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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24. 2020

애니메이션 영화추천 100편 (3)

TOP 100 ANIMATED FILMS : ~71위 

움직이는 사진, 애초에 영화는 마술적 환영을 자아내는 도구였다. 영화의 사실성을 사진이 담당하였다면 움직임은 그 자체로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이었다. 라틴어로 ‘살아 움직이게 하다’라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표현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럼 100편의 애니메이션 명작을 만나보자! 




#80 : 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2011) 연상호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다. <파수꾼, 2011> 같은 학교폭력을 다룬 스릴러에 가깝다. 그리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연상시키는 계급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79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平成狸合戦ぽんぽこ·1994) 다카하타 이사오

지브리 스튜디오의 첫 CG 도입 애니메이션.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지브리의 양대 산맥으로 맹활약했던 다카하타 이사오의 코믹 풍자극이다. 인간들의 ‘뉴타운 프로젝트’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너구리들의 저항을 유머러스하게 다뤘다. 일본에서는 25억 엔이 넘는 흥행을 거두며 <라이온 킹> 흥행을 제쳤다. 개발을 명목으로 파괴되는 자연훼손의 현장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Watership Down, 1972)>의 일본의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창의력이 폭발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51>처럼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던 일본 전통 신화를 활용한 참신한 시퀀스가 쏟아진다.    

  

국적불명의 가상의 공간을 무대로 거대한 스케일과 극적 사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달리 다카하타 이사오는 일본의 시대상을 정교하게 반영하며, 환상을 통해 현실의 소외와 걱정을 이야기하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겉보기에는 환경파괴를 풍자하는 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질은 60년대 '전학공투회의'의 몰락을 상징한다. 일본답지 않게 정치적 열망이 뜨거웠던 그 시기를 회고한 것이다.




#78 : 카우보이 비밥 : 천국의 문(Cowboy Bebop: The Movie·2001) 와타나베 신이치로

극장판 <천국의 문>은 22화와 23화 사이에 벌어진 일을 다룬다. 이 극장판은 TV판의 성공요인을 고수한 지극히 안전지향적인 작품이다. 그래서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전체를 포괄하며 평하겠다.      


이 독특한 시리즈는 다양한 장르와 음악 스타일을 결합하여 매우 독창적이며 틀림없이 최고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를 생산해냈다. 21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우주선 비밥 호를 타고 여행하는 현상금 사냥꾼 무리를 따라간다. 우주 전투에서 격투 장면에 이르기까지 간지가 폭발한다. SF서부극 와 하드보일드 탐정물을 기초해 사이버펑크, 홍콩 액션, 누아르, 코미디를 기존 애니메이션 하면 떠오르는 분위기의 그것이 아닌 재즈와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음악들이 흘러나와 이질적이고 다양한 장르 변주가 이물감 없이 자연스레 맞물려 돌아간다.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관조적인 시선으로 조망하고, 몰입감을 극대화시키는 카메라 및 음악활용, 옴니버스 형식 아래서 느슨하고 건조하게 구체화되는 주제의식이 ‘실사 영화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상을 완성시킨다.




#77 : 알라딘 (Aladdin·1992)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최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천일야화』 중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을 바탕으로 주인공 알라딘은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 중 몇 되지 않는 유색인종이다. 유럽 배경과 백인 주인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은 관객들에게 흡사 마법의 양탄자에 탄 기분을 들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으로 말미암아 디즈니는 다문화를 반영한 <포카혼타스, 1995>, <뮬란, 1998>, <쿠스코? 쿠스코!, 2000>, <모아나, 2016>등을 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또, 자스민은 여태 공주 캐릭터들과 달리 능동적인 성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로빈 윌리암스가 맡은 지니는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메타모포시스(형태 변형을 자유자재로 구현)와 패러디, 마법을 구현하기 위해 3D와 2D 그래픽을 결합한 신기술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지만 머지않아 이 기술은 <토이스토리>의 등장으로 옛 일이 되고 만다. 




#76 : 쿠보와 전설의 악기 (Kubo And The Two Strings·2016) 트래비스 나이트

개성 강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작품들의 명가 라이카 스튜디오가 또 해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프레임마다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미세한 변화를 주며 촬영한 다음 그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재생하는 방식이다.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후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이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에 노미네이트 될 만큼 구로사와 아키라와 일본 민담을 훌륭하게 재현했다. 서구 작품으로는 드물게 일본문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폭풍우에 흩날리는 머리칼이나 달빛을 받은 바다의 표면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스톱모션만의 거친 질감이 느껴지고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그리고 찍어낸 캐릭터들의 풍부한 표정 변화는 CG로 빚은 듯 섬세하다. 다만, 이야기가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흡사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75 : 치킨 런 (Chicken Run·2000) 닉 파크, 피터 로드

지금까지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있는 아드만 스튜디오. 점토로 빚어낸 몽글몽글한 캐릭터들과 반전까지 포함한 매력적인 악당 등이 만나 평단과 관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74 : 쿵푸 팬더 (Kung Fu Panda·2008)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기획 상품, 홍콩 무협영화를 이보다 잘 이해한 할리우드 작품은 일찍이 없었다. 중국대륙에서 그 품질을 인증했다.




#73 :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Who Framed Roger Rabbit·1988) 로버트 저멕키스

아카데미 편집·음향편집·시각효과·특별공로상

할리우드 하이브리드의 예언적인 작품. 믿기 힘들겠지만, 디즈니 르네상스를 촉발시킨 것은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의 성공에서 기인한다.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스, 플레이셔 스튜디오를 비롯한 8개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 각 스튜디오의 캐릭터 판권을 해결하며 미국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라 불리는 1930~60년대의 향수를 되살린다. 현재 디즈니 라이브 액션 애니메이션 역시 이러한 풍토 아래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재평가해야할 작품이다. 




#72 : 라이언 킹 (The Lion King·1994) 롭 민코프, 로저 알러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디즈니 르네상스의 정점,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초의 순수 각본 애니메이션.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융합된 압도적인 스펙터클, 어른들의 눈물을 훔치는 성숙한 스토리, 엘튼 존, 한스 짐머, 팀 라이스가 뭉친 압도적인 사운드트랙으로 도저히 복제할 수 없는 경험을 안겨준다. 그렇게 디즈니는 다시금 왕좌를 되찾았다.   

  

<라이언 킹>이 개봉된 지 1년 후,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인 픽사의 <토이 스토리>가 혁명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10년도 안 되어 3D 애니메이션은 거의 완전히 2D로 대체되었다.




#71 :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2016) 신카이 마코토

이 판타지 연애담은 '맺다, 잇다, 매듭'이라는 뜻을 가진 ‘무스비(結び)’로 이어지려는 인연과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등의 두 사람을 갈라놓는 천재지변을 대조하고 있다.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배경 연출과 그만이 구사할 수 있는 독특한 색감과 광원의 미학은 실로 눈부시다. 스토리로 이해되기보다는 감성 그 자체로 승부하는 신카이 특유의 화법에 익숙해지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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