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COMING-OF-AGE FILMS EVER : -21위
성장영화가 왜 인기가 있을까? 아이가 갑자기 어른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누구나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거친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은 혼돈기가 지나고 나야, 그 시절에 대해 생각하면 누구나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그대는 아직 세상물정을 몰랐다고, 그때는 너무 어리고, 순수했다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절이 더욱 그리워진다. 일반적으로 성장영화는 사회화를 거치며 성숙해 가는 성장통의 주인공을 바탕으로, 개인적 자아가 가정이나 학교 등을 거치며 사회적 자아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아주 뛰어난 성장물은 개인적 차원을 뛰어넘어 그 당시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는 폭넓은 통찰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아카데미 극본상
‘걸 후드(Girl Hood)’에 있어서 가장 심각하고 진지한 주제를 이토록 영리하게 다룰 줄은 몰랐다. <주노>는 하이틴 코미디지만, 차분하고 이성적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호기심, 동갑내기끼리만 쓰는 속어로 청소년들만의 세상을 꾸밈없이 리얼하게 옮기는 한편, 위트를 방패삼아 10대 리틀 맘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삶·죽음 엇갈린 여고생들 이야기에서 4·16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애정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죽음과 상실, 이별, 초혼의 이미지가 짙게 깔려있다. 광량을 과하게 담거나, 백색소음을 일부러 지우며, 신비롭고 몽환적인 판타지로 비극을 위로한다. 그렇게 곡진하게 “사랑해”와 “미안해”를 절절히 고백한다.
15살 록스는 어느날 엄마가 사라지자 아동 보호 당국에 의해 동생과 헤어지지 않으려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여중생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남매애와 우정으로 극복하는 와중에,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서서히 무너지는 모습을 사려깊고 진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게 한다. 〈고! 록스!〉는 비전문 배우들의 넘치는 자연스러움으로 실제 청소년기의 기복을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포착한다.
원제는 ‘들어가도 되니?’라는 뜻이다. 그렇게 마음에 들어온 첫사랑은 불사의 삶이 주는 한없는 고독과 시대로부터의 소외로부터 탈출하도록 돕는다. 쉼 없이 눈이 내리는 차가운 북구의 설원이 영화 속 침묵과 어우러지면서 섬뜩할 정도로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만 덩그러니 남겨둔다.
런던의 빈민가 고등학교에 갓 부임한 흑인 교사가 애정 어린 교육을 통해 반항기 많은 학생들을 포용하는 과정을 담은 감동적인 드라마다. 당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인권운동 중이라 아주 민감했던 시기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진보적인 영화다.
칸 영화제 감독상
오늘날 누벨바그의 서막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억되지만, 감독의 자전적 영화이기도 하다. 장 비고의 <품행 제로(1933)>에 존경을 표하며, 문제아를 통해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비판한 고전이다. 그러므로 정보화시대에 뒤떨어진 현대 공교육의 위기를 앞서 예견한 것이나 진배없다.
아카데미 감독상
청년실업을 고려했을 때 대학 졸업이 더 이상 낭만적인 일이 아니다. 첫 장면에서 등장한 ‘짐가방’은 호텔에서도 벤자민의 자취방에서도 계속 나온다. 기성세대가 떠넘기려는 짐을 청년세대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세대갈등을 60년 전에 미리 내다본 선견지명에 건배하고 싶다.
이 영화는 BLM운동이 최종적으로 평화와 용서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외친다. 평론가 아만다 화이트는 "80년대 10대 영화들 속에서 백인 10대들이 삶을 ‘흥밋거리(Fun)’로 보았다면, 〈보이즈 앤 후드〉에서 흑인 10대들은 그것을 ‘생존’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라고 평했다.
순박한 신입생인 요노스케의 인간미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순수를 회복시킨다. 보는 내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치유의 만찬을 마음껏 즐기시길!
이 영화만큼 청소년 영화를 정의한 작품은 없다. 이후의 하이틴 장르에 자주 나오는 여왕벌과 무리들은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발췌한 인용구에 바탕을 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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