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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추천 100편 (3)

TOP 100 ANIMATED FILMS : ~71위

by TERU

움직이는 사진, 애초에 영화는 마술적 환영을 자아내는 도구였다. 영화의 사실성을 사진이 담당하였다면 움직임은 그 자체로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이었다. 라틴어로 ‘살아 움직이게 하다’라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표현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럼 100편의 애니메이션 명작을 만나보자!



#80 : 라푼젤 (Tangled·2010) 네이선 그레노, 바이런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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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초로 3D로 제작되었다. 주류 애니메이션이 대중문화에 대한 인용과 패러디 유머에 더 의존하게 된 시대에 디즈니 프린세스 뮤지컬 동화는 지나간 유물로 취급됐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제3의 전성기인 ‘디즈니 리바이벌’을 이끈 주역이 <볼트, 2008>, <공주와 개구리, 2009>인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만약 이 작품이 없었다면, <겨울왕국, 2013>은 나올 수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디즈니의 상징이던 셀 애니메이션을 버렸지만, 그들의 노하우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분야에 신기술로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와 같은 디즈니 프린세스 고전을 보고 자란 사람들에게 <라푼젤>은 우리 모두가 기다려왔던 컴백이었다. 디즈니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디즈니 프린세스 뮤지컬’은 이렇게 부활했다. 정신적 속편 <겨울왕국>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79 : 룩백 (ルックバック·2024) 오시야마 키요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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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백〉은 만화가뿐 아니라 모든 창작자에게 바치는 헌사와 같다. 만화가를 꿈꾸며 우정을 나눈 주인공 후지노(가와이 유미)와 쿄모토(요시다 미즈키)의 마음에 감화돼 극장을 나온 뒤에도 〈룩백〉에 대해 이것저것을 되새기게 된다.



#78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平成狸合戦ぽんぽこ·1994) 다카하타 이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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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스튜디오의 첫 CG 도입 애니메이션.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지브리의 양대 산맥으로 맹활약했던 다카하타 이사오의 코믹 풍자극이다. 인간들의 ‘뉴타운 프로젝트’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너구리들의 저항을 유머러스하게 다뤘다. 일본에서는 25억 엔이 넘는 흥행을 거두며 <라이온 킹> 흥행을 제쳤다. 개발을 명목으로 파괴되는 자연훼손의 현장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Watership Down, 1972)>의 일본의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창의력이 폭발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51>처럼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던 일본 전통 신화를 활용한 참신한 시퀀스가 쏟아진다.


국적불명의 가상의 공간을 무대로 거대한 스케일과 극적 사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달리 다카하타 이사오는 일본의 시대상을 정교하게 반영하며, 환상을 통해 현실의 소외와 걱정을 이야기하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겉보기에는 환경파괴를 풍자하는 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질은 60년대 '전학공투회의'의 몰락을 상징한다. 일본답지 않게 정치적 열망이 뜨거웠던 그 시기를 회고한 것이다.



#77 : 이집트 왕자 (Prince Of Egypt·1998) 사이먼 웰스 外

아카데미 주제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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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이 함께 한"When You Believe"를 비롯한 훌륭한 OST, 2D와 CGI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우수한 작화와 연출, 구약성경의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하되 세실 B. 드밀의 <십계(1956)>을 참조한 완성도 높은 작품성, 발킬머, 미셸 파이퍼, 산드라 블록, 제프 골드블롬 등 성우진들의 열연, 모세와 람세스의 형제관계에 중점을 둔 뛰어난 각색이 드림윅스가 디즈니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시킨 원동력이다.



#76 : 알라딘 (Aladdin·1992)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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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최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천일야화』 중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을 바탕으로 주인공 알라딘은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 중 몇 되지 않는 유색인종이다. 유럽 배경과 백인 주인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은 관객들에게 흡사 마법의 양탄자에 탄 기분을 들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으로 말미암아 디즈니는 다문화를 반영한 <포카혼타스, 1995>, <뮬란, 1998>, <쿠스코? 쿠스코!, 2000>, <모아나, 2016>등을 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또, 자스민은 여태 공주 캐릭터들과 달리 능동적인 성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로빈 윌리암스가 맡은 지니는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메타모포시스(형태 변형을 자유자재로 구현)와 패러디, 마법을 구현하기 위해 3D와 2D 그래픽을 결합한 신기술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지만 머지않아 이 기술은 <토이스토리>의 등장으로 옛 일이 되고 만다.



#75 : 치킨 런 (Chicken Run·2000) 닉 파크, 피터 로드

지금까지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있는 아드만 스튜디오. 점토로 빚어낸 몽글몽글한 캐릭터들과 반전까지 포함한 매력적인 악당 등이 만나 평단과 관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74 : 해피니스 로드 (幸福路上·2017) 성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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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다수 분들에게 낯설 듯한, 대만 애니메이션이다. 〈페르세폴리스, 2007〉처럼 격변하는 대만 현대사를 경험하는 여자아이의 성장담이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변화무쌍하고 자유로운 표현 방식으로 담아냈다. 제목처럼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보편적이고 근원적으로 접근한다. 제 가볍지 않은 사회적 함의를 뒷받침되고 있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73 : 쿵푸 팬더 (Kung Fu Panda·2008)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기획 상품, 홍콩 무협영화를 이보다 잘 이해한 할리우드 작품은 일찍이 없었다. 중국대륙에서 그 품질을 인증했다.



#72 :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Who Framed Roger Rabbit·1988) 로버트 저멕키스

아카데미 편집·음향편집·시각효과·특별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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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하이브리드의 예언적인 작품. 믿기 힘들겠지만, 디즈니 르네상스를 촉발시킨 것은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의 성공에서 기인한다.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스, 플레이셔 스튜디오를 비롯한 8개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 각 스튜디오의 캐릭터 판권을 해결하며 미국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라 불리는 1930~60년대의 향수를 되살린다. 현재 디즈니 라이브 액션 애니메이션 역시 이러한 풍토 아래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재평가해야할 작품이다.



#71 :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2016) 신카이 마코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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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타지 연애담은 '맺다, 잇다, 매듭'이라는 뜻을 가진 ‘무스비(結び)’로 이어지려는 인연과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등의 두 사람을 갈라놓는 천재지변을 대조하고 있다.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배경 연출과 그만이 구사할 수 있는 독특한 색감과 광원의 미학은 실로 눈부시다. 스토리로 이해되기보다는 감성 그 자체로 승부하는 신카이 특유의 화법에 익숙해지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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