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100 HORROR MOVIES, PART VII
공포영화는 오락적 목적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려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영화 장르로 한 세기가 넘도록 존재해왔다. 괴담, 종말론적 사건, 괴수, 종교적·민속적 신념, 미신, 에드거 앨런 포, 브램 스토커, 메릴 셜리, H. P. 러브크래프트, 스티븐 킹 등의 고딕 및 공포 문학에 기반하여 의도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해 흥미를 돋구기도 한다.
무성 영화와 독일 표현주의에서 시작된 공포는 〈드라큘라(1931)〉가 개봉한 이후에야 비로소 성문화된 장르로 인정받았다. 이후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바디 호러, 코미디 호러, 슬래셔 영화, 초자연적 호러, 심리 호러 등 다양한 하위 장르가 등장했다. 공포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제작되었으며, 지역마다 내용과 스타일이 다양하다. 특히 일본, 대한민국, 이탈리아, 태국 등에서 호러 장르가 두드러지게 발전했다.
공포라는 소재로 인해 사회적·법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많이 때문에 흥행하기 쉽지 않은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저예산으로도 프랜차이즈로 이꼴고 갈 수 있으므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여러 대중문화 아이콘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중세 유럽의 고문기술을 재현한 〈엑스텐션〉, 〈인사이드〉를 묶어 '뉴 프렌치 익스트림'라고 통칭한다. 대표작 중 하나인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은 신체에 가해지는 고통을 통해 죄의식, 희생, 구원의 형이상학적 메시지를 얻고자 노력한다. 인간의 마음을 철저하게 무너뜨림으로써 얻는 본능적인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심리를 낭떠러지 저 아래로 떨어뜨린다.
이건 현실일까, 꿈일까? 스티븐 킹을 모티브로 한 공포소설 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식의 코스믹 호러를 펼친다. '창작의 고통'을 촉매로 해서 정신분열이 일어나고, 고어, 괴수물, 오컬트, 슈퍼내추럴 장르를 넘나 든다. 출판업계로 대변되는 '자본'에 그 화살을 겨냥한다.
칸 영화제 그랑프리
한마디로 〈괴담〉은 웰메이드 아트하우스 영화다. 고바야시 마사키는 공포영화가 꼭 저예산 B급 무비일 필요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무성영화 기법에다 축소지향적인 일본 건축의 기하학적 구성, 인상파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색채 대비, 그리고 일본 전통설화와 우키요에, 가부키 등 일본문화를 적극 활용한 미학적 실험을 감행했다.
마치 찰스 로튼의 〈사냥꾼의 밤 (1955)〉이 절로 연상될 만큼 기가 막히게 황홀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단, 스토리는 '일본판 전설의 고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프랑켄슈타인 2부작은 30-40년대 유니버설 호러 최고작이자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 중 역사상 맨 윗줄에 앞선다. 최초로 성공한 시리즈이기에 영화사적으로도 중요하다.
제임스 웨일은 메리 셜리의 원작과 동일한 음표를 가져다 쓰면서도 전혀 다른 선율을 들려준다. 시종일관 ‘순진무구한 아이’로 그려지는 괴물은 자신의 운명을 인지하지 못한 채 비극을 겪는 괴물의 페이소스가 더 애처롭게 다가왔다. 영화사에 처음 등장한 '슬픈' 공포영화는 그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있고 수많은 후손을 거느리게 되었다.
에드가 라이트는 조지 로메로의 작품을 “호러의 외피를 두르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트로이의 목마’ 같다 “고 말했다. 그 아이디에서 착안해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좀비 장르를 대중문화로 인수 분해하고, 조지 로메로가 남긴 동차식을 남긴다. 쉽게 풀이하자면 이 영화가 패러디한 것은 스토리가 아닌 ‘클리셰’다. 즉, 클리셰를 역으로 이용해 웃음을 선사한다.
〈오니바바〉는 날 것 그대로의 강렬한 스타일은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일본 최고의 공포영화'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작품이다. 14세기 난보쿠초 시대를 배경으로 전쟁으로 피폐해진 삶의 참상에서 공포의 기초를 쌓는다. 젊은 남성들은 징집되고, 그들의 가족은 그들 자신을 부양하기 위해 인륜을 저버린다. 가난과 기아에 대한 위협에서 공포를 이끌어 낸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의 야만성과 국민을 소모품 취급하는 일본 군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수풀 속의 검은 고양이〉는 히로시마 출신의 신도 가네토에게 원폭의 기억은 강렬했다. 그는 한 개인에게 가해지는 사회의 억압에 주목한 것은 당연하다. 헤이안 시대의 요괴 전설을 극화했다. 한 여성에게 불어닥친 비극을 침묵의 미학으로 풀어내 관객의 숨통을 잡아챈다. 그리고 훌륭한 공포 영화가 그렇듯이 사회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을 지니고 있다.
조지 로메로 이전의 '주술계 좀비'들과도, 조지 로메로 이후의 '포식계 좀비'들과도 다른 부류로서, 이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 '바이러스 기원설'과 〈바탈리언(1985)〉에 이은 '달리는 좀비'라는 설정은 좀비 장르를 재정의했다. 대니 보일의 비전 덕분에 좀비영화 시장이 현재와 같이 커질 수 있다. 신종 질병은 우리 안에 내재화된 폭력적인 분노를 은유하고 있다.
여성 감독 제니퍼 켄트는 임신부들 혹은 어머니들이 차마 꺼내지 못한 불편한 진실을 들춘다. 자신이 낳은 자식을 자기가 혐오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담았다. 게다가 육아의무 역시 벅차다는 걸 감독은 숨기지 않는다.
감독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엄마가 아들과의 갈등을 딛고 저주에 맞선다. 그러니까 모성애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결과라는 게 결론이다. 모성애의 본질을 꿰뚫어 본 통찰력을 높이 산다.
피난처(마트)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어리석음은 곧장 종말론으로 치닫는다. 스티븐 킹의 일관된 코드 중 하나인 맹목과 광신을 긴장감 있게 살려냈다.
〈곡성〉의 스릴과 미스터리는 관객과 스무고개를 하는 것과 같다. 감독이 제시하는 미끼를 덥석 무는 순간 관객들은 영화가 남긴 은유와 상징에 허우적거리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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