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COMING-OF-AGE FILMS EVER : -51위
고정된 성역할을 거부하고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로레의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어린이의 '장난'으로 긴장감을 부여하고, 동심의 '순수함'으로 보편적인 이야기로 재편한다.
<세카츄>는 게츠쿠의 시작인 소위 ‘순애 3부작’이라 불리는 <101번째 프러포즈>, <멋진 짝사랑>, <도교 러브스토리> 등의 트렌디 드라마를 부흥시키는 측면이 강하다. 앞으로 일본 로맨스가 넘을 수 없는 흥행 수익 85억 엔(역대 9위)을 벌어들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고 반짝이게 하는데서 ‘キラキラ(반짝반짝)’장르가 출범했다. 그 붐을 타고서 <나나>, <연공>, <꽃보다 남자 파이널>, <나는 내일 너의 어제와 만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너와 100번째 사랑>으로 이어졌다.
안니바오베이가 쓴 1998년 웹소설 <칠월과 안생>은 상당한 인기를 얻어 미디어믹스로 제작됐다. 전혀 다른 인생관을 갖고 있는 단짝친구가 영화 내내 정반대의 선택을 하지만 종착역에서 두 개의 삶이 자연스럽게 합치된다. 이렇듯 한 여성이 가족, 친구, 연인의 품을 떠나 세상에 홀로서기까지의 고민을 격정적으로 담았다.
존 휴즈로 대표되는 영광스러웠던 과거의 하이틴 로맨스를 애도하는 한편, 야심차게 SNS시대의 Z세대 하이틴 코미디를 표방한다. 심지어 주인공 올리브의 입을 빌려 80년대 하이틴로맨스를 찬양하게 만들고, 심지어 <아직은 사랑을 몰라요> <조찬 클럽> <페리스의 해방> 등의 클립을 극중에 삽입해놓았다.
우리는 평판세탁을 위해 거리낌 없이 자기 자신을 포장한다. 소문의 굴레에서 허둥대는 주인공을 통해 모욕과 루머, 험담이 이뤄지는 고등학교 정치판을 전시한다. 그러므로 <이지 A>는 기꺼이 'A+'를 받을만한 최고의 하이틴 드라마다.
도대체 ‘성장통’이란 뭘까? 학창시절 왜 엉망진창이었던 걸까? 열일곱 그 시절에 골치 아팠던 고민은 돌이켜 보면 별거 아니다. 아마 인생에서 처음 만난 고통이기에 그렇게 아팠나보다.
제목의 사전적 의미 3가지(마약, 바보, 쩐다)에 모두 부합한다. LA 교외의 빈민가 "더 바텀스(The Bottoms)"에 살고 있는 말콤(샤메익 무어)은 하버드 입학을 목표로 둔 ‘백인적’인 ‘괴짜(Geek, 모범생)’이다. 범생이 우연히 마약 범죄에 휘말리게 되고, 이로 인해 서서히 자신을 얽매려하는 범죄, 갱단, 폭력의 사슬을 뿌리치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을 그린다. 소재를 감각적으로 다뤄 작품은 햇볕이 화창하고 탄산이 가득하다. 그러니 모두 ‘Make Some Noise’하길 바란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타인을 바라봐야 한다고 영화는 주장한다. 선입관과 편견, 두려움 때문에 무턱대고 나와 다른 것을 혐오해서는 안된다고 타이른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인생의 교훈을 배울 수 있으며, 서로 소통하면서 그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이 중요하다. 나 자신을 믿는 것에서 출발해야 다른 사람과 사회가 당신을 바라보는 온도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쿰브 선생님은 학생의 상태만 보고 쉽게 판단하지 않고, 학생이 반복하는 실수를 관찰해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낸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이해하고, 난독증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의 시선에 맞춘다.
<지상의 별처럼>은 “질서, 기강, 노력이 성공의 3대 요소”라 생각하는 인도 교육사회에 “아이들도, 그들이 가진 목표도,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왜 이해하지 못할까”라고 되묻는다.
한국어 제목이 시 TO 망이다. 성적 호기심과 사랑을 혼동하는 청소년기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겉으로 속 시원히 드러내지 못할 뿐이다.
소위 '강형철의 칠공주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80년대에 대한 향수에 기대고 있다. 필요이상의 언어유희, 욕설과 주인공의 딸에게 린치를 가한 아이들에게 응징을 가하는 아줌마들의 무리수가 추억을 빛바래지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책임감 앞에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던 여성들의 신화를 발굴해 복원한다.
수많은 10대 스포츠 드라마를 봤지만, <브링 잇 온>은 유달리 특별하다. 코치나 선생님의 도움 없이 온전히 주인공 혼자서 모든 난관을 해결해나가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독교적 갱생, 빈부격차, 동성애 공포증, 인종 간의 긴장을 진지하게 다루면서 생기발랄한 에너지로 온전히 ‘치어 리딩’ 스포츠에 집중하고 있어 놀랍다.
미치광이 살인마가 연달아 틴에이저들을 죽이는 슬래셔 장르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하이틴 장르와 맞닿아있다. 웨스 크레이븐은 데뷔작 <왼편 마지막 집 (1972)>부터 하이틴 장르와 호러 장르의 조화를 고민해왔다.
마침내 <나이트메어 (1984)>에서 하이틴 코미디의 유머와 공포영화의 원전인 고딕 문학적인 재치, ‘세대 차이’에 관한 사회적 논평을 결합한다. 그러다가 <스크림>에 와서는 공포영화에 대한 농담 섞인 인용과 하이틴 로맨스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을 더해 다시금 호러 영화를 메이저 장르로 끌어올렸다.
김려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완득이>는 외국인 노동자, 도시 빈민가, 장애인과 같은 어두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유머가 풍부하고, 쓸데없는 감상주의에 갇히는 일 따위는 없다. 오지랖 넓은 담임은 알고보니 '개념선생'이고, 불량학생처럼 보이는 완득이는 가족의 가치를 깨달아간다. 100% 가식적이지 않은 영화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다문화가정도 여느 가정과 다르지 않다고 설득한다.
2Pac의 가사를 기반으로 한 제목으로, 무관심, 절망 및 무력감에 대한 삶을 긍정하는 반박이다. 스타 카터(아만들라 스텐버그)는 흑인 거주지역 가든 하이츠 출신이지만 백인들이 주로 다리는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다. 중간자적인 주인공 덕분에 흑인과 백인 커뮤니티 간의 사회적 격차를 훌륭하게 묘사한다. 그녀는 보통의 십대처럼 짝사랑, 파티 그리고 우정의 정치에 둘러싸 있다. 어느 날 소꿉친구인 칼릴(알지 스미스)이 그녀의 코 앞에서 인종차별주의자 경찰의 총에 맞게 되고,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감독은 앤지 토마스의 YA소설에 극적인 터치를 더하지 않는다. 그 담담한 서술이 흑인, 백인, 경찰, 마약상의 입장을 공평하게 다룬다. 특히, 스타의 외삼촌 카를로스(커먼)가 경찰관으로써 흑인 우범지대에서 근무하는 고초를 조카에게 차분히 설명해줄 때 그러하다. 유일한 증인으로 다양한 공동체의 압력에 직면하며 옳은 일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 이 영화는 경찰의 잔혹 행위를 강조할 뿐만 아니라 억압에 맞서 싸우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젊은이들의 참여를 촉구한다. 불의를 보고 침묵하면 그 비극의 주인공이 당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관객으로 하여금 일깨우도록 돕는다.
그레타 거윅의 영화는 발칙하고 신랄한 모던 클래식이다. ‘걸 후드(Girl Hood)’ 장르에서 한 소년과의 관계에서 초점을 맞추지 않아 신선하다. 특히 청소년기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모녀관계에 대한 신선한 통찰이 가장 와 닿았다. 왜냐하면 다 보고나면 누구나 엄마에게 전화해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스카이 하이>는 미국식 틴에이지 영화에 슈퍼히어로 장르를 결합됐다. 두 장르가 충돌하면서 코미디가 발생하고, ‘원형적인 성장담’이라는 취약점을 일정부분 상쇄시킨다.
졸업식을 앞둔 수많은 통과의례 청춘물의 조상님. <청춘 낙서>가 유명한 이유는 우리가 영화 주인공들과 같은 부류와 어울리며 지냈다는 점이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어수선한 시대상과 달리 낙천적인 유머와 위트, 신박한 사운드트랙, 향수 어린 시선, 청소년 심리에 대한 관찰 등의 현대 청춘영화를 건국하셨다.
<멍하고 혼란스러운>, <북스마트>, <슈퍼 배드>, <써니>, <스물>, <닉과 노라의 인피니티 플레이리스트> 등 많은 영화가 그 스타일을 모방했지만 그 익살과 통찰과 기술적 탁월함을 능가한 작품은 없었다.
초등학교에 갓 부임한 초짜교사 카를라(레오니 베네슈)는 그가 담임을 맡은 7학급에서 자꾸만 도난 사건이 빈번이 발생하고, 범인으로 반 학생 오스카(레오나르트 슈테트니슈)을 지목한다. 그런데 학부모와 학생도 학교 측도 진실을 규명해내지 못한다. 거의 풍자에 가깝게 탈진실(Post-truth) 세태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힌다. 탈진실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감정이나 개인적 신념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오늘날의 시대상을 언급하는 용어이다. 이러한 매커니즘을 교실 안에서 벌어진 의심이 확신으로 번져가는 풍경에 빗대 은유했다.
추억은 언제나 보정되기 마련이다. 감독은 어린 시절을 매우 신선하게 활용하며 달콤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디까지 윤색되었는지 어디까지 의미가 부여되었는지 밝히지 않는다. 기억이 갖는 모호성을 영화적 마법으로 승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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