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Jul 24. 2020

공포영화 추천 100편, PART VI

TOP 100 HORROR MOVIES, PART VI

공포영화는 오락적 목적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려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영화 장르로 한 세기가 넘도록 존재해왔다. 괴담, 종말론적 사건, 괴수, 종교적·민속적 신념, 미신, 에드거 앨런 포, 브램 스토커, 메릴 셜리, H. P. 러브크래프트, 스티븐 킹 등의 고딕 및 공포 문학에 기반하여 의도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해 흥미를 돋구기도 한다. 


무성 영화와 독일 표현주의에서 시작된 공포는 <드라큘라(1931)>가 개봉한 이후에야 비로소 성문화된 장르로 인정받았다. 이후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바디 호러, 코미디 호러, 슬래셔 영화, 초자연적 호러, 심리 호러 등 다양한 하위 장르가 등장했다. 공포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제작되었으며, 지역마다 내용과 스타일이 다양하다. 특히 일본, 대한민국, 이탈리아, 태국 등에서 호러 장르가 두드러지게 발전했다.


공포라는 소재로 인해 사회적·법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많이 때문에 흥행하기 쉽지 않은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저예산으로도 프랜차이즈로 이꼴고 갈 수 있으므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여러 대중문화 아이콘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50 : 알포인트 (R-Point·2004) 공수창    

실화인 것처럼 속여 홍보하는 ‘블레어 윗치 마케팅’를 참조해 흥행에 성공했다. 밀리터리와 미스터리를 결합시킨 영화 <벙커, 2001>, <데스워치 (2002)>와 유사하다는 루머가 들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공수창의 연출력을 의심해 본 적은 없다. 후속작 <GP506 (2007)> 역시 상당한 웰메이드이기 때문이다. 

  



#49 : 킹콩 (KING KONG·1933/2005) 피터 잭슨 外/ 고지라 (ゴジラ·1954) 혼다 이시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음향편집·음향효과상

<킹콩>과 <고지라>는 저예산 위주의 공포영화시장에서 대자본으로 만들어진 첫 번째 사례다. 둘 다 21세기에 여전히 블록버스터로 제작될 만큼 인기가 많다. 사람들은 이 괴수들을 신데렐라 이야기만큼 잘 안다. 호러, 어드벤처, 로맨스, 재난 영화를 이전까지 시도해 본 적 없던 방식으로 합쳤기 때문에 영생을 얻을 수 있었다.



#48 : 새 (The Birds·1963) 알프레드 히치콕

<새>는 음악을 쓰지 않고, 실제 새소리를 녹음하고, 전자적인 방식으로 증폭되고 변형된 음향을 통해 일상으로부터 공포를 이끌어낸다. 재난영화와 동일한 음표로 이뤄진 정교하게 계산된 교향곡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악보대로 연주된다. 비인간적이라고 할 만큼 냉정한 지휘 아래 영화는 막을 내렸지만, 영화는 아무런 해결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때가 ‘열린 결말’이 호러 장르에 귀속되는 순간이다.  




#47 : 괴담 (怪談·1964) 고바야시 마사키

칸 영화제 그랑프리

한마디로 <괴담>은 웰메이드 아트하우스 영화다. 고바야시 마사키는 공포영화가 꼭 저예산 B급 무비일 필요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무성영화 기법에다 축소지향적인 일본 건축의 기하학적 구성, 인상파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색채 대비, 그리고 일본 전통설화와 우키요에, 가부키 등 일본문화를 적극 활용한 미학적 실험을 감행했다. 


마치 찰스 로튼의 <사냥꾼의 밤 (1955)>이 절로 연상될 만큼 기가 막히게 황홀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단, 스토리는 '일본판 전설의 고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46 : 저주받은 카메라 (Peeping Tom·1960) 마이클 파웰

<피핑 톰>이란 제목의 의미는 '관음증'이다. 잠깐 소개하자면 영국의 어느 악덕 영주에게 항의하기 위해 한 여성이 누드시위를 벌였는데, 시위가 끝날 때까지 그녀를 쳐다보지 않기로 했던 마을 사람들 중 유일하게 톰이 커튼 사이로 훔쳐봤다는 데서 유래했다.      


이 고전은 <싸이코>, <얼굴 없는 눈>과 함께 슬래셔 장르의 토대를 다졌다고 평가받는다. <싸이코>가 객관적 관점에서 살인범을 관찰했다면 <저주받은 카메라>는 살인마의 탄생과 주관적 심리를 엿본다. 카메라가 살인도구인 동시에 영화에 대한 거대한 은유임은 당연한 것이다. 파웰 감독의 혁신성과 비전은 후세 많은 영화에 너무나 큰 영향을 주었다. <헨리: 연쇄살인범의 초상(1990)>, <아메리칸 싸이코(2000)>, <한니발(2001)> 등이 대표적이다.



#45 : 야곱의 사다리 (Jacob's Ladder·1990) 애드리안 라인

<야곱의 사다리>는 영적인 여행으로서 공포영화다. 주인공은 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기억과 애착을 갖고 있는 것들을 태워버린다. 뉴욕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사후세계로의 여행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과정의 연속이다. 즉 베트남 참전군인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평화롭게 받아들이려는 시도 그 자체가 예측불가능한 영화적 정황을 창조해 냈다는 점이다.




#44 : 더 위치 (The Witch·2015) 로버트 에거스

로버트 에거시는 공포의 본질을 작곡하려고 애쓰는 감독이다. 인류학적으로 인간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를 발명했다. 그중에서 일신교는 일체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절대주의에 바탕을 뒀다. 중세 신학이 ‘보편 논쟁’ 등을 벌이면서 이 약점을 메우려고 했지만, 도리어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불러왔다. 근본주의를 내세운 개신교는 목회에서의 거짓말과 오류, 조직적인 통제불가능, 자율 정화능력의 부재, 목사의 전횡과 치부(致富) 등으로 가톨릭보다 더 쉽게 타락하고 말았다. 


이것이 ‘신학’을 신봉하던 중세보다 ‘합리론’이 대세가 된 근대사회에서 마녀재판이 더 활발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이다. '마녀'를 명분 삼아 인간의 나약함은 불신과 광기에 빠지고 만다. <더 위치>는 그 광신의 시대상을 온전히 담았다.




#43 : 캐빈 인 더 우즈 (Cabin In The Woods·2012) 드류 고다드

제목부터 ‘캐빈 오브 더 우즈’ 장르를 패러디했으며, 호러 장르를 제멋대로 해킹하고, 슬래셔와 고문 포르노 영화들의 무덤을 도굴한다. 거꾸로 이 점이 수많은 공포영화 팬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42 : 28일 후 (28 Days Later·2002) 대니 보일

조지 로메로 이전의 '주술계 좀비'들과도, 조지 로메로 이후의 '포식계 좀비'들과도 다른 부류로서, 이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 '바이러스 기원설'과 <바탈리언(1985)>에 이은 '달리는 좀비'라는 설정은 좀비 장르를 재정의했다. 대니 보일의 비전 덕분에 좀비영화 시장이 현재와 같이 커질 수 있다. 신종 질병은 우리 안에 내재화된 폭력적인 분노를 은유하고 있다.



#41 : 스크림 (Scream·1996) 웨스 크레이본  

<스크림>은 198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다 무한 자기 복제로 자멸한 ‘슬래셔 장르’를 부활시킨다. 웨스 크레이븐과 각본가 케빈 윌리엄슨이 마련한 공포영화 퀴즈는 '호러 장르의 법칙'을 얼마나 통달했느냐에 따라서 그 재미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이 지적 유희로서의 재활용은 <케빈 인 더 우즈>, <새벽의 황당한 저주>로 이어졌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공포영화 추천 100편, PART V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