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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31. 2020

청춘·성장영화 추천 100편 <4>

BEST COMING-OF-AGE FILMS EVER : -31위

'청춘 영화(靑春映畵)'라는 명명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청춘이 주는 이미지가 너무 많다. 낭만, 꿈, 가족, 희망, 성장, 좌절, 첫사랑, 교육 등 많은 키워드들이 대개 청춘영화의 소재나 주제로 쓰인다. 이 키워드를 관통하는 공통점을 찾자면, 청춘영화는 추억을 담보하는 영화다. 특정시간대를 잘라 기억해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청춘영화를 본다. 어디로 갈지 몰라 혼란스럽기만 한 그때 그 시절을 스크린에서 만나보자! 




#40 : 이유 없는 반항 (Rebel Without A Cause·1955) 니콜라스 레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이보다 잘 표현한 영화가 있을까? 부부싸움을 하고 있는 부모님에게 “당신들이 나를 갈기갈기 찢고 있어!”라는 일갈하는 제임스 딘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청소년기의 혼란과 소외감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된 것이 납득이 간다.



#39 : 에이스 그레이드 (Eighth Grade·2018) 보 번햄 

코미디언 보 번햄은 소셜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는 10대 소녀가 ‘나 좀 봐줘’라는 진심어린 호소를 외면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인싸 인척 굴던 유투버가 오프라인에서 아싸를 자처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날이 새도록 지우개로 열심히 고쳐 썼지만, 두 번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지난날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38 : 청춘낙서 (American Graffiti·1973) 조지 루카스  

졸업식을 앞둔 수많은 통과의례 청춘물의 조상님. <청춘 낙서>가 유명한 이유는 우리가 영화 주인공들과 같은 부류와 어울리며 지냈다는 점이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어수선한 시대상과 달리 낙천적인 유머와 위트, 신박한 사운드트랙, 향수 어린 시선, 청소년 심리에 대한 관찰 등의 현대 청춘영화를 건국하셨다. 


<멍하고 혼란스러운>, <북스마트>, <슈퍼 배드>, <써니>, <스물>, <닉과 노라의 인피니티 플레이리스트> 등 많은 영화가 그 스타일을 모방했지만 그 익살과 통찰과 기술적 탁월함을 능가한 작품은 없었다.



#37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Our Twisted Hero·1992) 박종원

"일진"인 엄석대와 그 패거리가 한병태를 "왕따"로 만들고, 복종시킨 다음에는 "빵 셔틀"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은 수십 년 전 작품임에도 오늘날 교실 내에서의 폭력의 본질이 무엇인지 매우 정확히 바라보고 있다. 집단 따돌림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 스스로가 아니라 결국 어른들과 공권력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한편, 영화는 원작보다 훨씬 더 현대사에 빗대어 어떤 대상을 비판한다. 영화가 비판하려는 대상은, 엄석대 밑에서 부조리에 순응한 자들이 때때로 그 앞잡이 노릇까지 하면서 질서를 수호하려 했던 ‘독재에 순응한 구성원’들이 일말의 반성도 없이 끈 떨어진 권력에 손가락질하는 군중심리이다. 이때 가장 모자라 보이는 친구 영팔이 ‘너네들도 나쁘다’며 울먹인다. 부조리는 엄석대가 옳지 못함을 알면서도 대항하기를 포기해버렸던 ‘이름 모를 녀석’들에 의해 유지되었던 것이다.



#36 : 짝퉁 대학생 (Accepted·2006) 스티브 핑크

취직자리 보장 못하는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산업화 시대의 교육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은 과연 합당한 일일까? 극단적인 입시 위주 교육과 대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사람 취급도 않고, 적성과는 상관없이 성적에 맞춰서 학과를 선택하는 풍조, 학생회의 군기 문화, 배경과 인맥으로 불공정한 입시 등 그 가볍지 않은 주제를 굉장히 재기 발랄하게 풀어냈다.   



#35 :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桐島、部活やめるってよ·2012) 요시다 다이하치

진짜 10대들이 만든 것 같은 현재 진행형의 생동감이 살아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중복서술기법을 통해 모두가 똑같은 꿈과 똑같은 행복의 가치를 강요받는 경쟁사회의 허상을 폭로한다.



#34 : 캐리 (Carrie·1976) 브라이언 드 팔마

호러 하이틴 무비의 시초이자 의미심장한 결말 처리로 미국 공포 영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교내 왕따, 종교 맹신, 가정학대로 인해 억압되고 소외된 사춘기의 청소년의 폭주를 그린 플롯은 후세에 널리 널리 활용된다.  



#33 : 목소리의 형태 (映画 聲の形·2016) 야마다 나오코 

자라면서 학창 시절의 ‘집단괴롭힘·왕따·이지메(苛め, イジメ)’로부터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가해자는 속죄를 구하고, 피해자는 용서하는 것이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길임을 깨닫게 한다.      



#32 : 디스 이즈 잉글랜드 (This Is England·2006) 셰인 메도우스

우리는 왜 혐오의 시대에 살게된 것일까? 정치·사회·계급·문화적 관점에서 신자유주의시대 하층민의 결핍이 쇼비니즘을 낳는지를 영화 한 편에 담았다.


영국판 <400번의 구타> 혹은 <아메리칸 히스토리 X (1998)>이다. 1980년대 극우파가 자메이카계 흑인 노동자에서 출발한 스킨헤드 문화에서 혐오로 변질되는 과정을 생생히 다뤘다. 감독이 직접 겪은 자전적인 경험에 기초했다고 한다.



#31 : 우리들 (The World Of Us·2016) 윤가은

어느 나라나 기득권은 사회적 갈등을 키워 분열을 일삼는다. 동네 골목상권, 직장 부서 내부, 학급 내 급우 사이에서도 ‘정치’가 난무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서로를 이기기 위해 언론 플레이, 세력화, 흑색선전이 일상화되어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정점에 오른 자들은 하나같이 진짜 독종이다. 실력은 둘째치고 정치력이 검증된 ‘만렙’들이 국가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사회의 최소단위까지 정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창의성, 연대의식, 사회적 공감대, 경제적 신뢰 등의 사회적 자본이 성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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