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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24. 2020

애니메이션 영화추천 100편 (3)

TOP 100 ANIMATED FILMS : ~71위 

움직이는 사진, 애초에 영화는 마술적 환영을 자아내는 도구였다. 영화의 사실성을 사진이 담당하였다면 움직임은 그 자체로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이었다. 라틴어로 ‘살아 움직이게 하다’라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표현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럼 100편의 애니메이션 명작을 만나보자! 



#80 : 라푼젤 (Tangled·2010) 네이선 그레노, 바이런 하워드

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초로 3D로 제작되었다. 주류 애니메이션이 대중문화에 대한 인용과 패러디 유머에 더 의존하게 된 시대에 디즈니 프린세스 뮤지컬 동화는 지나간 유물로 취급됐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제3의 전성기인 ‘디즈니 리바이벌’을 이끈 주역이 <볼트, 2008>, <공주와 개구리, 2009>인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만약 이 작품이 없었다면, <겨울왕국, 2013>은 나올 수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디즈니의 상징이던 셀 애니메이션을 버렸지만, 그들의 노하우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분야에 신기술로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와 같은 디즈니 프린세스 고전을 보고 자란 사람들에게 <라푼젤>은 우리 모두가 기다려왔던 컴백이었다. 디즈니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디즈니 프린세스 뮤지컬’은 이렇게 부활했다. 정신적 속편 <겨울왕국>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79 : 레고 배트맨 무비 (The LEGO Batman Movie·2017) 크리스 매케이

<레고 배트맨 무비>는 마치 배트맨이 출연한 리얼리티 쇼를 시청하는 기분이 든다. 브루스 웨인의 사생활과 내면을 엿봄으로써 기존 배트맨 시리즈의 주제의식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한다. 더욱이 원작을 절묘하게 비트는 예리한 유머와 DC빌런 올스타즈를 만나는 기쁨 등은 몇 가지 단점을 잊게 만든다.



#78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平成狸合戦ぽんぽこ·1994) 다카하타 이사오

지브리 스튜디오의 첫 CG 도입 애니메이션.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지브리의 양대 산맥으로 맹활약했던 다카하타 이사오의 코믹 풍자극이다. 인간들의 ‘뉴타운 프로젝트’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너구리들의 저항을 유머러스하게 다뤘다. 일본에서는 25억 엔이 넘는 흥행을 거두며 <라이온 킹> 흥행을 제쳤다. 개발을 명목으로 파괴되는 자연훼손의 현장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Watership Down, 1972)>의 일본의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창의력이 폭발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51>처럼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던 일본 전통 신화를 활용한 참신한 시퀀스가 쏟아진다.    

  

국적불명의 가상의 공간을 무대로 거대한 스케일과 극적 사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달리 다카하타 이사오는 일본의 시대상을 정교하게 반영하며, 환상을 통해 현실의 소외와 걱정을 이야기하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겉보기에는 환경파괴를 풍자하는 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질은 60년대 '전학공투회의'의 몰락을 상징한다. 일본답지 않게 정치적 열망이 뜨거웠던 그 시기를 회고한 것이다.



#77 : 이집트 왕자 (Prince Of Egypt·1998) 사이먼 웰스 外

아카데미 주제가상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의 주제가 "When You Believe"등 훌륭한 음악, 2D와 CGI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우수한 작화와 연출, 구약성경의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하되 세실 B. 드밀의 <십계(1956)>을 참조한 완성도 높은 작품성, 발킬머, 미셸 파이퍼, 산드라 블록, 제프 골드블롬 등 성우진들의 열연, 모세와 람세스의 형제관계에 중점을 둔 뛰어난 각색이 드림윅스가 디즈니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시킨 원동력이다.



#76 : 알라딘 (Aladdin·1992)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최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천일야화』 중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을 바탕으로 주인공 알라딘은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 중 몇 되지 않는 유색인종이다. 유럽 배경과 백인 주인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은 관객들에게 흡사 마법의 양탄자에 탄 기분을 들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으로 말미암아 디즈니는 다문화를 반영한 <포카혼타스, 1995>, <뮬란, 1998>, <쿠스코? 쿠스코!, 2000>, <모아나, 2016>등을 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또, 자스민은 여태 공주 캐릭터들과 달리 능동적인 성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로빈 윌리암스가 맡은 지니는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메타모포시스(형태 변형을 자유자재로 구현)와 패러디, 마법을 구현하기 위해 3D와 2D 그래픽을 결합한 신기술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지만 머지않아 이 기술은 <토이스토리>의 등장으로 옛 일이 되고 만다. 



#75 : 치킨 런 (Chicken Run·2000) 닉 파크, 피터 로드

지금까지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있는 아드만 스튜디오. 점토로 빚어낸 몽글몽글한 캐릭터들과 반전까지 포함한 매력적인 악당 등이 만나 평단과 관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74 : 해피니스 로드 (幸福路上·2017) 성신잉

아마 대다수 분들에게 낯설 듯한, 대만 애니메이션이다. 〈페르세폴리스, 2007〉처럼 격변하는 대만 현대사를 경험하는 여자아이의 성장담이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변화무쌍하고 자유로운 표현 방식으로 담아냈다. 제목처럼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보편적이고 근원적으로 접근한다. 제 가볍지 않은 사회적 함의를 뒷받침되고 있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73 : 쿵푸 팬더 (Kung Fu Panda·2008)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기획 상품, 홍콩 무협영화를 이보다 잘 이해한 할리우드 작품은 일찍이 없었다. 중국대륙에서 그 품질을 인증했다.



#72 :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Who Framed Roger Rabbit·1988) 로버트 저멕키스

아카데미 편집·음향편집·시각효과·특별공로상

할리우드 하이브리드의 예언적인 작품. 믿기 힘들겠지만, 디즈니 르네상스를 촉발시킨 것은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의 성공에서 기인한다.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스, 플레이셔 스튜디오를 비롯한 8개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 각 스튜디오의 캐릭터 판권을 해결하며 미국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라 불리는 1930~60년대의 향수를 되살린다. 현재 디즈니 라이브 액션 애니메이션 역시 이러한 풍토 아래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재평가해야할 작품이다. 



#71 :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2016) 신카이 마코토

이 판타지 연애담은 '맺다, 잇다, 매듭'이라는 뜻을 가진 ‘무스비(結び)’로 이어지려는 인연과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등의 두 사람을 갈라놓는 천재지변을 대조하고 있다.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배경 연출과 그만이 구사할 수 있는 독특한 색감과 광원의 미학은 실로 눈부시다. 스토리로 이해되기보다는 감성 그 자체로 승부하는 신카이 특유의 화법에 익숙해지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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