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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Feb 21. 2020

영화 젠틀맨 후기_범죄극으로 돌아온 가이 리치

THE GENTLEMEN, 2020 영화후기

▲우리 헨리 골딩이 달라졌어요!

[줄거리] 유럽을 장악한 업계의 절대강자 ‘믹키 피어슨’(매튜 맥커너히)은 자신이 세운 마리화나 제국을 걸고 돈이라면 무엇이든 벌이는 미국의 억만장자 매튜(제레미 스트롱)와의 빅딜을 시작한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무법자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와 돈 냄새를 맡은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랜트)까지 게임에 끼어들게 되면서 오랫동안 지켜온 정글의 질서는 점점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젠틀맨 (THE GENTLEMEN, 2020)》 후기·리뷰_범죄극으로 돌아온 가이 리치

<젠틀맨>은 여러 범죄자들이 마리화나의 향방을 놓고 암투가 벌어진다. <알라딘>의 감독 가이 리치는 초창기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같은 범죄 군상극으로 돌아온다. 군상극은 인물이 많아서 제작하기가 어렵지만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인물간의 관계를 어떻게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느냐에 딸려있다. 영화를 살펴보자! 



▲'투 머치 토커' 휴 그랜트 

<젠틀맨>은 플레처(휴 그랜트)가 마약 거물 믹키 피어슨(매튜 매커너히)의 2인자 레이먼드(찰리 허냄)에게 범죄세계의 암투극을 상세히 들려주며 시작한다. 두 사람의 대화가 지루해질 때마다 과거 회상을 끼워 넣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이처럼 가이 리치는 화자(話者)와 청자(聽者)간의 대화에 기초해 이야기 속의 이야기 즉 액자식 구조를 가져간 것이다. 화자를 신뢰할 수 없을때 청자가 겪는 혼란함이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 같은 액자식 구성이 가져다주는 메타 유머를 통해 <킹스맨>처럼 영국의 계급제도를 풍자한다. 그 증거는 [젠틀맨]이라는 제목과 매튜 맥커니히가 맡은 믹키 피어슨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점은 수다스런 설명조 대사가 많은 영화에 치명타를 가한다. 또 유태계 미국인 억만장자 매튜(제레미 스트롱)에 대한 묘사는 명백히 반유대주의적 관점을 드러난다. 그러나 영국의 신분제도와 미국의 반유대주의를 위트 있게 다루지 못해 일부 개그가 다소 씁쓸함을 남긴다.      



▲<킬러들의 도시>가 연상되는 콜린 파렐의 연기에 주목하시길!


다소 아쉬웠던 점은 수다가 길어지면서 지루한 강의처럼 느껴진다. 지난한 고구마를 견뎌내면 큰 그림이 그려지면서 사이다의 쾌감이 밀려오긴 한다. 그리고 시간순서를 뒤섞는 비선형적 편집을 남발해서 나중에 좀 심드렁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휴 그랜트는 <패딩턴2>처럼 능글맞은 역할에 최적화되어있으며, 찰리 허냄, 헨리 골딩의 변신도 눈에 들어왔다. 또, 원칙주의자 권투 코치 콜린 파렐은 즐겁지만, 매튜 맥커니히는 신사를 자처하다가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을 상실해버린 게 옥의 티다.     


★★☆  (2.8/5.0)     

 

Good : 골 때리는 범죄 군상극!

Caution : 예열이 길다는 건, 함정


■수많은 F**k과 C**t를 맛깔나게 살려내길래 크레딧을 유심히 보니 역시 그분이시더군요. 황석희 님 리스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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