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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24. 2020

SF영화 추천 110편, PART VIII

TOP 110 SCI-FI MOVIES OF ALL TIME (8)

사이언스 픽션(Science-Fiction)’. 약칭 SF는 "사이언스 판타지", "사변 소설", "우화 소설 (fabulation)", "철학 지향적 과학 소설(philosophically oriented science fiction)" 등 다양하게 문학적 관습과 규약을 논의되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로 받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도 논쟁 중이므로 이것이 정확한 정의는 아니다. 크게 자연과학에 기초한 '하드 SF', 사회과학에 기반한 ‘소프트 SF'로 분류된다. 그 아래에 희망찬 미래를 표현한 ’ 유토피아‘, 어두운 미래를 예상한 ’ 디스토피아‘, 원시 문학(신화)적인 ’ 스페이스 오페라‘,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린 ’ 포스트 묵시록‘ 등이 SF의 하위 장르들이다.        


과학사학자 로버트 K. 머튼은 “모든 창조자는 시공간에서 타인에게 둘러싸여 있고 죽은 자와 산 자를 불문하고 수많은 타인에게 개념, 맥락, 도구, 방법론, 데이터, 법칙, 원칙, 모형을 물려받는다.” 즉, 모든 창조 영역은 광대한 연결 공동체이므로 어떤 창조자도 지나치게 많은 공을 차지할 자격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그 장르의 역사를 110편의 영화로 정리해보겠다. 덧붙여 사이언스 픽션계의 노벨상인 ‘휴고상’에서 영상매체에게 수여되는 ‘최우수 드라마틱 프레젠테이션’에 후보작 위주로 목록을 짰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1-2개 빼고는 전부




#30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 다니엘스

아카데미 작품·감독·여우주연·남녀조연·각본·편집상

‘중꺽마’를 외치는 영화, 중년 여성이 일생 생활에서 깨어나 멀티버스를 구하기 위해 혼란스러운 계획에 휘말린다. 여러 평행우주로부터 그녀 자신의 모습을 불러내 가족을 구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다중우주가 분리되고 그녀 만이 우주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모든 것이 변한다.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를 찾는 타인과 연결하려는 시도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힌다. 




#29 : 그날 이후 (Threads·1984) 믹 잭슨

핵전쟁이 발발해서 문명과 노동자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의실험(시뮬레이션)해봤다. 매우 가혹하고 처절할 정도로 현실적이라 Taste Of Cinema에서 가장 보기 불편한 작품 1위로 선정했다. 




#28 : 그녀 (HER·2013) 스파이크 존스

아카데미 극본상

주인공 테오도르는 상대의 욕망을 읽기를 꺼려한다. 그래서 학습능력이 있는 '운영체제(OS)'를 만나 연애를 한다. 그녀는 주인공과 사귀면서 재빨리 연애감정을 배우고 이를 응용한다.

  

현재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인공지능(A.I.)'이 가져올 후폭풍을 촬영 당시의 기술력과 상상력으로 그럴싸하게 표현했다. 엄밀히 따지면 과학적 논평이라기보다는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놀라운 탐구이거나 타인의 존재를 통해 자아를 정의하려는 충동에 관한 연구로도 들린다.




#27 : 괴물 (THE THING·1982) 존 카펜터

마치 코로나 정국을 예견한 것 같다. 전염병에서 공포를 이끌어낸 하워드 혹스의 1951년작 ‘더 씽(The Thing From Another World)'을 리메이크했다. 존 카펜터는 베일에 싸인 ’ 냉전적 우화‘를 취하다가 롭 보튼의 특수효과(FX) 작업에 의해 긴장과 공포를 자아낸다. 존 카펜터의 시각적 단서와 빌 랭커스터의 대본은 관객들로 하여금 언제 어디서 어떻게 ’ 더 씽‘이 엄습해올지를 몰라서 가슴 졸이도록 만든다.  

  

극 중 주인공 이름에 '맥(Mac)'이 들어가고 토마스 웨이츠가 맡은 '윈도(Windows)'이다. 운영 체제가 출시되기 몇 년 전에 만들어졌기에 꽤 흥미롭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헤이트 풀 8 (2015)>에 <괴물>의 주연배우 커트 러셀을 캐스팅하고 갇힌 공간과 설원, 등장인물 간의 불신, 피의 향연을 <괴물>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재 구현했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는 <괴물> 속 외계 생명체의 해부 장면을, <패컬티(1998)>와 <지구가 끝장나는 날(2013)>은 인간임을 증명하는 <괴물>의 그 유명한 혈액 검사 장면을 변주했다.




#26 : 로보캅 (ROBOCOP·1987) 폴 버호벤 

아카데미 특별 업적(음향편집)상

훌륭한 SF영화는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가설을 검증해본다. <로보캅>이 바로 그런 경우다. 토에이의 특촬물 <우주형사 갸반(1982)>을 모티브로 머피를 예수 그리스도에 빗댔다. 인간의 기억을 데이터화한 인공지능(AI)를 인격적 대우를 할 것인가 아니면 기계로 취급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되묻는다. 


폴 버호벤은 기업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주면 안 되는 이유를 시니컬하게 읊는다. 그 비판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드러낸 '서브 프라임 위기'를 예언한 수준이다. 언론과 기업의 유착관계, 젠트리피케이션, 대규모 실업, 양극화 등이 그러하다. 그럼, 왜 하필 배경이 디트로이트인지만 짧게 설명하겠다. 

 

디트로이트는 한때 미국 도시인구 순위 4위를 차지할 만큼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였다. 그러나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연료효율이 높은 일본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 실적 감소를 이유로 포드, 크라이슬러, 제너럴 모터스는 결국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점차 도시가 쇠퇴한다. 미국의 여타 도시들이 광역도시권 단위로 예산을 집행하는 데 반해 디트로이트 교외지에서 걷은 세금을 독립적으로 예산을 편성한다. 해고된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도심지는 점차 황폐화되고 시민들이 떠나고 세수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그래서 디트로이트는 기업의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도시재생’을 그리는 데에 최적의 선택지다.




#25 : 제국의 역습 (STAR WARS: EPISODE V - THE EMPIRE STRIKES BACK·1980) 어빈 커슈너

아카데미 특별업적·음향효과상

<제국의 역습>은 모든 면에서 획기적인 전임자가 정한 기준을 뛰어넘는다. 루소 형제의 말마따나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이 관객의 예상과 기대를 배반한 용기는 이 SF액션영화에서 배웠다. 악에게 패배한 주인공, 어긋난 로맨스, 새드 엔딩은 상업영화의 오래된 금기들이었다. 

  

더불어 전편 <새로운 희망>이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완결성을 갖춘 반면에 <제국의 역습>은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선례로 여전히 남아있다. 이때 처음 세상에 출현한 ‘확장 세계관(EU)과 미디어 믹스’ 개념은 훗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로 체계화된다. 이 SF액션은 시간의 시험을 견뎌내고 미래 세대의 영화제작자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유다.




#24 : 신체 강탈자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1956) 돈 시겔

원작자 잭 피너는 "만약 신체가 복제되고 정신이 사라진다면?" 라며 불신에 휩싸인 인간군상을 통해 공포의 근원을 되짚는다. 그는 인터뷰에서 정치적 함의는 없다고 부정했지만, 냉전시대 공산주의의 위협으로 해석하거나 이와 정반대로 매카시즘을 통한 마녀사냥이나 전체주의에 대한 공포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이렇듯 <신체강탈자의 침입>이 SF 공포영화로의 고속도로를 건설하자마자 필립 카우프만의 <우주의 침입자(1978)>, 아벨 페라라의 <보디 에일리언(1993)>, 니콜 키드먼 주연의 <인베이젼 (2007)> 등 수차례 리메이크됐다. 더 나아가 존 카펜터의 《더 씽(1982)》와 마블코믹스의 《심비오토(베놈, 카니지)》, 《기생수》  《지구가 끝장나는 날(2013)》등의 이후의 ‘SF 호러’ 작품들이 신나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23 :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1986) 미야자키 하야오

<천공의 섬 라퓨타>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브랜드를 세상에 각인시킨 첫 번째 히트곡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늘 동일한 장르를 노래하는 가수다. 아이들은 ‘꿈’을 동경하고 있으며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을 안다. 대자연의 생태주의, 마법과 18-9세기 과학의 스팀 펑크, 구식 내연기관을 동시에 매력을 느끼는 그의 세계 자체가 모순이 빚어진다. 전쟁과 평화, 과학과 자연의 대립, 소년소녀의 우정과 사랑, 모험은 그가 초지일관 탐구하는 영역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제임스 카메론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하늘을 떠다니는 섬,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 비행석, 고대 병기’ 등의 원형과 ‘문명과 탐욕’의 공식을 대중화했다.




#22 : 솔라리스 (Солярис·1972)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칸 영화제 그랑프리·국제 비평가상

스타니스와프 렘이 쓴 원작은 SF소설의 '랜드 마크' 중 하나라 불릴만하다. 주인공의 심리에 형체를 부여하려는 타르코프스키적인 고집은 내면 심리를 외면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인간보다 더 지적인 ‘방문자’는 《콘택트(1997)》에게 영감을 줬고, 우주의 고독과 광기는 SF 호러영화들, 예를 들면 《이벤트 호라이즌(1997)》, 《선샤인(2007)》 등에 고스란히 수해줬다.




#21 : 이티 (E.T. THE EXTRA-TERRESTRIAL·1982)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음악·음향편집·음향·시각효과상

스필버그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미지와의 조우>의 정신적 후속편을 기획한다. 한마디로 <이티>는 영화 마법의 전형이다. ‘언젠가 어린이였던 모든 어른들에게,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될 모든 어린이에게’라는 홍보문구대로 5살짜리 꼬마부터 84세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다. 21세기 SF영화들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반면에 20세기 SF영화는 이처럼 밝고 활기차며 낭만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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