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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01. 2020

애니메이션 영화추천 100편 (5)

TOP 100 ANIMATED FILMS : ~51위

움직이는 사진, 애초에 영화는 마술적 환영을 자아내는 도구였다. 영화의 사실성을 사진이 담당하였다면 움직임은 그 자체로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이었다. 라틴어로 ‘살아 움직이게 하다’라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표현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럼 100편의 애니메이션 명작을 만나보자! 




#60 : 코렐라인: 비밀의 문 (Coraline·2009) 헨리 셀릭

보는 이의 숨을 턱 막히게 하는 정교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스톱모션 장르의 투박함을 상쇄하는 최첨단 3D 기술이 결합된 라이카의 작품은 아날로그적이고 다소 구식의 장르로 인식되어왔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제시한다.      


닐 게이먼의 동명소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호러 버전이다. 모성의 이중성을 테마로 <그렘린, 1984> 이후 명맥이 끊긴 가족 호러 영화 기조를 이어간다. 진짜 엄마보다 더 살가운 다른 세계의 엄마를 만나기 위해 비밀의 문을 열게 되면서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린이들에게 심리적 공포를 제공하며, 어른 관객에게는 거짓된 환상과 냉엄한 현실 중에 어느 쪽은 택할 것인지 진지하게 묻는다.




#59 : 밤비 (Bambi·1942) 데이비드 핸드 外

일본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가 젊은 시절 80번이나 봤다고 한다. 후대에 《밀림의 왕자 레오》, 《라이온 킹》에 영향을 끼쳤다. 사슴의 우화는 우리 모두에게 사랑과 죽음의 순환에 대한 은유로 작용하며 계절의 순환을 삶의 단계에 비유된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동물·환경 보호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58 :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2015) 마크 오스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가 우러나온다. 마크 오스본은 이 고전을 신(新) 캐릭터 ‘소녀’의 관점에서 재구성한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우등생으로만 자라던 소녀가 옆집에 사는 괴짜 조종사가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다가와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붓벌레로 살아온 소녀의 성장담은 소설 속 어린 왕자의 모험과 맥이 닿아 있다. 새롭게 창조된 이야기는 3D 캐릭터와 CG 그래픽으로, 원작 소설의 내용은 종이의 질감을 살린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된다. <업>이 저절로 떠오르는 소녀 이야기가 나쁘지 않다. 의외로 자연스럽게 원작 소설과 잘 어울린다.  




#57 : 잠자는 숲속의 공주 (Sleeping Beauty·1959) 클라이드 제로니미

최초의 70mm 장편 애니메이션. 샤를 페로의 원작은 12명의 마법사, 100년 동안 잠을 자지 않는 오로라 공주, 왕자가 잠든 오로라 공주를 깨우는 데 100년이 걸린다는 설정이었다. 이것이 디즈니 식으로 각색되면서 세 명의 마법사, 잠깐 잠이 든 설정으로 영화적 시간을 단축했으며 용이 된 마녀와 결투를 벌이는 왕자의 모습을 넣어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은 사실적인 동작 표현을 위해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을 사용했고, 실제 연기자들의 촬영을 통해 참고로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특히 배경 아티스트인 아이빈드 얼은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의 변화를 줬다. 그는 중세 말기의 초기 르네상스 화가들의 섬세한 구성 기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흥행에 실패한다. 이로써 디즈니는 1989년 <인어공주>까지 30년 동안 동화의 영역으로 복귀하는 것을 연기했다. 안젤리나 졸리의 <말레피센트>로 재평가를 받아 디즈니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56 :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The Mitchells vs. The Machines·2021) 마이클 리안다

영화는 비대면 시대를 반영하여 가족 간의 만남이 줄어들고, 멀어진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노출한다. 그러면서도 빅 테크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 문제를 매우 선도적으로 반영했다.




#55 : 내 이름은 꾸제트 (Ma Vie De Courgette·2016) 클로드 바라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고아원이랄까? '부모와 집의 부재'를 아동심리학적으로 부담 없이 풀어놨다.

 



#54 : 나의 집은 어디인가 (Flugt·2021)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

덴마크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은 감독과 실제 친구사이인 아민은 남편에게조차 숨겨왔던 개인사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영화는 아프간 난민이자 성소수자라는 이중의 커밍아웃을 통해 수많은 주변인들을 위로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폭력 앞에 비굴했던 과거나 타인을 돕지 못했던 비겁함을 반성하는 대목이다. 그 솔직한 회고 덕분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국제 영화상 부문에서 동시에 후보에 오른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53 : 주먹왕 랄프 (Wreck-It Ralph·2012) 리치 무어

오락실을 무대로 한 <토이스토리>는 디즈니 프린세스와 가족주의와 결별한다. 처음부터 사랑받기 쉬운 선역과 미움을 받게 설계된 악역의 대비시킴으로써 소수자와 약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악역이라고 멸시받는 덩치와 버그가 있다고 따돌림당하는 꼬맹이가 겪는 실존적 위기가 너무나 솔직해서 공감이 갔다. 그리고 주인공과 대비되는 유능한 캐릭터 '펠릭스'를 비호감으로 그리지 않고도 랄프와의 대비가 잘 이뤄진 점도 칭찬하고 싶다. 




#52 :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1937) 데이비드 핸드, 윌리엄 코트렐 外

베니스영화제 그랜드 비엔날레 아트 트로피, 아카데미 공로상

모든 것이 시작한 영화, 이 작품의 성공으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과 동의어가 되었다.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로 여겨지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최초의 컬러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당연하게도 이 작품은 최초의 컬러 실사 영화인 <오즈의 마법사>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아바타>급 문화충격을 안겨주며, 매력적이고 때로 무시무시한 세계는 순식간에 우리를 빨아들인다. 왜냐하면,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더 발전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셀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19세기 낭만적, 목가적 가족주의를 꽤나 집요하게 품고 있었다.      


디즈니 스튜디오가 각색한 애니메이션이 원작 동화보다 더 유명해졌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겨울왕국 2>를 제치고 역사상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22억 달러, 역대 10위)으로 오늘날까지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51 : 울프워커스 (Wolfwalkers·2020) 톰 무어, 로스 스튜어트

‘아일랜드의 지브리‘로 불리는 카툰 살롱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전작인 <켈스의 비밀 (2009)>와 <바다의 노래 (2014)>에 이어서 아일랜드 배경의 민담과 전설을 소재로 한 세 번째 작품이다. 화면을 꽉 채운 2D화면이 민속 우화로서 우리에게 낯섦과 생경함을 동시에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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