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COMING-OF-AGE FILMS EVER : -71위
'청춘 영화(靑春映畵)'라는 명명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청춘이 주는 이미지가 너무 많다. 낭만, 꿈, 가족, 희망, 성장, 좌절, 첫사랑, 교육 등 많은 키워드들이 대개 청춘영화의 소재나 주제로 쓰인다. 이 키워드를 관통하는 공통점을 찾자면, 청춘영화는 추억을 담보하는 영화다. 특정시간대를 잘라 기억해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청춘영화를 본다. 어디로 갈지 몰라 혼란스럽기만 한 그때 그 시절을 스크린에서 만나보자!
리앤 라임스의 주제가〈Can't Fight the Moonlight〉로 유명한 이 영화는 기성품으로 조립한 느낌이 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무작정 희망을 품고 상경한 소녀가 겪는 성장통에는 2000년대의 무한낙관주의(원형적 사고)가 담겨있다.
시카고에서 자란 십대 청년 ‘렌(케빈 베이컨)’은 작은 시골 마을인 보몬트로 이사를 가게 된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어른들도 마음에 안 들지만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음란하다는 이유로 마을 의회에서 춤과 록 뮤직을 금지했다는 것이다. 분노한 렌은 친구들을 몰고 100마일 떨어진 바에 가서 광란의 댄싱 나잇을 보내고 온다. 마을의 청소년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른들이 저지하려 들자 아이들의 투쟁이 시작된다.
영화는 실화에 기반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미국 남부 시골 주인 오클라호마 주의 엘모어라는 도시엔 1898년 이후 마을에서 춤 추는 것이 금지되어있는 괴상한 법 조항이 있었다고 한다. 기독교적인 보수적 가치관 때문에 1980년에 거의 100년만에 이 법을 폐지했다. 엘모어는 흥행 이후 엘모어 시는 풋루즈의 고향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매년 풋루즈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케니 로긴스의 'Footloose', 보니 타일러의 'Holding Out For A Hero'이 수록된 사운드트랙은 80년대를 풍미한 디스코들로 가득한 보물상자다.
록밴드 ‘와일드 스탈린즈’의 멤버 빌(알렉 윈터)과 테드(키아누 리브스)가 겪는 시간여행은 음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인류애로 확장하는 대범함을 선보인다.
닭장(디스코장), 로라장(롤러 스케이트장)등 1980년대 고등학생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전설의 '캡짱' 중필과 현실의 중필의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막싸움이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동안 무용담이 되는 일종의 ‘뻥’을 현란한 과장과 능청스러운 농담처럼 가볍게 소비한다. 지나치게 낭만적이지 않으면서도 쾌활하고 제멋대로인 채로 설교하지 않는다. 그때 그 시절, 추억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K-청춘 영화들 <말죽거리 잔혹사>, <써니>에게 영향을 줬다.
미국에 120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소년원에 수감되어 있다. 출소 후 75%가 죽거나 재수감된다. <그리다이언 갱>은 산타모니카에 소년원 킬패트릭 캠프의 실화를 소개한다. 보호관찰관인 '숀 포터(드웨인 존슨)'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미식축구팀을 결성한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을 보는 주위의 시선은 곱지 않고, 같이 시합할 팀을 찾기조차 힘들다. 포터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그들에게 제2의 인생을 찾아주고자 한다. 스포츠는 패배주의에 찌든 비행청소년들에게 기회와 성취를 배우는 장을 제공한다.
"다른 지역의 사람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스스로 지원해서 배우고 더 나은 학생이 되는 거다. 경기장에선 나의 길을 가는 거다. 너의 길이 아니다. 너희는 길을 잃었다. 지금은 패배자다. 머스탱은 승자다."라는 숀의 가르침은 N포세대과 영끝족의 절망감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된다.
샘 레이미의 3부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이어 2번째 리부트임에도 가벼운 청소년 드라마로 생동감을 준다.
MCU에 합류한 피터 파커는 삼촌의 죽음과 생계문제가 배제되고, 원작 코믹스처럼 유쾌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마이클 키튼은 적은 분량 이상의 압도적인 캐릭터 해석을 통해 극을 휘어잡는다.
<소년 시절의 너>는 20세기 홍콩영화처럼 학원폭력을 과잉된 정서로 전시한다. 과잉된 연출 방식이 노리는 것은 ‘입시제일주의’를 주입하려는 어른들을 정 조준한다.
교육의 목적이 자기 계발이 아니라 지위 상승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어른들은 중국 아이들에게 ‘계층에 대한 욕망’을 주입한다. 그 아이들은 친구를 존중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보다는 자신이 밟고 올라서야 할 ‘경쟁자’로 취급한다. 그 맥락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이 전 세계에서 행복도가 가장 낮은 이유 중 하나를 발견한 것 같다.
폐교가 정해진 고등학교는 곧 철거를 앞두고 있다. 졸업을 앞둔 네 명의 소녀들은 첫 이별을 맞아 작별 인사를 준비한다. 각각의 사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거나 극적인 장면 연출에 관심 없다. 원작자 아사이 료의 또 다른 소설〈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처럼 관조적으로 지켜볼 뿐이다. 자연스럽게 우리가 다시 졸업식에 참석한 기분을 자아낸다.
‘N포 세대’에게 꿈을 꾸는 것이 사치일지 모른다. 《서머 필름을 타고! 》은 번아웃과 무기력으로 포장한 장기화된 불황과 저성장, 높은 청년 실업률로 벌써 좌절해서 희망도, 의욕도 사라진 N포 세대에게 영화가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위로를 제공한다.
피어 스트리트 3부작은 슬래셔와 심령공포, 오컬트를 활용해서 양극화의 저주를 풀어낸다. 부촌 '써니베일'과 빈민가 '셰이디사이드'를 대비시키고 있는데, 이것은 주제와 밀접하다. 영화의 주제는 미국의 역사를 한 마을의 비극으로 치환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켜 번영해왔고, 상속을 통해 제국을 유지하고, 반대편에 있는 이들을 고통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한다.
<브릭>은 90년대 틴에이저 영화의 공식에 필름느와르 장르를 대입했다. 그래서 나온 값은 수십 년간 반복되던 필름 느와르의 클리셰를 영리하게 재활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부당하다. 고등학교 마약 누아르의 세계관은 정말 기발한 장르의 변형이다.
명대사"나에겐 꿈이 없었어"로 대변되는 불안한 청춘들을 다루고 있다. 사다리가 걷어 차인 세계에서 인생의 성공 따윈 없을지 모르겠다. 그저 살기 위해 투쟁하는 우리가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꿀 빤 세대가 존재했던 적은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없다.
스티븐 킹은 공포소설이 아니다. 그가 밝힌 대로 '어반 레전드(도시전설)'에서 발췌한 괴기한 소재에서 평범한 소시민이 겪는 내면과 심리를 주로 그리기 때문이다. 단지 살기 위해서 불안(악)과 싸우며 인물은 성장한다. 그래서 공포가 가미된 성장(심리) 소설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그것>은 미지의 괴물에게 희생당하고, 가정폭력, 인종차별, 집단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의 상처 받기 쉬운 내면을 어두운 필치로 구현해낸다. 하지만, 아이들은 곁에 있는 친구의 손을 꽉 잡으며 상처를 극복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미치광이 살인마가 연달아 틴에이저들을 죽이는 슬래셔 장르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하이틴 장르와 맞닿아있다. 타임슬립의 묘미와 하이틴 무비의 상큼함까지 가져오면서 ‘호러테이닝’이라는 대중적인 팝콘 공포영화를 창조해냈다. 굉장히 단순한 구조지만, 다채로운 경우의 수를 가져가면서 재미를 증폭시킨다.
<17 어게인>은 기본적으로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13 Going On 30·2004)>와 정반대다. 영화는 ‘만약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래?’라며 인생극장을 펼친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그리움의 본질이다.
대한민국은 우스개소리로 ‘유교탈레반’으로 불릴 만큼 이쪽 방면으로 엄격한 국가이지만, 이 저급하지 않은 섹스 코미디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 수백편의 모방작을 양산해냈다.
소위 '강형철의 칠공주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80년대에 대한 향수에 기대고 있다. 필요이상의 언어유희, 욕설과 주인공의 딸에게 린치를 가한 아이들에게 응징을 가하는 아줌마들의 무리수가 추억을 빛바래지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책임감 앞에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던 여성들의 신화를 발굴해 복원한다.
진정한 친구의 존재가 곁에 있다면 정말 든든할 것 같다. 체형이 모두 다른 체형이 모두 다른 4명의 친구들 카르멘(아메리카 페레라), 티비(앰버 탬블린), 레나(알렉시스 블레델), 브리짓(블레이크 라이블리)에게 모두 맞는 신기한 청바지와 함께 여름 한철을 지나는 여학생들의 성장담은, 무척이나 보편적이다. 특히 “완벽한 것은 사소한 것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몰라.”란 대사가 뭉클하게 심장을 저격한다.
평범한 여고생이 알고 보니 유럽의 공주였다니! 어릴 적에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던 동화를 예쁘게 꾸며 놨다.
병신같지만 멋진 이 남자, 의외로 섬세하고 슬기롭다. 쑥맥인 주인공이 인생역전을 노리며 비장의 필살기를 펼친다.
안니바오베이가 쓴 1998년 웹소설 <칠월과 안생>은 상당한 인기를 얻어 미디어믹스로 제작됐다. 전혀 다른 인생관을 갖고 있는 단짝친구가 영화 내내 정반대의 선택을 하지만 종착역에서 두 개의 삶이 자연스럽게 합치된다. 이렇듯 한 여성이 가족, 친구, 연인의 품을 떠나 세상에 홀로서기까지의 고민을 격정적으로 담았다.
2008년 여름, 13살의 대만계 미국인 크리스(아이작 왕)은 가정 문제에서 벗어나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MySpace), AIM을 통해 의사소통을 나누며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첫 데이트의 어색한 긴장감을 헤쳐 나가거나 스케이트 보더 형들과 사귀는 과정, 아버지 없이 혼자서 뒷바라지하시는 어머니의 부담감 등을 지금쯤 20대 후반일 밀레니엄 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자라오면서 겪는 성장통을 코믹하고 명쾌하게 담았다.
존 카니는 어릴 적에 즐겨 듣던 듀란듀란의 <Rio>, 더 클래시의 <I Fought The Law>, 모터헤드의 <Stay Clean>, 더 큐어의 <Inbetween Days> 등 80년대 대중음악에 대한 헌사를 보낸다. 그런데 이 음악이 폭력교사에 맞서는 무기이자 이혼 직전의 부모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다. <싱 스트리트>는 구태와 결별하려는 저항정신, 10대 첫사랑의 열정, 암울했던 80년대 북아일랜드의 시대상까지 전부 다 아우른다.
제목은 ‘책으로 세상을 배운 얼치기’를 뜻한다. 졸업 전날, 학창시절에 얼마나 많이 놓쳤는지 깨닫는 내용이다. 연애를 책으로 배울 수 없듯이 청춘도 인터넷으로 배울 수 없다.
아카데미 작품·각색·남우조연상
자식은 언젠가 부모의 곁을 떠나야 한다.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려고 할 때 ‘가정불화’가 발생하곤 한다. <코다>는 농인 가족 속의 청인이라는 구성원 각자의 딜레마를 사려 깊은 디테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비록 딸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해도 그 맑은 온기가 마음을 정화시킨다.
편견을 벗어던지면, 세상은 보다 더 따뜻해질 수 있다.
불치병에 걸린 소년과 그를 지켜보는 친구의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다. 심플하지만 감동적이다.
왜 한국인은 자식에게 할 말이 ‘공부’ 밖에 없을까? 이같은 '철학의 빈곤'이 한국사회의 거대한 상흔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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