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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추천 110편, PART VI

TOP 110 SCI-FI MOVIES OF ALL TIME (6)

by TERU

사이언스 픽션(Science-Fiction). 약칭 SF는 "사이언스 판타지", "사변 소설", "우화 소설 (fabulation)", "철학 지향적 과학 소설(philosophically oriented science fiction)" 등 다양하게 문학적 관습과 규약을 논의되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로 받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도 논쟁 중이므로 이것이 정확한 정의는 아니다. 크게 자연과학에 기초한 '하드 SF', 사회과학에 기반한 ‘소프트 SF'로 분류된다. 그 아래에 희망찬 미래를 표현한 ’ 유토피아‘, 어두운 미래를 예상한 ’ 디스토피아‘, 원시 문학(신화)적인 ’ 스페이스 오페라‘,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린 ’ 포스트 묵시록‘ 등이 SF의 하위 장르들이다.


과학사학자 로버트 K. 머튼은 “모든 창조자는 시공간에서 타인에게 둘러싸여 있고 죽은 자와 산 자를 불문하고 수많은 타인에게 개념, 맥락, 도구, 방법론, 데이터, 법칙, 원칙, 모형을 물려받는다.” 즉, 모든 창조 영역은 광대한 연결 공동체이므로 어떤 창조자도 지나치게 많은 공을 차지할 자격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그 장르의 역사를 110편의 영화로 정리해보겠다. 덧붙여 사이언스 픽션계의 노벨상인 ‘휴고상’에서 영상매체에게 수여되는 ‘최우수 드라마틱 프레젠테이션’에 후보작 위주로 목록을 짰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1-2개 빼고는 전부




#50 : 그날 이후 (Threads·1984) 믹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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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이 발발해서 문명과 노동자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의실험(시뮬레이션)해봤다. 매우 가혹하고 처절할 정도로 현실적이라 Taste Of Cinema에서 가장 보기 불편한 작품 1위로 선정했다.



#49 : 아바타 5부작 (AVATAR·2009-2031) 제임스 카메론

아카데미 시각효과·촬영·미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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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은 <천공의 섬 라퓨타>, <블레이드 러너>, <타잔>, <포카혼타스>, <늑대와 춤을>,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의 존 카터 시리즈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인정했다. 기시감을 3D 영상기술로 참신하게 변환한다. 굉장한 구경거리에다 판도라 행성의 생태계를 서로가 연관 깊게 역동적인 복합체로 촘촘히 엮어놓았다.


카메론은 이 풍성한 재료를 다 요리하지 않고 살짝 맛만 보여주는 선에서 멈춘다. 그가 봉인해 놓은 나머지 이야기보따리는 향후 5부작으로 차근차근 공개할 예정이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를 합친 세계관에 인류를 가해자로 전환한 장치가 속편에서 어떻게 기능할지 궁금하다.



#48 : 고지라 (GODZILLA, KING OF THE MONSTERS·1954) 혼다 이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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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유일한 일본 캐릭터이자 일본어 사전 ‘고지엔(広辞苑)’에 유일하게 등재된 괴수이기도 하다. 그럼, 이 특수촬영물이 왜 미국과 일본에서 34편에 이르는 최장수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었을까? 고지라는 인간이 어찌할 도리가 없는 천재지변이다. 핵실험으로 마그마를 뚫고 지상에 출현한 고지라는 환경을 파괴한 인간에게 벌을 내리는 일종의 자연신이다.


킹 기도라, 모스라, 라돈 등 괴수가 극을 끌고 나가는 방식은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괴수물의 표준을 정립했다느니 카이주물의 원형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주된 근거가 됐다. <클로버필드>, <퍼시픽 림> 등 SF 괴수영화에 DNA를 남겼다.



#47 : 12 몽키즈 (TWELVE MONKEYS·1995) 테리 길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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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론적 타임루프 물은 자칫 잘못하면 유치해지기 십상인데 테리 길리엄은 조타를 잘 잡고 항해하고 있다. 거기다 세기말적인 암울함이 더해져 원작 '크리스 마르케의 《방파제 (La Jetee·1962)》'보다 더 나은 면을 보여줬다.



#46 : 더 문 (MOON·2009) 던칸 존스

<더 문>은 정밀한 과학 묘사보다 익숙한 SF공식을 재조립한 일종의 콜라주에 가깝다. 정확하게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일부분을 복사해와 한 남자의 내면을 탐구하는 휴먼 드라마다. HAL 9000에 대한 오마주인 케빈 스페이스가 목소리 연기한 인공지능 'GERTY'이 대표적이다.



#45 : 토탈 리콜 (TOTAL RECALL·1990) 폴 버호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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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특수효과의 총아. <로건의 탈출(1976)>이 70년대 영화가 내다보는 전망이라면 <토탈 리콜>은 90년대 영화들이 어떻게 미래를 예측했는지를 보여줬다. <토탈 리콜>의 성공이후 가상현실에 관한 클리셰를 대거 양산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필립 K. 딕의 영리한 이야기 덕분에 <토탈 리콜>은 노화를 늦출 수 있게 되었다.



#44 :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THE MAN WHO FELL TO EARTH·1976) 니컬러스 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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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랄까? 실제 데이빗 린치에게 영향을 줬다. 영화는 마치 <메멘토>처럼 시간과 공간을 뒤죽박죽 뒤엉켜있다. 인과관계가 파괴된 전개이지만, 외부인의 시점에서 외계인이 자본주의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왠지 애잔하게 다가온다. 11주간 촬영기간 동안 데이빗 보위는 방금 녹음을 끝마친 앨범<Station To Station>의 표지로 이 영화 스틸 컷을 썼을 만큼 이 역할에 애착을 가졌다. 촬영이 끝난 뒤에 베를린 3부작의 첫 번째 앨범인 <Low>를 녹음한다. 그리고 그 앨범은 세상을 바꿨다.



#43 : 콘택트 (CONTACT·1997) 로버트 저메키스

NASA 선정 가장 현실적인 SF영화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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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평생 연구해 온 지적인 외계 생명체의 탐색(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이 결국에는 ’ 인간은 소우주이다 ‘라고 결론을 내린다. 놀랍게도 별과 은하계의 구조적 관계가 원자와 인간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은하 계당 약 10의 22승 개의 별이 들어가 있다. 인간은 10의 28승 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의 80%를 구성하는 수소가 우리 인체의 주성분 원소인 점도 신기하다. 이처럼 과학적으로 보아서도 ’ 인간은 소우주‘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뜻밖에도 외계인의 전파가 지구에서 흔히 쓰는 라디오 방송처럼 '주파수 변조(FM)'나 '진폭 변조(AM)'가 아니라 '편광 변조(PM)' 방식인 점도 흥미롭다. 더욱이 《인터스텔라》처럼 부녀관계가 중요하게 다뤄져서 인지 다시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42 : 그래비티 (GRAVITY·2013) 알폰소 쿠아론

아카데미 감독·촬영·편집·음향·음향편집·시각효과·음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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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과학자들과 우주비행사들은 <그래비티>의 많은 사건들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지만, 엠마누엘 루베츠키의 놀라운 촬영은 관람이 아닌 '체험'을 선사한다.


중력은 외로움에 대한 물질의 반응일까? <그래비티>의 진정한 가치는 죽음과 탄생에 대한 아름다운 명상을 제공한다는 데에 있다. 주인공이 우주 정거장이 상징하는 자궁을 떠나 지구의 ‘흙(가이아)’에 기어 나오는 장면은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은 사색을 제공한다. 잃어버렸던 생의 의지, 생명의 기원과 근원적인 고독에 대한 물음은 그동안 SF 장르에 냉담했던 아카데미 회원들의 발길을 돌려세웠다.



#41 :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 (THE PLANET OF THE APES·2011-7) 루퍼트 와이어트/맷 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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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은 고전의 동어반복이 아닌 "훌륭한 우화"로의 위대한 진화를 보여준 프리퀄의 정수다. 인간들의 실험으로 지능을 얻게 된 침팬지 시저를 주인공으로 한 완전히 새로운 역사를 바닥부터 차근차근히 쌓아 올린다. 1968년 원작에서 유인원과 인간을 언어로 나눴듯이 프리퀄도 '언어의 발달'로 유인원의 진화를 묘사한다.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은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공존하려는 다양한 유형이 사람들로부터 발생하는 긴장감을 탐구한다. 즉, 인간과 유인원의 위치를 바꿔서 탐욕, 질투, 폭력이 '문명화된 생물의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1편<진화의 시작>은 유인원이 벌이는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이고 모세의 ‘출애굽기’이다. 2편<반격의 서막>은 서부극이 다루던 ‘문명의 충돌’을 그릴뿐 아니라 서부극의 주제인 ‘정치적 갈등’을 유인원 사회의 분열로 확장된다. 3편<종의 전쟁>은 ‘영웅의 퇴장’과 ‘인류의 멸망’을 거울상처럼 나란히 병치한다. 죽음을 불사한 시저의 포용 정책은 양 진영의 평화와 공존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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