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00 HORROR MOVIES, PART VIII
공포영화는 오락적 목적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려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영화 장르로 한 세기가 넘도록 존재해왔다. 괴담, 종말론적 사건, 괴수, 종교적·민속적 신념, 미신, 에드거 앨런 포, 브램 스토커, 메릴 셜리, H. P. 러브크래프트, 스티븐 킹 등의 고딕 및 공포 문학에 기반하여 의도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해 흥미를 돋구기도 한다.
무성 영화와 독일 표현주의에서 시작된 공포는 〈드라큘라(1931)〉가 개봉한 이후에야 비로소 성문화된 장르로 인정받았다. 이후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바디 호러, 코미디 호러, 슬래셔 영화, 초자연적 호러, 심리 호러 등 다양한 하위 장르가 등장했다. 공포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제작되었으며, 지역마다 내용과 스타일이 다양하다. 특히 일본, 대한민국, 이탈리아, 태국 등에서 호러 장르가 두드러지게 발전했다.
공포라는 소재로 인해 사회적·법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많이 때문에 흥행하기 쉽지 않은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저예산으로도 프랜차이즈로 이꼴고 갈 수 있으므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여러 대중문화 아이콘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최초의 몬스터 영화인 〈노스페라투〉는 당시 대중의 불안한 심리를 필름에 저장했다. 메이크업의 힘으로 악마를 스크린에 소환했고, 명성을 안겨주었다. 빛과 그림자의 사용, 위협과 긴장, 아름다움과 추함, 연약한 소녀를 위협하는 남자, 음울한 음악 등의 호러 장르의 많은 핵심 요소들을 창조해 냈다. '햇빛에 의해 불타는 흡혈귀'라는 새로운 설정은 후대 뱀파이어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칸 영화제 그랑프리
한마디로 〈괴담〉은 웰메이드 아트하우스 영화다. 고바야시 마사키는 공포영화가 꼭 저예산 B급 무비일 필요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무성영화 기법에다 축소지향적인 일본 건축의 기하학적 구성, 인상파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색채 대비, 그리고 일본 전통설화와 우키요에, 가부키 등 일본문화를 적극 활용한 미학적 실험을 감행했다.
마치 찰스 로튼의 〈사냥꾼의 밤 (1955)〉이 절로 연상될 만큼 기가 막히게 황홀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단, 스토리는 '일본판 전설의 고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헤브라이즘은 서양 문명을 지탱하는 양대 축 중 하나다. 〈위커맨〉은 기독교 이전의 고대 신앙인 ‘신이교주의(Neo Paganism)’을 꺼내 든다. 이것이 서구인의 의식구조에 일대의 충격을 가한다. 형식적인 면에서 미스터리 스릴러와 호러 장르의 결합은 흔한 방식이지만, 뮤지컬, 70년대 에로티카를 더해 영화 자체가 하나의 의식 같다. 그 낯설고 이질적인 제의가 기괴하면서 사람을 사로잡은 마력을 발휘한다. 문화적 차이를 통한 독창적인 공포를 발견한 그 공적을 높이 산다.
에드가 라이트는 조지 로메로의 작품을 “호러의 외피를 두르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트로이의 목마’ 같다 “고 말했다. 그 아이디에서 착안해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좀비 장르를 대중문화로 인수 분해하고, 조지 로메로가 남긴 동차식을 남긴다. 쉽게 풀이하자면 이 영화가 패러디한 것은 스토리가 아닌 ‘클리셰’다. 즉, 클리셰를 역으로 이용해 웃음을 선사한다.
같은 해 개봉된 〈싸이코〉, 〈피핑 톰〉와 더불어 초기 슬래셔 장르의 3대장 중 하나다. 교통사고로 얼굴이 망가진 딸을 위해 젊은 여자를 납치해 얼굴 가죽을 벗겨 딸에게 이식하는 미치광이 의사 이야기. 로마 영화제에 상영될 때 다큐멘터리처럼 촬영된 안면이식수술 장면에 놀라 일곱 명의 관객이 기절해 실려 나갔다고 한다.
이 신체 훼손을 통한 기괴한 여행은 왜 획기적일까? 작품 전반에 '로맨티시즘(낭만주의)'이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독특한 시적 감수성은 음악부터 미장센에 이르기까지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심지어 반칙에 가까운 예쁜 장면들이 수시로 등장해서 당신의 심장을 노크한다. 주제도 범상치 않다. 타인의 가죽을 덮어써야만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주인공에게서 억압기제와 정체성의 문제를 읽을 수 있다. 이 고전의 유산은 〈할로윈(1978)〉의 마이클 마이어스의 가면,〈내가 사는 피부(2011)〉, 〈홀리 모터스(2012)〉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프랑켄슈타인 2부작은 30-40년대 유니버설 호러 최고작이자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 중 역사상 맨 윗줄에 앞선다. 최초로 성공한 시리즈이기에 영화사적으로도 중요하다.
제임스 웨일은 메리 셜리의 원작과 동일한 음표를 가져다 쓰면서도 전혀 다른 선율을 들려준다. 시종일관 ‘순진무구한 아이’로 그려지는 괴물은 자신의 운명을 인지하지 못한 채 비극을 겪는 괴물의 페이소스가 더 애처롭게 다가왔다. 영화사에 처음 등장한 '슬픈' 공포영화는 그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있고 수많은 후손을 거느리게 되었다.
아카데미 분장상
일단 릭 베이커의 분장은 지금 봐도 끔찍하다. 존 랜디스는 '무서우면서도 웃기는 영화'를 세상에 툭 던져놓는다. 이야기야 비극적이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겐 그 어처구니없음에 일단 웃을 수밖에 없다. 소위 골 때리게 독창적인 유머란 이거다.
공포영화 속편들은 보통 '리믹스(Remix)'에 불과했다면, 〈이블 데드 2〉는 거의 모든 면에서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됐다. 무한한 상상력과 재치 있는 아이디어는 사실상 ‘숲 속의 통나무집(케빈 인 더 우즈)’ 장르를 개창한 거나 다름없다.
아카데미 극본상
웃음이든 비명이든, 호러와 코미디의 최종목표는 같다. 관객들을 말 그대로 숨 막히게 하는 것이다. 《겟 아웃》은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의 〈초대받지 않은 손님 (1967)〉에서 설정을 직접 빌려왔다. 흑인 남자가 백인 가족에 뿌리 깊은 인종주의적 편견과 선입견을 되묻는 대목이 그렇다. 인종을 멸시하는 '풍조'와 차별하는 '시선'에서 감정과 정체성을 매우 깊은 곳에 숨겨놓고 살아남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하찮은 기분이 들게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논쟁을 시작하게 했다.
조던 필은 영화 전반에 흩어진 사소한 요소 하나 허투루 쓰지 않고 관객을 공포에 몰아넣는다. 《어스(Us)》라는 제목부터 다의적이지 않은가? '우리들'로도 읽히지만, '미국(United States)’을 뜻하는 US 일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간에 영화 전체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놉》은 서부극, UFO영화, 괴수물을 총망라하며 영화의 역사를 새로이 쓰려는 야심을 감추지 않는다. 〈미지와의 조우〉, 〈죠스〉의 가르침을 본받아 스펙터클에 집착하는 오늘날의 시네마를 근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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