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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20. 2020

SF영화 추천 110편, PART V

TOP 110 SCI-FI MOVIES OF ALL TIME (5)

사이언스 픽션(Science-Fiction). 약칭 SF는 "사이언스 판타지", "사변 소설", "우화 소설 (fabulation)", "철학 지향적 과학 소설(philosophically oriented science fiction)" 등 다양하게 문학적 관습과 규약을 논의되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로 받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도 논쟁 중이므로 이것이 정확한 정의는 아니다. 크게 자연과학에 기초한 '하드 SF', 사회과학에 기반한 ‘소프트 SF'로 분류된다. 그 아래에 희망찬 미래를 표현한 ’ 유토피아‘, 어두운 미래를 예상한 ’ 디스토피아‘, 원시 문학(신화)적인 ’ 스페이스 오페라‘,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린 ’ 포스트 묵시록‘ 등이 SF의 하위 장르들이다.        


과학사학자 로버트 K. 머튼은 “모든 창조자는 시공간에서 타인에게 둘러싸여 있고 죽은 자와 산 자를 불문하고 수많은 타인에게 개념, 맥락, 도구, 방법론, 데이터, 법칙, 원칙, 모형을 물려받는다.” 즉, 모든 창조 영역은 광대한 연결 공동체이므로 어떤 창조자도 지나치게 많은 공을 차지할 자격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그 장르의 역사를 110편의 영화로 정리해보겠다. 덧붙여 사이언스 픽션계의 노벨상인 ‘휴고상’에서 영상매체에게 수여되는 ‘최우수 드라마틱 프레젠테이션’에 후보작 위주로 목록을 짰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1-2개 빼고는 전부




#60 : 디스트릭트 9 (DISTRICT 9·2009) 닐 블롬캠프

외계인에 비유하고 있지만, 실상은 불법이민으로 인한 '외국인 혐오증'과 '인종차별주의'가 주제다. 영화 속 시민 인터뷰 장면은 짐바브웨 난민에 관해 질문한 것이다. 주인공이 점차 인간에서 외계인이 되어갈수록 억압과 차별을 몸소 체험한다. 그것도 할리우드 작법과는 억만 광년 떨어진 독특한 화법을 구사하면서 말이다. 




#59 : 아바타 5부작 (AVATAR·2009-2028) 제임스 카메론

아카데미 시각효과·촬영·미술상 

제임스 카메론은 <천공의 섬 라퓨타>, <블레이드 러너>, <타잔>, <포카혼타스>, <늑대와 춤을>,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의 존 카터 시리즈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인정했다. 기시감을 3D 영상기술로 참신하게 변환한다. 굉장한 구경거리에다 판도라 행성의 생태계를 서로가 연관 깊게 역동적인 복합체로 촘촘히 엮어놓았다.     


카메론은 이 풍성한 재료를 다 요리하지 않고 살짝 맛만 보여주는 선에서 멈춘다. 그가 봉인해 놓은 나머지 이야기보따리는 향후 5부작으로 차근차근 공개할 예정이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를 합친 세계관에 인류를 가해자로 전환한 장치가 속편에서 어떻게 기능할지 궁금하다.




#58 : 알파빌 (ALPHAVILLE·1965) 장 뤽 고다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장 뤽 고다르는 40년대 필름 누아르에서 디스토피아를 성공적으로 추출한다. 이 비전은 프랑수아 트뤼포의 「화씨 451」과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 알렉스 프로야스의 「다크 시티」에 이식받았다. 테크노크라테스 독재정권에서 벌어지는 감시체계는 「브라질(1985)」, 감정 통제는 「이퀼리브리엄(2002)」, 「브이 포 벤데타(2005)」에게 승계됐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나 특수효과나 세트의 도움 없이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저예산 SF작품이라면 전부 <알파빌>의 자기장 하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 대중문화 시금석으로 길이길이 보존되고 있다.




#57 :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THE MAN WHO FELL TO EARTH·1976) 니컬러스 뢰그

70년대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랄까? 실제 데이빗 린치에게 영향을 줬다. 영화는 마치 <메멘토>처럼 시간과 공간을 뒤죽박죽 뒤엉켜있다. 인과관계가 파괴된 전개이지만, 외부인의 시점에서 외계인이 자본주의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왠지 애잔하게 다가온다. 11주간 촬영기간 동안 데이빗 보위는 방금 녹음을 끝마친 앨범<Station To Station>의 표지로 이 영화 스틸 컷을 썼을 만큼 이 역할에 애착을 가졌다. 촬영이 끝난 뒤에 베를린 3부작의 첫 번째 앨범인 <Low>를 녹음한다. 그리고 그 앨범은 세상을 바꿨다.




#56 :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MARGORIE PRIME·2017) 마이클 알메레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노인이 평생 가슴 한 편에 남은 응어리를 고백한다. 경험한 주체가 사라진 빈자리에 ‘경험의 풍경’만 덩그러니 전시한다. 영화는 ‘기억’이 얼마나 주관적인 윤색과 왜곡을 거치는지 통렬하게 폭로한다.




#55 : 스타트렉 2:칸의 분노 (STAR TREK II: THE WRATH OF KHAN·1982) 니콜라스 메이어

《스타트렉》은 인문학을 적극 도입했다. 공학적으로 ‘워프 항법’, ‘물질 전송장치’의 개념을 설파했지만, 인종주의의 위험성과 문화상대주의를 다룬 일종의 '사회파 드라마'에 가깝다. 미지의 개척지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윤리적·사회학적 담론이야말로 이 23세기 모험이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이유다.


그런 관점에서 스타트랙의 아버지, 진 로젠베리의 핵심사상 ‘윤리(Morality)’ 담론을 극장판에 그대로 이식한 이 작품을 뺄 수 없다. 물론 우주 함대전, 유전공학, 마인드 컨트롤, 테라포밍을 스크린에 옮긴 공로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쌍제이가 <다크니스 (2013)>에서 이 작품을 기초로 만들면서 원작의 정신을 위배한 것을 떠올려보면 아이러니하다. 




#54 : 공각기동대 (攻殼機動隊: GHOST IN THE SHELL·1995) 오시이 마모루

사이버 범죄를 다룬 네오 누아르는 인류가 휴대폰과 친숙해지기도 전에 제작됐다. 필멸의 영혼을 기계체에 저장하는 방식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따라가기 어렵지만, 아마도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영리한 SF영화일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문화적, 미적 진화뿐만 아니라 21세기 SF 장르의 발전에 얼마나 큰 공헌 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신체마저 기계로 바꾸는 세상에서 인간, 그리고 자신이란 무엇인가?'라는 홍보문구로 요약 가능한 이 낡은 20세기 사이버펑크는 디지털 전환의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인공장기에 관련된 생명윤리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53 : 매드 맥스 2 (MAD MAX 2: THE ROAD WARRIOR·1982) 조지 밀러 

아카데미 편집·의상·분장·미술·음향편집·음향상 

조지 밀러는 '오일 쇼크'와 '핵공포'를 스크린에 옮기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포스트 묵시록'으로 불리는 이 신생 장르는 세계 종말을 테마로 하는 SF의 하위 장르가 생겨난다. 보통 좀비, 전염병, 핵전쟁 등을 원인으로 인류 문명이 거의 멸망한 뒤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개인의 생존 투쟁’을 주제로 삼는다. 결론적으로 <로드 워리어>는 엄청난 상상력으로 관객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도록 했다. 




#52 : 멜랑콜리아 (Melancholia·2011) 라스 폰 트리에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한 개인의 우울증과 불안심리에서 출발해서 인류와 지구의 멸망이 다가옴에 따라 인간의 어리석음과 커져가는 절망은 정비례한다. 




#51 : 마션 (THE MARTIAN·2015) 리들리 스콧

과학자들이 꼽은 역대 과학적인 SF영화 (2위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이 낙천적인 재난영화는 경쾌하다. 이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는 도전과 응전으로 이어지는 SF 전통이 잘 살아있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 지구적인 노력이 기울어질 때 왠지 모를 위로와 안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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