출을 활발하지 않던 19세기지만, 마치 가의 네 자매는 예술적 재능이 충만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들은 보장할 수 없는 미래, 자신의 꿈에 매진하다가도 외로움을 못 견디는 나약함을 드러낸다. 이것을 단순히 페미니즘 혹은 시대적 한계로 단정을 지어서는 곤란하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누구나 현실의 삶은 녹록지 않다. 19세기이든 21세기이든 삶은 고달프고, 유리천장은 사회 곳곳에 암암리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이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가족과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에 의지하곤 한다. 그렇기에 <작은 아씨들>이 보편적인 호소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 (3.5/5.0)      


Good : 훈훈한 가족애! 재클린 듀랜의 훌륭한 의상

Caution : 이미 7번이나 만들어진 선례          


■고모 조세핀 마치(메릴 스트립)과 마치 부인(로라 던)도 연기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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