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00 ANIMATED FILMS : ~71위
움직이는 사진, 애초에 영화는 마술적 환영을 자아내는 도구였다. 영화의 사실성을 사진이 담당하였다면 움직임은 그 자체로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이었다. 라틴어로 ‘살아 움직이게 하다’라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표현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럼 100편의 애니메이션 명작을 만나보자!
지브리 스튜디오의 첫 CG 도입 애니메이션.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지브리의 양대 산맥으로 맹활약했던 다카하타 이사오의 코믹 풍자극이다. 인간들의 ‘뉴타운 프로젝트’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너구리들의 저항을 유머러스하게 다뤘다. 일본에서는 25억 엔이 넘는 흥행을 거두며 <라이온 킹> 흥행을 제쳤다. 개발을 명목으로 파괴되는 자연훼손의 현장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Watership Down, 1972)>의 일본의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창의력이 폭발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51>처럼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던 일본 전통 신화를 활용한 참신한 시퀀스가 쏟아진다.
국적불명의 가상의 공간을 무대로 거대한 스케일과 극적 사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달리 다카하타 이사오는 일본의 시대상을 정교하게 반영하며, 환상을 통해 현실의 소외와 걱정을 이야기하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겉보기에는 환경파괴를 풍자하는 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질은 60년대 '전학공투회의'의 몰락을 상징한다. 일본답지 않게 정치적 열망이 뜨거웠던 그 시기를 회고한 것이다.
아카데미 주제가상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의 주제가 "When You Believe"등 훌륭한 음악, 2D와 CGI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우수한 작화와 연출, 구약성경의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하되 세실 B. 드밀의 <십계(1956)>을 참조한 완성도 높은 작품성, 발킬머, 미셸 파이퍼, 산드라 블록, 제프 골드블롬 등 성우진들의 열연, 모세와 람세스의 형제관계에 중점을 둔 뛰어난 각색이 드림윅스가 디즈니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시킨 원동력이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최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천일야화』 중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을 바탕으로 주인공 알라딘은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 중 몇 되지 않는 유색인종이다. 유럽 배경과 백인 주인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은 관객들에게 흡사 마법의 양탄자에 탄 기분을 들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으로 말미암아 디즈니는 다문화를 반영한 <포카혼타스, 1995>, <뮬란, 1998>, <쿠스코? 쿠스코!, 2000>, <모아나, 2016>등을 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또, 자스민은 여태 공주 캐릭터들과 달리 능동적인 성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로빈 윌리암스가 맡은 지니는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메타모포시스(형태 변형을 자유자재로 구현)와 패러디, 마법을 구현하기 위해 3D와 2D 그래픽을 결합한 신기술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지만 머지않아 이 기술은 <토이스토리>의 등장으로 옛 일이 되고 만다.
아마 대다수 분들에게 낯설 듯한, 대만 애니메이션이다. 〈페르세폴리스, 2007〉처럼 격변하는 대만 현대사를 경험하는 여자아이의 성장담이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변화무쌍하고 자유로운 표현 방식으로 담아냈다. 제목처럼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보편적이고 근원적으로 접근한다. 제 가볍지 않은 사회적 함의를 뒷받침되고 있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아카데미 편집·음향편집·시각효과·특별공로상
할리우드 하이브리드의 예언적인 작품. 믿기 힘들겠지만, 디즈니 르네상스를 촉발시킨 것은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의 성공에서 기인한다.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스, 플레이셔 스튜디오를 비롯한 8개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 각 스튜디오의 캐릭터 판권을 해결하며 미국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라 불리는 1930~60년대의 향수를 되살린다. 현재 디즈니 라이브 액션 애니메이션 역시 이러한 풍토 아래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재평가해야할 작품이다.
이 판타지 연애담은 '맺다, 잇다, 매듭'이라는 뜻을 가진 ‘무스비(結び)’로 이어지려는 인연과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등의 두 사람을 갈라놓는 천재지변을 대조하고 있다.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배경 연출과 그만이 구사할 수 있는 독특한 색감과 광원의 미학은 실로 눈부시다. 스토리로 이해되기보다는 감성 그 자체로 승부하는 신카이 특유의 화법에 익숙해지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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