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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13. 2018

퍼스트 맨·First Man·2018:위인과의 거리두기

《퍼스트 맨》후기·리뷰

영화《퍼스트 맨》은 한마디로 '인간극장'이다. 닐 암스트롱이 겪은 개인적인 체험과 심경을 밝히는데 주력한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인물이지만, 인류애나 시대적 사명감 같은 거창한 수식어는 모조리 떼 버렸다. 셔젤 감독은 아폴로 11호 임무가 시작되기 8년 전부터 암스트롱이 달에 도착하기까지 겪은 비극들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1961년 성층권에서 비행기록을 세운 테스트 파일럿 자격으로 NASA에 입사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 재닛(클로이 포이)과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3살짜리 딸 카렌이 병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아픔을 잊고자, 일에 몰두한다. 지구 상에서 겪은 고통을 벗어나서 우주로 나아가기로 마음먹은 닐은 자신의 문제을 이겨내기 위해 우주 비행사가 되기를 신청한다. 1962년 NASA의 Gemini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휴스턴으로 이사 오고, 새로이 이웃이 된 비행사 에드워드 화이트(제이슨 클라크)와 그의 활발한 아내 팻 (올리비아 해밀턴)을 친구로 삼는다. 그렇게 영화는 그의 주변부를 느리게 응시합니다. 가족과 이웃, 동료, 종국에는 미국과 소련 등과 겪는 닐을 응시한다. 이처럼 시나리오 작가 조시 싱어(스포트라이트)는 중력보다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와의 역학관계에 더 집중합니다.


《퍼스트 맨》도 전작《위플래쉬》처럼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나아가면 갈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개인을 다뤘다.  종국에는 완벽에 집착하며 에너지로 폭발하는 반면에 《퍼스트 맨》은 단 한 가지가 《위플래쉬》와 달랐다.  그런데 닐의 행동에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닐 암스트롱의 내면 묘사를 최소한으로 축약하고 생략한 탓이다. 아마도 《라라 랜드》처럼 할리우드의 관습을 부정했던 것처럼 SF 장르의 클리셰를 정면으로 거부한 탓일 것이다.


셔젤의 의도적인 '캐릭터와 거리두기'는 '결실은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주제를 강조하는 장점도 있지만, 가끔 관객들이 어디에다 감정이입을 해야 할지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게 한다. 그렇기에 영화 전체의 3/4 정도 되는 개인사가 마치 우주비행을 보기 위한 비용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 형식적으로는 IMAX를 가장 영리하게 사용하는 사례 중 하나!

촬영감독 리누스 산드그렌은 거친 해상도를 지닌 16mm부터 35mm 필름 및 광대한 IMAX를 오간다. 거친 해상도에서 아이맥스로 바뀔 때의 경이로움은 아마도 닐이 달착륙에 성공했을 때의 환희와도 같을 것이다. 달 표면을 가로지르는 장엄한 슬로 패닝 샷을 볼 때는, 마치 달에 와있는 듯한 체험 감을 불러일으킨다. 거기다《위플래쉬》와 《라라 랜드》의 음악을 맡았던 저스틴 허위츠가 음소거를 해버리니 더욱 생생했다. 많지 않은 우주 장면은 극한의 폐소 공포증을 선사하며, 전인미답의 불가사의한 광경을 목도하게 합니다. 


그가 착륙한 곳은 상처 입은 한 남자의 인간적인 이야기다. 지구에서 받았던 개인적 상처를 무중력 공간에다 묻어둡니다. (닐 암스트롱이 의도치 않았겠지만)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 인류에게는 큰 도약으로 남게 되었다.



★★★☆  (3.8/5.0) 

Good : 타르코프스키와 스필버그 사이

Caution : 감정과 정보의 커다란 공백


*현지에서 논란이 된 '성조기를 꽂는 장면'이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감독이 거시적인 명분보다는 미시적인 개인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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