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소확행(小確幸)'을 찾아서>

《소울 (SOUL, 2020)》영화 리뷰

by TERU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졸업, 취업, 결혼, 출산 등의 정해진 미션을 클리어해야지만, 가정과 사회에서 인정받는다. <소울>이 감동적인 이유는 우리 자신이 믿고 있는 ‘소명’이 오히려 행복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문을 제시한다. 그래서 영화를 다보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피터 닥터의 전작 <인사이드 아웃>의 성격 섬이 그랬던 것처럼 <소울> 역시 인문학적 레퍼런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인간 고유의 퍼스널리티가 결정되는 ‘태어나기 전 세상’은 동화적이면서 최첨단 기술이 혼재된 미야자키 하야오 식 디자인을 참조했다. 각자의 '불꽃(Spark)'은 인도에서는 ’ 나라는 인간‘의 내면에도 ’ 나답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 ‘는 생각을 ’아트만(Ātman·아·我)‘라고 부른다. 이 개념은 작품의 주제인 ’만물은 유동적이고 상대적이다’는 공(空) 사상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태어나기 전 세상‘은 영혼과 신체를 분리하는 플라톤주의를 받아들였음에도 자신이 지은 업(業)에 따라 태어나는 세계를 6가지로 나눈 인도사상의 ’육도(六道)‘에 기본 바탕을 뒀다. 양자역학과 심리학(MBTI) 등 과학이론이 첨가되긴 했지만 말이다.


왜 재즈가 쓰였을까? 어려운 음악 용어를 생략하고 거칠게 요약하자면, 재즈는 연주자가 악보를 무시하고, 즉흥적인 창조와 개성 있는 연주력을 뽐내는 음악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음악 장르인 것이다. 이것은 공(空) 사상, 즉 만물은 상대적이라는 영화의 주제와 정확히 일치한다. 영혼이 반액체 상태로 등장하는 연유로 영화의 주제와 부합되도록 디자인한 결과다.

주판으로 계산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작화도 주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졌다. ’태어나기 전 세상‘의 관리자들도 선과 면이 흡사 피카소를 연상시킨다. 이것은 정확히 사실적이면서도 입체적인 3D로 구현된 뉴욕 풍경과 정확히 대칭을 이룬다. 양 극단의 조형미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소확행‘을 예찬한다.


평생을 꿈꾸던 재즈클럽에 데뷔를 목전에 앞둔 ’조‘와 소질과 천성을 찾지 못해 태어나고 싶지 않은 영혼 22의 모험담은 현대인이 놓치고 있는 소소한 행복의 순간을 만나볼 수 있다. 피자를 먹는 기쁨, 사탕을 선물 받는 고마움,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나무 이파리와 씨앗에서 생(生)의 예찬을 노래한다. 그러면서 형이상학적인 세계이지만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게다가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애니메이팅은 덤이다.


★★★★ (4.2/5.0)

Good :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는 백신!

Caution : 오락보다는 힐링에 집중했다.


■<소울>의 주제를 단순히 ‘철학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아 인도사상 중심으로 후기를 썼다. 왜 실존주의로 쓰지 않았냐고 하면, 이 영화는 하이데거의 실존주의와 유식불교의 교집합에서 착안한 듯싶다. 하이데거와 유식불교는 ‘마음‘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유식불교에서 모든 것은 마음의 기능이고 마음의 작용이다. 마음이 작용해 만물에 실체성을 부여하는 것일 뿐, 그 마음을 떠나면 어떤 것도 실재하지 않는다고 유식불교는 말한다. 그 마음을 유식불교는 ’ 아뢰야식‘이라 부르고, 하이데거는 ’ 근원적 시간‘이라고 명명했다.


■제목인 <소울>은 재즈음악에서 재즈 본래의 정신을 이르는 말이다. 혹은 흑인음악 전반을 일컫는 장르명이기도 하다. 흑인 문화를 처음 반영한 픽사가 대놓고 노리고 지었다.


의외로 재즈 음악이 많이 안 쓰였다. 음악을 담당한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였지만, 재즈 클럽 장면 등을 제외하면 미니멀한 전자음악이나 실내악으로 채워놓았다. 트렌즈 레즈너나 애티커스 로스는 원래 저런 음악을 하던 친구들이다.

https://youtu.be/DEqtb9mri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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