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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23. 2020

애니메이션 영화 추천 100편 (2)

TOP 100 ANIMATED FILMS :~81위

움직이는 사진, 애초에 영화는 마술적 환영을 자아내는 도구였다. 영화의 사실성을 사진이 담당하였다면 움직임은 그 자체로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이었다. 라틴어로 ‘살아 움직이게 하다’라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표현 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럼 100편의 애니메이션 명작을 만나보자! 





#90 : 신데렐라 (Cinderella·1950) 클라이드 제로미니 外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1937>의 히트를 거뒀지만, <피노키오, 1940>, <환타지아, 1940>, <밤비, 1942>의 실패, 애니메이터의 집단 파업 등으로 1940년대 후반의 디즈니는 거의 파산 직전의 상태에 몰리게 된다. 월트 디즈니는 당시 직원회의 때 “신데렐라가 망하면 우리도 끝이다”라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는 보편적인 서사를 원했고 딱 어울리는 작품을 발견했다. <신데렐라>는 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가 옛이야기를 모아 정리한 단편집 <교훈이 담긴 옛날이야기와 콩트>에 처음 실렸다. <성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 었는데, 그 보다 800년이나 앞서 출간된 당나라의 수필집 <유양잡조(酉陽雜俎)>에 나오는 예쉔(葉限)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 속 캐릭터의 수려한 움직임은 현실감 있는 동작을 얻기 위해 배우의 연기를 촬영하여 그 위에 캐릭터 그림을 입혀 장면을 만드는 ‘라이브 액션(Live Action) 기법’을 시도한 덕분이다. 그 결과, 대모가 신데렐라의 드레스를 ‘비비디 바비디 부(Bibbidi Bobbidi Boo)’로 변신시킨 것처럼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거인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았다. 또한 이와 유사한 여러 이야기들의 원형이 되는 바람에 ‘신데렐라 스토리’, ‘신데렐라 콤플렉스’ 등의 사회적 용어가 이 작품으로부터 파생했다. 여담으로 오늘날 디즈니 프린세스는 디즈니 브랜드를 상징하지만, 월트 디즈니는 딱 3편의 공주 애니메이션만을 제작했다. <백설공주>로 디즈니 프린세스 공식을 발명했고, 나중에 <잠자는 숲 속의 미녀, 1959>로 디즈니식 애니-뮤지컬 형식을 완성한다.




#89 :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101 Dalmatians·1961) 볼프강 라이더맨 外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중 처음으로 제록스(Xerography) 방식을 도입하여 제작되었다. 동화 용지 위에 연필로 그린 선을 그대로 셀 용지에 옮길 수 있는 제록스 방식을 통해 영화 제작에 효율성을 가져왔다. 두 번째, 뮤지컬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추구하던 디즈니가 뮤지컬 형식을 버린 최초의 작품이다. 세 번째, 고전이나 동화가 아닌 작품을 원작으로 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닌 현대 음악을 사용하여 현대적인 감성을 표현하려 애쓴 작품이다. 그래서 디즈니 실버 에이지(1950-67)를 상징하는 대표작으로 오늘날에도 회자되고 있다.


보통 애니메이터들은 점이나 동그라미를 넣지 않는데, 이 영화는 점박이 무늬가 12~24 프레임으로 움직인다. 강아지가 움직일 때마다 그려야 하는 분량이 크게 늘기 때문에 이후 그 어떤 2D 애니메이터도 도전하지 않았다는 후일담이 내려온다. 




#88 : 러빙 빈센트 (Loving Vincent·2017) 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먼

빈센트 반 고흐를 향한 헌정사. 세계 최초로 손으로 그린 유화 장편 애니메이션은 125명의 화가들이 10년 동안 62,450점의 유화 프레임을 손수 그렸다. 고흐의 화풍을 그대로 재현해낸 그 장인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87 : 노란 잠수함 (Yellow Submarine·1968) 조지 더닝

비틀스의 영향력은 음악의 단위를 뛰어넘는다. <노란 잠수함>은 60년대를 지배한 미술 사조를 적극 받아들인다. 이를테면, 팝아트(Pop Art), 옵티컬 아트(Optical Art), 사이키델릭 아트(Psychedelic Art)를 반영한 기존 애니메이션과 비교할 수 없는 실험적인 영상미를 추구했다.  


<노란 잠수함>에서 시간과 공간, 실제와 환상은 그 경계가 무너지면서 매우 초현실주의적으로 묘사된다. 초현실주의의 ‘낯설게 하기’를 통해 히피 문화가 주창하는 인류애와 평화의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부각한다. 아트 디렉터 하인츠 에델만(Heinz Edelmann)에 의하면, 처음부터 작품을 하나의 전체로서 접근하기보다는 서로 연결성을 지닌 단편 영상물들의 시리즈물처럼 생각하여 매번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자 했으며, 이는 끝까지 시각적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응집력 있는 서사를 포기한 대신에 비틀스의 12곡마다 사진, 실사 영상과 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콜라주 기법, 타이포그래피의 활용, 회화적으로 채색한 로토스코핑 기법 등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차별화했다.




#86 : 파라노만 (ParaNorman·2012) 크리스 버틀러, 샘 펠

공포영화에 대한 존경이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소박하지만 따스한 감성이 물씬 담겨있다.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교훈이 담겨 있다. 액션이 시작되면서 집단의 폭력을 냉정하게 그리면서 그 작동원리(매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85 : 이집트 왕자 (Prince Of Egypt·1998) 사이먼 웰스 外

아카데미 주제가상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의 주제가 "When You Believe"등 훌륭한 음악, 2D와 CGI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우수한 작화와 연출, 구약성경의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하되 세실 B. 드밀의 <십계(1956)>을 참조한 완성도 높은 작품성, 발킬머, 미셸 파이퍼, 산드라 블록, 제프 골드블롬 등 성우진들의 열연, 모세와 람세스의 형제관계에 중점을 둔 뛰어난 각색이 드림윅스가 디즈니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시킨 원동력이다.





#84 : 라푼젤 (Tangled·2010) 네이선 그레노, 바이런 하워드

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초로 3D로 제작되었다. 주류 애니메이션이 대중문화에 대한 인용과 패러디 유머에 더 의존하게 된 시대에 디즈니 프린세스 뮤지컬 동화는 지나간 유물로 취급됐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제3의 전성기인 ‘디즈니 리바이벌’을 이끈 주역이 <볼트, 2008>, <공주와 개구리, 2009>인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만약 이 작품이 없었다면, <겨울왕국, 2013>은 나올 수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디즈니의 상징이던 셀 애니메이션을 버렸지만, 그들의 노하우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분야에 신기술로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와 같은 디즈니 프린세스 고전을 보고 자란 사람들에게 <라푼젤>은 우리 모두가 기다려왔던 컴백이었다. 디즈니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디즈니 프린세스 뮤지컬’은 이렇게 부활했다. 정신적 속편 <겨울왕국>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83 : 레고 배트맨 무비 (The LEGO Batman Movie·2017) 크리스 매케이

<레고 배트맨 무비>는 마치 배트맨이 출연한 리얼리티 쇼를 시청하는 기분이 든다. 브루스 웨인의 사생활과 내면을 엿봄으로써 기존 배트맨 시리즈의 주제의식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한다. 더욱이 원작을 절묘하게 비트는 예리한 유머와 DC빌런 올스타즈를 만나는 기쁨 등은 몇 가지 단점을 잊게 만든다.




#82 : 환상의 마로나 (L'extraordinaire Voyage De Marona·2019) 안카 다미안

'고마워'와 '미안해'를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의 행복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태어난다.




#81 : 겨울왕국 1.2 (Frozen·2013-9)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주제가상

디즈니 설립 90주년 기념작은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부활시킨다. 전작 <라푼젤>의 성공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고전을 디즈니식으로 해석한 뮤지컬 동화를 내놓는 전통적인 방식이 요즘에도 먹힌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에 고무된 디즈니는 대담하게 남녀 간의 애정을 ‘안나와 엘사의 자매애’로 바꾼다. 그 결과로 픽사를 제외한 디즈니 영화 사상 최초로 '오스카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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