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극은 미국 서부 특히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 북부 및 캐나다 서부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로 일반적으로 서부 개척시대의 민담과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올드 웨스트" 또는 "와일드 웨스트"라고 불리며, 미디어에서 무법자, 보안관 및 총잡이 캐릭터가 순찰하는 무법 천지의 국경 지대로 묘사된다. 서부극은 정의·자유·개인주의·운명론·미국의 역사와 정체성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범죄가 만연한 서부 지역을 점진적으로 개척하려는 시도에 관한 이야기다. 서부극의 역사는 고전 영화문법이 세워지는 과정이었으며, 영화에서의 가장 순수한 스펙터클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굳이 미국이 아니더라도 황량한 배경에서의 결투가 주된 테마가 된다면 서부극으로 분류할 수 있다. 1920-30년대 금주법 시대나 현대를 다룬다면 '네오 웨스턴'이라 불린다. 서부 개척시대를 다루지만 이탈리아에서 제작되면 '스파게티 웨스턴', 1930년대-40년대의 만주를 배경으로 한 중국과 한국의 만주 웨스턴, 19세기 그레이트 게임과 20세기 적백 내전을 배경으로 한 러시아의 러시아의 오스턴(Ostern)/레드 웨스턴,
19세기 홋카이도 개척기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스키야키 웨스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타워즈>, 핵전쟁이후 멸망한 지구를 배경으로 한 <매드 맥스> 등도 속한다.
#100 :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1994) 에드워드 즈윅
아카데미 촬영상
20세기 초 몬태나 주를 배경으로 홀아비(앤소니 홉킨스) 아래서 성장한 삼형제를 다룬 대하드라마다. 문명화된 신사 에이든 퀸, 야성적인 개인주의자 브래드 피트, 그리고 모두가 사랑에 빠진 여자를 집으로 데려오는 젊은 이상주의자 헨리 토마스의 개척 모험을 담은 멜로드라마다. 약혼녀 역의 줄리아 오먼드가 상징하는 도시문명과 충돌하는 서부 개척민의 문화충격을 장엄하게 그렸다.
#99 : 제레미아 존슨 (Jeremiah Johnson·1972) 시드니 폴락
〈레버넌트〉의 명백한 전신은 시드니 폴락의 산악인 서부극이다. 멕시코 전쟁에 환멸을 느낀 퇴역 군인이 가족과 친구, 문명과 완전히 단절하고 로키 산맥에 올라 홀로 살아간다.
영화는 원시 자연에 경의를 표하며, 자연인으로 살아가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고독을 그리고 있다. 자연에 동화된 인간이 겪는 생존방식과 육체성을 촬영하기 위해 수십 명의 북미 원주민들을 배우, 엑스트라 및 제작진으로 고용했다. 폴락은 7개월 반 동안 편집하면서 “리듬과 분위기, 멋진 공연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입니다‘라고 말했다.
#98 : 퀵 앤 데드 (The Quick And The Dead·1995) 샘 레이미
샘 레이미는 기본적으로 영화광이다. 이것이 그가 여러 장르를 방랑한 까닭이기도 하다. 샘 레이미의 신서부극(Neo Westerns)은 스파게티 웨스턴에 대한 표하기 위해 디자인되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여성 총잡이가 복수를 꾀하는 내용이다. 샤론 스톤을 사연 많은 여성 총잡이로, 악덕 시장 역은 진 해크만이, 호주에서 할리우드로 막 진출한 러셀 크로우와 <타이타닉> 이전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목숨을 건 위험한 결투 시합에 참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명배우진, 앨런 실베스트리의 음악, 단테 스피노티의 감각적인 촬영이 그 영화적인 트릭을 완벽히 구현한다.
#97 : 랭고 (Rango·2011) 고어 버빈스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랭고>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유명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시각효과 전문회사 ILM과 손잡고 장편 애니메이션에 도전한 첫 작품이다. 또한, 2010년대에 픽사의 독주를 막고, 오스카를 수상한 유이한 작품이다.
빛을 활용한 사실적인 영상미와 영웅주의와 대중문화에 관한 풍자, 서부극의 공식을 비틀며 기존 애니메이션과 확실히 차별화된다.
#96 : 몬태나 (Hostiles·2017) 스콧 쿠퍼
DH 로렌스 (DH Lawrence)의 격언처럼 영화의 오프닝부터 ‘증오’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인종 전쟁으로 인해 동료를 잃은 상처, 눈앞에서 가족을 잃은 악몽 같은 순간들, 부족을 잃은 상처, 대학살을 저지른 죄책감, 그로인해 제어할 수 없는 중오심과 분노 등 대립적 상황이 펼쳐진다. 그러나 영화는 공존하려면, 오직 용서와 화해뿐이라고 설파한다. 영화를 보면서 남북 긴장과 증오심은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일까 종전 평화협정이 실현되면 어떤 세력에게 불리할까 같은 한반도 정세가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95 : 툼스톤 (Tombstone·1993) 조지 판 코스마토스
실존인물인 연방보안관 와이어트 어프가 툼스톤에 정착한 이후의 삶을 각색한 영화이다. 실화 ‘OK 목장의 결투’도 중심 소재로 등장한다. <람보 2>와 <코브라>를 연출했던 조지 판 코스마토스 답게 와이어트 어프(커트 러셀) 형제들과 닥 홀리데이(발 킬머) 간의 브로맨스뿐만 아니라 액션 시퀀스들이 연신 박력이 넘친다.
#94 : 내 이름은 튜니티 (They Call Me Trinity·1970) 엔조 바르보니
먹방 영화의 최고봉, 누더기 차림의 테렌스 힐과 버드 스펜서가 무법자 형제 역을 맡아 스파게티 웨스턴에 슬랩스틱 코미디로 접목한 독특한 시도가 흥행을 견인했다. 트리니티(테렌스 힐)가 촌장의 딸들에게 반한 후 결혼하기 위해 두 자매가 사는 몰몬교 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말 도둑인 트리니티의 본성에 어긋나는 선한 행동을 하게 된다.
#93 : 총잡이 링고 (Una Pistola Per Ringo·1965) 두치오 테사리
60년대 동양에 자토이치와 쇼 브라더스가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마카로니 웨스턴이 있었다. 무수한 `링고 시리즈(15편)`의 첫 출발을 알린 작품. `엔젤 페이스`란 별명을 가진 링고(줄리아노 젬마)는 정당방어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는 무법자로 잇속을 철저히 챙긴다. 살인죄로 기소된 그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강도단을 소탕하고 인질을 구하는 작전에 투입한다. 가볍고 경쾌한 오락물로 재치 있는 대사와 창의적인 시퀀스가 영화를 꾸준히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92 : 엘도라도 (El Dorado·1966) 하워드 혹스
혹스는 40년대까지 엘리트주의를 찬미하며 남성 전문가 집단들의 우정과 연대를 찬미하는 기조로 영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말년에 만든 〈리오 브라보>(1959)〉와 〈리오 로보 Rio Lobo(1970)〉 3부작에서 영웅주의와 집단의 연대감을 스스로 부정하기 시작했다. 존 웨인과 로버트 미첨이 느슨하게 뭉치지만, 낭만적인 정통서부극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변호한다. 악당을 시원시원하게 척결하는 권선징악은 아메리칸 웨스턴다운 호쾌함을 잃지 않았다.
#91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The Good, The Bad, The Weird·2010) 김지운
등장인물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협력과 배신을 거듭하는 이만희의 <쇠사슬을 끊어라(1971)>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1966)의 변주이며, 김지운은 그 전통을 승계한다. 이탈리아의 마카로니 웨스턴이 미국인보다 더 미국의 역사을 고증한 것에 반해 김지운이 그린 만주는 애초부터 현실세계에 존재할 뜻이 없다. 영화는 홍콩 무협영화처럼 호걸 군상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코미디 어드벤처에 가깝다.
<놈놈놈>의 세계관은 1930년대 만주의 재현보다 <스타워즈>의 타투인 행성이나 <블레이드 러너>의 포스트모던한 공간 같다. 그러나 <놈놈놈>의 심리와 서사는 액션의 파괴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좋은 놈’의 진의는 끝까지 불분명하고, 삼인의 동기가 충돌하는 갈등이 명확하지 않다. 관객이 얻는 심리적 카타르시스가 크지 않다. 상황의 중대함이 관객을 압박해야하는데 인물의 동기가 납득되지 않아 쾌감이 그리 크지 않다. 그렇지만 만주 웨스턴 혈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소개한다.
#90 : 상하이 눈 (Shanghai Noon·2000) 톰 데이
서부 개척사에서 중국인 쿨리들이 대륙횡단철도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무술영화와 서부극을 유쾌하게 결합하려는 시도는 홍콩 쪽에서 <황비홍 서역웅사> 같은 작품이 있었고, 미국 쪽에서도 비슷한 설정의 TV시리즈<쿵후>를 제작했었다.
<상하이 눈> 제목은 <하이 눈>에서, 주인공 ‘촌 왕(성룡)’은 존 웨인을, 악덕 보안관 반 클립은 리 반 클리프가 연상되며, <내일을 향해 쏴라>나 스파게티 웨스트을 패러디한다. 영화는 서부극에 관한 농담을 건네며 <개구리 왕자>에 빗대 '자유를 찾아 달아난 공주와 그녀를 구출하러 온 근위대원'이라는 동화적인 스토리를 덧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