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00 HORROR MOVIES, PART III
공포영화는 특수효과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만큼이나 유통기간이 극히 짧다. 지금 관객은 제임스 웨일의 〈프랑켄슈타인(1931)〉이나 토드 브라우닝의 〈드라큘라(1931)〉가 당시엔 극한의 공포 경험을 안겨주는 영화였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며 나 역시 그렇다. 어릴 적에 무서웠던 〈링〉의 사다코나 〈주온〉의 카야코, 토시오를 지금에 와서는 개그 소재로 쓰일 때 기분이 묘하다. 십 년 전 영국에서 〈양들의 침묵(1991)〉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는데 그건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영화가 공포영화로서의 기능을 그만큼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00년간 호러 장르가 극단적인 자극을 향해 나아갈수록 과거의 공포영화들이 상대적으로 ‘순한 맛’으로 뒤로 밀려났다.
국내 모던 호러의 진정한 시작은 아마 〈여곡성(1986)〉과 〈깊은 밤 갑자기〉을 꼽는다. 당시 국내 호러를 휘어잡던 김기영의 〈하녀〉의 자기장을 벗어난 작품이라 더욱 그럴 것이다. 〈여곡성이〉 안전한 〈전설의 고향〉(또는 〈월하의 공동묘지〉)’ 공식을 따르는 동안 영화는 로만 폴란스키의 〈혐오〉에 도전한다.
종교적인 열정과 광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감독은 잔 다르크에 빗대어 트라우마와 고립감을 직설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영국 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 대한 미국식 화답, 능동적이고 유쾌한 웃음이 가득하다. 한마디로 좀비 영화를 가장한 로드무비, 성장영화이자 가족코미디다.
칸 영화제 각본상
외모지상주의와 페미니즘을 해부하며 현미경으로 뜯어 본다. 영화는 ‘미(美)’와 ‘추(醜)’의 관계에서 추를 완전히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추를 미의 부속으로 존재해야 가치가 살아난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크로넨버그 저리 가라할 정도로 대담하고 그로테스크한 바디 호러로 노골적인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인간을 상품으로 환원시키는 쇼 비즈니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스콜세지에 따르면 〈X〉는 "70년대, 슬래셔 시대"를 상징하고, 〈펄〉은 "50년대 멜로 드라마을 생생하게 컬러"로 되살렸다. 올해 개봉한 〈맥신〉에 관해 말하자면 1980년대 할리우드를 "황량하고, 절망적'으로 묘사했다. 스콜세지는 "영화문화에서 3가지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한 3부작이 대중문화를 되돌아보게 한다"고 평했다.
영화는 후퍼의 역겨운 호러와 스필버그의 안전한 가족주의의 사이를 방황한다. 그럼에도 ‘귀신 들린 집’의 은밀한 방식을 벗어나 영화는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 후반으로 갈수록 초자연 현상을 표현한 아날로그 특수효과가 점점 정교해지면서 혼이 빠질 정도로 공포로 몰아넣는다.
200년을 산 불로불사의 뱀파이어가 기자와 인터뷰를 한다는 설정자체가 기존의 흡혈귀 영화 공식과 거리가 멀다. 원작자 앤 라이스와 닐 조던의 관점이 일치하지 않지만, 내러티브, 유머, 철학, 분장, 특수효과, 음악, 의상에 이르기까지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기존 공포영화가 놓치고 있던 공포의 근원인 ‘죽음’에 관하여 고찰하게끔 이끈다. 물론 고통을 치유하는 힐링과 유머를 곁들여서 말이다.
만약 자고 일어났더니, 동네 사람들이 좀비로 변했다면? 피터 잭슨은 ‘잔디 깎기’를 찾으라고 충고한다.
아카데미 음악상
데이비드 셀처의 원작소설이 약간 허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계시록, 세계의 종말, 적그리스도와 같은 엄청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것은 인상적인 살인 장면뿐이다. 결국 〈오멘〉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는 힘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제리 골드스미스의 장중한 음악에 있다.
영화는 다른 의미에서 남다르다. 불길한 징조를 뜻하는 제목처럼 〈오멘〉은 제작과정은 험난했다. 배우의 아들이 자살하고, 감독이 머물던 호텔이 폭탄 테러를 당하고, 동물원 촬영 중 트레이너가 사자에 물려 죽고, 작가가 탄 비행기가 벼락을 맞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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