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TLEMEN, 2020 영화후기
[줄거리] 유럽을 장악한 업계의 절대강자 ‘믹키 피어슨’(매튜 맥커너히)은 자신이 세운 마리화나 제국을 걸고 돈이라면 무엇이든 벌이는 미국의 억만장자 매튜(제레미 스트롱)와의 빅딜을 시작한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무법자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와 돈 냄새를 맡은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랜트)까지 게임에 끼어들게 되면서 오랫동안 지켜온 정글의 질서는 점점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젠틀맨>은 여러 범죄자들이 마리화나의 향방을 놓고 암투가 벌어진다. <알라딘>의 감독 가이 리치는 초창기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같은 범죄 군상극으로 돌아온다. 군상극은 인물이 많아서 제작하기가 어렵지만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인물간의 관계를 어떻게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느냐에 딸려있다. 영화를 살펴보자!
<젠틀맨>은 플레처(휴 그랜트)가 마약 거물 믹키 피어슨(매튜 매커너히)의 2인자 레이먼드(찰리 허냄)에게 범죄세계의 암투극을 상세히 들려주며 시작한다. 두 사람의 대화가 지루해질 때마다 과거 회상을 끼워 넣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이처럼 가이 리치는 화자(話者)와 청자(聽者)간의 대화에 기초해 이야기 속의 이야기 즉 액자식 구조를 가져간 것이다. 화자를 신뢰할 수 없을때 청자가 겪는 혼란함이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 같은 액자식 구성이 가져다주는 메타 유머를 통해 <킹스맨>처럼 영국의 계급제도를 풍자한다. 그 증거는 [젠틀맨]이라는 제목과 매튜 맥커니히가 맡은 믹키 피어슨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점은 수다스런 설명조 대사가 많은 영화에 치명타를 가한다. 또 유태계 미국인 억만장자 매튜(제레미 스트롱)에 대한 묘사는 명백히 반유대주의적 관점을 드러난다. 그러나 영국의 신분제도와 미국의 반유대주의를 위트 있게 다루지 못해 일부 개그가 다소 씁쓸함을 남긴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수다가 길어지면서 지루한 강의처럼 느껴진다. 지난한 고구마를 견뎌내면 큰 그림이 그려지면서 사이다의 쾌감이 밀려오긴 한다. 그리고 시간순서를 뒤섞는 비선형적 편집을 남발해서 나중에 좀 심드렁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휴 그랜트는 <패딩턴2>처럼 능글맞은 역할에 최적화되어있으며, 찰리 허냄, 헨리 골딩의 변신도 눈에 들어왔다. 또, 원칙주의자 권투 코치 콜린 파렐은 즐겁지만, 매튜 맥커니히는 신사를 자처하다가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을 상실해버린 게 옥의 티다.
★★☆ (2.8/5.0)
Good : 골 때리는 범죄 군상극!
Caution : 예열이 길다는 건, 함정
■수많은 F**k과 C**t를 맛깔나게 살려내길래 크레딧을 유심히 보니 역시 그분이시더군요. 황석희 님 리스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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